<천감 선자가 나에게 매우 은근하고 간절하게(天鑑禪子 求我於一言)> | |
일생을 아무 기량도 없이 | 一生無伎倆 |
그냥 백발의 늙은이가 되었도다. | 虛作白頭翁 |
허공 꽃을 바위 위에 심고 | 空花栽石上 |
끓는 물을 목구멍으로 삼키도다. | 燄水吸喉中 |
사변의 그물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 難出四邊網 |
팔도의 바람을 늘 따르누나. | 長隨八倒風 |
진주를 쥐고서도 구걸함이 슬프고 | 持珠悲乞丐 |
보배를 지니고도 빈궁함이 한스럽다. | 守藏恨貧窮 |
나의 가보를 알고 싶은가. | 欲識吾家寶 |
가을 하늘 점점이 나는 기러기로다. | 秋天亂點鴻 |
<송암 도인에게(松嵒道人)> | |
정겨운 시도 오직 한 수만 | 情詩唯一首 |
그것으로 나의 노래 충분하다오. | 可以偹吾吟 |
<천민 선자에게 답하다(酬天敏禪子)> | |
가을 강에 비친 서늘한 달빛은 | 秋江寒月色 |
원래 장왕의 전유물이 아닌 것을. | 元不屬張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