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Journal of Buddhist Thought and Culture
Institute for Buddhist Studies
연구논문

49재의 애도 효과성에 대한 질적 연구 : 중년여성의 부모사별 사례를 중심으로*

유경자(무심)**, 손강숙***
Kyungja (Musim) Yu**, Kangsuk Shon***
**제1저자, 중앙승가대학교 대학원 상담학 전공
***교신저자, 중앙승가대학교 불교사회학부 교수
**Student, Joong-ang Sangha University
***Professor, Joong-ang Sangha University

© Copyright 2019 Institute for Buddhist Studies.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3.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Received: Nov 20, 2019; Revised: Dec 12, 2019; Accepted: Dec 16, 2019

Published Online: Dec 31, 2019

국문 초록

본 연구는 49재 참여자의 애도과정에 대해 탐색하기 위하여 전체적으로 일관된 인터뷰와 합의적 질적 분석 방법(consensual qualitative research, CQR)을 사용하여 분석하였다. 본 연구의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49재의 참여 동기는 무엇인가?, 둘째, 49재를 통한 애도경험은 무엇인가?, 셋째, 49재 이후 참여자의 심리적 상태는 어떠한가? 이다. 본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49재를 참여하게 된 동기에 대해 탐색한 결과, 종교가 불교인 경우, 고인께서 살아생전에 절에 모실 것을 부탁한 경우가 대다수였다. 둘째, 49재를 통한 부모 사별 이후의 경험에 대해 분석한 결과, 정서적, 인지적, 행동적 측면의 3개 영역에서 11개의 범주가 도출되었다. 셋째, 49재를 마친 후의 심리적 상태에 대해 분석한 결과, 정서적 측면, 인지적 측면의 2개 영역에서 5개의 범주가 도출되었다. 이를 통해 사별 이후 심리적 어려움에 대한 예방 및 개입의 바람직한 방향에 대해 불교 의례인 49재와 49재의 치유기제와 관련된 기초적인 정보를 제공하였다.

Abstract

This study aims to explore the mourning experience of participants in the 49 Day Funeral Ceremony, using interviews and consensual qualitative analysis. The research problems of this study are as follows. First, what is the motivation for participation in the 49 Day Funeral Ceremony? Second, what is the experience of mourning through the 49 Day Funeral Ceremony? And third, what is the psychological state of the participants after the 49 Day Funeral Ceremony? The results of this study are as follows. First, as a result of searching the motivation for participation, the religion of participants was Buddhism, and the deceased asked to be at the temple in his lifetime. Second, as a result of analyzing filial piety after parental bereavement, 11 categories were derived from three domains. Third, as a result analyzing the psychological state, five categories were derived from two areas of emotional and cognitive experiences. This study provided the basis for information and guidance related to the Buddhist rituals, the 49 Day Funeral Ceremony and the 49 Day Funeral Ceremony’s rehabilitation mechanisms on the desirable direction of prevention and intervention of psychological difficulties after parental bereavement of middle-aged women.

Keywords: 49재; 애도; 효과성; 중년여성; 부모사별
Keywords: 49 Day Funeral Ceremony; Mourning; The Effectiveness; Middle-Aged Women; Parental Bereavement

Ⅰ. 서론

수많은 상실 중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사건은 가까운 사람과의 영원한 이별의 순간일 수 있다. 최근에는 질병뿐만 아니라, 사고사나 자살 등과 같이 죽음의 성격이 매우 다양해지고 있으며, 노환 등과 같이 미리 예견된 죽음이라고 할지라도 가족의 죽음은 혼자서 극복해나가기 힘든 혼란과 충격을 경험하는 사건일 수 있다(이윤희·김지연, 2016). 상실의 아픔을 이겨내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며, 그 과정을 잘 대처하는 방안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일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사별 이후 심리적 어려움의 예방 및 상실로 인한 비통함을 적절하게 해소할 수 있도록 돕는 애도 의례가 절실히 요구된다(강하영, 2015; 이범수, 2012).

상실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애도하는 것은 건강한 사별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적절한 애도 과정을 경험하지 못한 경우 심리적 어려움이 복잡한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초기의 충격과 부인에서 헤어나기 어려우며, 이후 수용에 이르는 단계를 거치면서 현실에 적응해 나가지만 애도의 과정을 통과하는 데에는 개인차가 존재한다(Riches and Dawson, 2000). 사별 이후 오랫동안 슬픔이 밖으로 나타나지 않아 만성적으로 슬픔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고, 슬픔을 거의 표현하지 않고 있어 순조롭게 삶에 적응한 것 같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슬픔을 억제하고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다(두현정, 2008). 몇몇 연구자들은 상실로 인한 상처에 주목하면서 애도의 과정을 제대로 보내지 못할 경우, 심리적 어려움이 가중될 위험이 있으므로 애도의 과정을 조력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가족과 사별한 중년 여성들은 사별 이후 타인을 향한 미움이 상실의 슬픔보다 훨씬 더 강력하게 드러났으며(최승이, 2011), 이윤희·김지연(2016)의 연구결과에서는, 청소년기에 사별을 경험한 경우 공부에 몰두하거나, 아무렇지 않은 척하거나, 타인을 의식하면서 혼자서 견디거나, 고인의 죽음을 떠올리는 단서를 피하는 등과 같은 행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실을 경험한 사람들은 과거의 사건을 반추하는 행동을 통하여 분노 감정을 경험하기도 하고, 숙고적 반추와 핵심신념의 붕괴를 통한 성장이 이루어진다(엄미선·조성호, 2016). Herman(1997)도 정신적인 충격과 같은 심리적 외상을 경험한 사람들은 기억과 애도 과정을 거쳐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가능하다고 하였다. 즉, 재조건화 혹은 재처리 과정을 통하여 외상으로 인한 반응을 소거하게 되는데, 즉시성, 인지 재구조화, 정서다루기 및 미해결과제 다루기가 애도반응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요소들이다. 김아라와 이승연(2016)은 관계상실 경험에 대한 긍정적 재해석을 통하여 성장이 이루어짐을 보고하고 있고, 조한로·정남운(2017)은 정서인식을 명확하게 하는 것이 외상 후 성장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였으며, 현숙자(2017)의 연구결과에서는 자기자비가 역경 후 성장을 가져오는 조절역할을 하였다.

상실 이후 자신의 정서를 조절하고 기억을 재구성하는 작업 등과 같은 애도 과정을 성공적으로 마친 이후 얻어지는 최종적인 결과물로 애도 반응이 나타난다(Herman, 1997). 슬픔을 느끼고, 그 슬픔을 표현하는 등과 같은 일은 일상으로의 복귀 이전 단계에서 트라우마 치유가 마지막 단계에 와 있다는 신호일 가능성이 높다(이은아, 2015). 즉, 상실과 관련된 외상 관련 기억, 적응적이지 못한 욕구, 분노, 죄책감, 수치심 등의 감정표출이 자연스럽게 스스로 허용되고 수용된 이후 상실에 대한 애도적인 슬픔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이처럼 자신의 감정에 대해 솔직하게 표현하고, 그 감정을 타인과 소통하는 것만으로도 애도반응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애도는 스스로 슬픔을 처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변의 관심을 통해서도 다루어져야 하며, 이는 일상으로의 복귀를 가능하게 하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상실 이후 그것을 상처로만 대할 것이 아니라, 이후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서 심리·정서적 성장도 가능하므로 상실을 경험한 사람들이 충분한 애도의 과정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방면에서의 조력의 필요성이 요구된다.

몇몇 연구자들은 중년 여성의 사별경험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의 중년 여성들은 신·구 가치관이 공존하는 현실 상황 속에서 미국정신장애편람(DSM-V)에서 화병이라는 질병으로 등재되어 있을 정도로 가족 내에서 부모 역할, 자녀 역할, 부부 역할, 그리고 여성으로서의 역할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심각하다(박영숙·채선옥·양진향, 2017). 이들은 가족 내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묵묵히 감당하면서 때로는 가장이 못다 한 역할을 대신할 뿐 아니라, 자신의 역량을 지속적으로 도모해 나가면서 안정적인 정착을 강화하기 위해 일상생활을 충실하게 해나가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가족의 사별이라는 엄청난 스트레스 사건이 겹쳐진다면 중년 여성의 심리적 어려움이 훨씬 더 크게 작용될 위험성이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가족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중년 여성들이 경험하는 가족과의 사별의 의미에 대해 심층적이고 포괄적으로 이해하고, 더 나아가 애도 과정에서 어떠한 중재가 요구되는지를 탐색하는 시도는 사별 경험이 중년 여성들의 심리적 성장으로 이행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줄 수 있는 중요한 시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임선희·이미영·김정민(2013)은 사별을 경험한 중년기 여성들의 인지적·정서적·행동적 특성에 관한 연구를 실시하였다. 사별을 경험한 중년여성들은 현실에 대한 불만, 자기 삶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 무기력, 의욕 상실과 같은 부적응적인 사고를 하였으며, 우울을 보고하고 있고, 문제해결, 지지추구, 소망사고와 같은 적응적 스트레스 대처와 더불어, 문제를 회피하는 부적응적인 대처행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를 살펴보면, 애도는 단순히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므로, 사별을 경험한 중년 여성들을 위해 우울을 감소시킬 수 있는 적절한 치료적인 개입, 문제해결능력에 요구되는 구체적인 기술 학습, 특히 사별경험과 관련된 사고와 관련된 인지적 재구성 훈련 등과 같은 대처방안도 애도 과정에 뒤따라 이루어질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한편, 애도의 기간이 너무 길거나 고통스럽다면, 전문적인 도움 추구 행동이나 상담 등과 같은 치료적 개입도 중요하지만, 종교 단체 등에서 운영하는 사별가족을 위한 전문적인 치유과정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사별한 사람들을 가장 근접해서 지원하는 영역 중의 하나는 종교적인 애도 의례라고 할 수 있다. 의례는 의례라는 틀 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의례만의 시간과 공간의 생생함과 종교적인 성스러움 등을 내재화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는데(이범수, 2008), 전통적인 종교 의식의 대표적인 애도 의례로는 불교의 49재를 들 수 있다. 최근 자살, 사고사, 질병 등으로 인한 다양한 유형의 죽음이 발생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불교의 49재가 사별을 경험한 중년여성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을 제공하는가에 초점을 두는 연구는 사별을 경험한 중년여성의 심리·정서적 지지뿐만 아니라, 심리·사회적 측면에서도 중요한 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49재와 관련된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임해영(2016)은 49재에 참여한 유족들의 애도 경험에 대한 연구를 실시하였다. 그 결과, 유족들은 심리적인 충격, 감정의 표출 등을 거치면서 심리적인 안정을 찾아갔지만, 일상으로 복귀하는 과정에서는 여전히 상실감을 안고 있었다. 49재에 참여한 유족들의 심리적 회복을 촉진할 수 있는 실제적인 방안에 대한 연구에서 이범수(2008)는 49재를 지내는 동안 일반적인 절차를 따르면서 유족들이 자신을 소개하고, 편지를 읽고, 위패를 올려놓고 표현하고, 작별인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였다. 더욱이 그는 불교의 의례인 49재가 하나의 관습으로 이해되기보다는 죽음 후에 발생하는 애도의 심리적 역동을 적절히 촉진하고 심화시키는 기제들을 그 의례의 과정 안에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였다.

49재를 통한 죽음에 대한 생각과 내세관에 대한 탐색적 연구, 49재의 의의와 역할, 그리고 49재를 통하여 남겨진 가족들의 애도 심리를 불교적 측면에서 탐색한 그간의 연구들(이범수, 2010; 장현철, 2013)은 49재의 의례에 대한 이해와 의례의 역할에 대해 큰 틀을 제시해주고 있다. 하지만 49재를 하는 근본적인 이유 중의 하나인 남아있는 가족들의 심리적 측면에서 직접적으로 심리적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안을 제시해 주기에는 한계가 있다. 즉, 49재의 과정이 유족들에게 어떤 기능을 하였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이해가 제시되어 있지 않은 제한점이 있다. 또한, 지금까지의 선행연구들은 대상이 너무 포괄적이라는 한계점이 있다. 49재에 대한 인식은 청소년과 성인의 세대가 다를 것이고, 그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49재에 참여한 대상의 애도 과정에 미치는 영향과 반응도 다를 것이다.

본 연구는 중년여성에만 초점을 두고 그들의 애도 과정을 탐색하고자 하며, 또한 사별을 경험한 당사자의 관점에서 사별이 주는 실질적 의미와 그 의미가 49재 과정 동안 자신에게 어떠한 변화를 경험하게 하는지를 심도 있게 탐색하고자 한다. 또한, 최근 사별 이후 심리적 어려움의 예방과 관련된 대부분의 연구들은 애도의 과정과 반응에 관심을 두기 시작하면서 사별한 사람들을 위한 애도과정에 대한 연구들로 이루어져 왔다. 이러한 연구들은 하나의 과정으로서의 애도과정에 참여한 참여자들의 심리적 어려움의 예방에 잠재적으로 도움이 될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들은 애도과정에 참여한 참여자의 심리적인 어려움이 어떤 것이 있는지, 그리고 어떤 계기로 변화를 경험했는지를 구체적으로 이해하는데 제약이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가정에서 여러 가지 다중역할을 이행하고 있는 중년 여성이 사별 이후 일상으로의 복귀가 쉽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49재라는 의례를 통하여 자신만의 애도 과정을 경험하고, 그 과정 중에서 일어난 심리적 변화를 심층적으로 이해하고자 하며, 이러한 연구는 중년여성 개인의 회복의 중요성뿐만 아니라 한 가족의 심리적 회복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여겨진다. 특히 본 연구에서는, 지금까지 선행연구에서 밝혀진 실제 사별 이후 과정에서 나타난 중년 여성의 인지적·정서적·행동적 특성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확인해보고, 이러한 특성들은 49재를 통하여 어떻게 변화해 나가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종합하면 본 연구는 세 가지 점에서 선행연구와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 첫째, 연구대상의 차이점이다. 본 연구는 유가족 전체를 대상으로 그들의 심리적 변화를 탐색한 것이 아니라, 가족의 중추적인 역할을 해나가는 중년 여성만을 대상으로 하였다. 둘째, 연구의 기간을 사별 직후로 정하였다. 애도와 관련된 대부분의 선행연구에서는 사별 후 1년 혹은 2년에서 4년 이후 심리적 변화에 초점을 두었으나, 본 연구는 사별 직후의 인지적·정서적 경험에 대해 탐색하였다. 셋째, 종교적인 의례에 초점을 두고자 하였다. 종교적인 의례를 통한 애도 과정이 애도 반응에 미치는 심리·정서적 차원의 탐색적 연구는 전무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불교의 49재를 통한 애도 과정이 사별직후의 중년 여성에게 어떤 기능으로 작용하는지를 심층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이상의 배경과 문제의식을 출발점으로 하여, 본 연구는 전체적으로 일관된 인터뷰와 합의적 질적 분석 방법(consensual qualitative research, CQR; Hill, 2011; Hill et al., 2005)을 통해 참여자의 애도과정에 관한 다음의 세 가지 측면을 탐색하려고 한다. 첫째, 49재 당시 참여자의 49재의 계기를 탐색하고, 둘째, 49재를 통한 참여자의 애도경험은 무엇인지를 탐색하고, 셋째, 49재 이후 참여자의 심리적 상태는 무엇인지를 심층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본 연구 결과는 49재와 참여자의 애도 간의 관계를 밝혀줌과 아울러 참여자의 인지적·정서적 경험과 참여자에게 미친 영향도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낼 수 있을 것이며, 이는 사별 이후 심리적 어려움에 대한 예방 및 개입의 바람직한 방향에 대해 불교의 의례인 49재와 49재의 치유기제와 관련된 정보와 지침을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의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연구문제 1. 49재에 참여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

연구문제 2. 49재를 통한 부모 사별 이후의 애도경험은 어떠한가?

연구문제 3. 49재 이후의 심리적 상태는 어떠한가?

Ⅱ. 연구 방법

1. 연구설계

본 연구에서는 질적 연구 중 합의에 의한 질적 분석(CQR; Hill, 2011; Hill et al., 2005)의 방법을 적용하여 자료를 분석하였다. CQR은 개인의 내적인 경험과 태도 및 신념을 깊이 있게 다루는 접근방법이다(Hill, 2011).

2. 연구참여자
1) 연구참여자 선정 시 기준

CQR은 연구목적에 부합되는 참여자를 선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최근 1년 이내에 부모와의 사별 이후 49재를 지낸 중년여성을 대상으로 선정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는 실제적인 인터뷰를 실시하기에 앞서 세 차례에 걸친 파일럿 인터뷰를 진행하였고, 이를 통한 수정작업을 거쳐 연구 질문지를 만들고 참여자를 모집하였다. 본 연구자는 또한 Hill(2011)이 제안한 고려사항들 중 연구 참여자의 연령, 성, 시간적인 근접성 등을 감안하여 연구 참여자의 조건에 대해 명확한 규정을 설정하였다. 연구 참여자는 최근 1년 이내에 사찰에서 49재를 지낸 경험을 한 중년여성 10명을 대상으로 하였다. 중년여성의 연령에 따라 사회적 행동에 다소 차이가 날 수 있어 대상을 40대에서 60대로 제한하였다.

2) 연구참여자 모집과 선정과정

위의 사항들을 고려하여 스님 추천 방식을 사용하여 연구 참여자를 모집하였다. 연구 참여자들은 스님들의 소개로 추천된 참여자들로 자신이 참여의사를 밝힌 경우에 속한다. 스님들께 전화로 연구의 취지를 알린 후, 연구내용, 인터뷰 초안, 연락할 시간 약속 등 자세한 사항을 이메일로 보내어 사전에 연구와 관련된 정보를 알도록 하였다. 스님들은 관련 참여자에게 연구관련 내용에 대해 사전에 알도록 안내하였는데, 이것은 참여자들이 사전에 참여에 대해 선택할 기회를 제공하고자 하기 위한 것이었다.

참여자와의 면담 과정에서 참여자에게 먼저 참여자의 자율성을 존중하며, 언제라도 그만둘 권리가 있음을 알려주었다. 또한, 참여자에게 전사한 인터뷰 내용을 확인시켰고, 참여자들은 추가적인 정보를 제공하기도 하였다. 마지막 복사본에서는 자신들의 신분이 충분히 비밀유지가 되었는지에 대해 다시 검토하도록 하였다. 인터뷰 과정 중에는 정확한 전사와 참여자와의 능동적인 상호작용을 위하여 메모를 하였으며, 인터뷰 이후에도 참여자와의 경험에 대한 메모를 하였다. 연구 참여자의 기초 정보에 대한 사항은 <표 1>과 같다.

표 1. 연구참여자의 기초 정보
사례 번호 성별 연령 종교 종교활동기간 애도 대상 돌아가신지
1 58세 불교 12년 시어머니 2개월
2 47세 기독교 32년 친정아버지 4개월
3 55세 불교 6∼7년 친정어머니 3개월
4 42세 불교 22년 어머니 6개월
5 62세 불교 5년 시어머니 2개월
6 52세 불교 6년 친정어머니 11개월
7 46세 불교 45년 아버지 2개월
8 54세 불교 10년 시어머니 11개월
9 55세 불교 8년 친정아버지 1년
10 56세 불교 8년 친정아버지 2개월
평균 57세
Download Excel Table
3. 연구절차 및 자료수집
1) 면접질문지 구성

문헌연구결과를 토대로 작성된 인터뷰 질문지는 3차례에 걸쳐 인터뷰 초안을 검토하면서 순서와 정확성뿐만 아니라, 질문이 적절한지를 살펴보았으며, 질문을 받았을 때 참여자가 어떻게 느낄지에 대해 상상해보고 의견을 제시하였다. 그 결과를 토대로 인터뷰 질문이 여러 차례 재구성되었고, 최종적으로 3개의 비구조화된 인터뷰 질문지를 완성하였다. 비구조화된 인터뷰 질문지는 <표 2>와 같다.

표 2. 비구조화 인터뷰 질문지
연구문제 1 49재에 참여하게 된 동기는 어떠한가?
연구문제 2 49재를 통한 부모사별 이후의 애도경험은 어떠한가?
연구문제 3 49재를 마친 후의 심리적 상태는 어떠한가?
Download Excel Table
2) 인터뷰 및 자료수집

인터뷰 및 자료수집은 2017학년도 9월부터 2018년 2월까지 이루어졌다. 연구자는 먼저 참여자들에게 본 연구의 목적, 소요되는 시간, 녹음 동의 및 비밀유지 등에 대하여 설명하였다. 그 이후 반구조화된 질문지를 이용하여 인터뷰를 실시하였다. 인터뷰 시간은 50분에서 1시간 20분 정도가 소요되었다.

3) 자료분석

본 연구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중년여성 10명을 대상으로 면접을 실시하였다. 중년여성들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하기 위하여 그들의 경험을 있는 그대로 살펴보기 위한 합의에 의한 질적분석(CQR; Hill, 2011; Hill et al., 2005)의 방법을 사용하여 49재에 따른 중년여성의 경험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Hill(2011)에 의하면 CQR에서는 빈도수에 의하여 주제의 대표성이 결정되며, 이야기의 빈도수는 10명의 참여자를 대상으로 하였으므로 ‘일반적’은 9∼10사례, ‘전형적’은 5∼8사례, ‘변동적인’은 2∼4사례이며, 1사례는 ‘드문’으로 표기하였다.

4) 연구과정 평가

본 연구에서는 연구의 수행과정을 평가하고 타당도를 확보하기 위한 검증을 실시하였다. 이를 위해 Hoyt와 Bhati(2007)가 개발한 질적 연구의 4가지의 구체적인 평가항목들을 적용하여 본 연구의 수행과정 및 타당성을 검증하였다.

Ⅲ. 연구결과

1. 49재를 참여하게 된 동기

49재를 하게 된 계기에 대해 탐색한 결과, 집안의 종교가 불교이거나, 연구 참여자의 종교가 불교인 경우와, 고인께서 살아생전에 절에 모실 것을 부탁한 경우가 대다수였다. 자세한 결과는 <표 3>에 제시되어 있다.

표 3. 49재에 참여하게 된 동기
구분 내용
사례 1 집안의 종교가 불교였으며, 가족 중 다니시는 절에 자연스럽게 모시게 됨.
사례 2 아버지께서 불교시고, 외삼촌께서 스님이셔서 모시게 됨. 아버지께서 절에 모셔지기를 바라심.
사례 3 어머니께서 자신의 죽음을 인지하시는 것으로 보고, 그냥 49재를 지내고 싶은 마음이 들었음.
사례 4 어머니께서 49재를 지내주기를 원하는 마음을 표현하셨음. 49재는 다니기 편한 곳, 영구위패는 00사에 모셔달라고 말씀하심.
사례 5 49재하면 좋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이 기회가 아니면 더 해드릴 기회가 없겠다 싶어서 하게 됨.
사례 6 어머니가 살아생전에 가지고 계시는 한을 알고 있어서 돌아가시면 49재를 해드려야겠다고 생각함.
사례 7 아버지 장례하면서 가족들이 49재를 하자고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고, 당연히 해야 되는 걸로 여김.
사례 8 안 좋은 인연을 끊고, 애들한테 물려주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함. 49재를 해드리면 좋겠다는 생각을 함.
사례 9 부모니까 49재를 해드려야 하긴 하는데, 형제들은 종교가 다르기 때문에 본인이 모시게 됨. 49재를 마지막 효도로 생각함.
사례 10 아버지께서 절도 안 다니시고 젊은 시절에 함부로 사셨기 때문에, 돌아가시면 49재는 꼭 해드려야겠다 생각함.
Download Excel Table
2. 49재를 통한 부모 사별 이후의 경험

49재를 통한 부모 사별 이후의 경험에 대해 분석한 결과, 정서적인 측면, 인지적인 측면, 행동적인 측면의 3개 영역이 도출되었다. 정서적인 측면 영역에서는 (병환을 겪고 돌아가신) 부모에 대한 안쓰러움(변동적, 4), 생전에 잘 해드리지 못한 죄책감(전형적, 8), 부모와 함께 했던 시간에 대한 감사함(변동적, 2), 돌아가신 후에도 내 마음 속에 계신 부모님으로부터 위로받음(변동적, 2)의 4개 범주가 도출되었다. 인지적인 측면 영역에서는 부모님께서 좋은 곳으로 가시길 바람(전형적, 7), 부모님과의 추억을 되새김(드문, 1), 언제나 고인과 함께 있다고 생각(변동적, 2), 과거 부모에게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한 재평가(변동적, 2), 힘들었던 부모의 인생에 대한 공감적 이해(전형적, 5)의 5개 범주가 도출되었다. 행동적인 측면 영역에서는 부모를 위해 종교적인 장소에 가서 기도함(변동적, 4), 부모에 대한 분노와 슬픔을 형제·자매와 나눔(변동적, 2)의 2개 범주가 도출되었다. 자세한 결과는 <표 4>에 제시되어 있다.

표 4. 49재를 통한 부모 사별 이후의 경험
영역 범주 사례 수
정서적인 측면 (1) (병환을 겪고 돌아가신) 부모에 대한 안쓰러움 변동적(4)
(2) 생전에 잘 해드리지 못한 죄책감 전형적(8)
(3) 부모와 함께 했던 시간에 대한 감사함 변동적(2)
(4) 돌아가신 후에도 내 마음 속에 계신 부모님으로부터 위로받음 변동적(2)
인지적인 측면 (1) 부모님께서 좋은 곳으로 가시길 바람 전형적(7)
(2) 부모님과의 추억을 되새김 드문(1)
(3) 언제나 고인과 함께 있다고 생각 변동적(2)
(4) 과거 부모에게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한 재평가 변동적(2)
(5) 힘들었던 부모의 인생에 대한 공감적 이해 전형적(5)
행동적인 측면 (1) 부모를 위해 종교적인 장소에 가서 기도함 변동적(4)
(2) 부모에 대한 분노와 슬픔을 형제·자매와 나눔 변동적(2)
Download Excel Table
1) 영역 1. 정서적인 측면
(1) (병환을 겪고 돌아가신) 부모에 대한 안쓰러움

호스피스 병동으로 가신지 1주일 만에 돌아가셨어요. 수술을 했는데 그런대로 잘 견디셨는데 암이 전이가 되니까 급격하게 빠르게 진행되더라구요. 그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돌아가신 후에 생각하는 것도 안타까움뿐이에요(사례 4).

(2) 생전에 잘 해드리지 못한 죄책감

내 삶이 너무 찌들게 살다보니까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이 없었어요. 이건 솔직한 심정이에요. 당시에는 어머니를 배려하고 싶은 마음도 없었고, 지금은 돌아가셨으니까. 아이고, 그랬어야 되는데, 죄송하기도 하고 후회도 하는 거죠(사례 5).

(3) 부모와 함께 했던 시간에 대한 감사함

엄마는 저하고 살면서 자신이 해 주실 수 있는 건 최선을 다해서 해 주셨어요. 하지만 저희 엄마가 저를 사랑한다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없어요. 옛날 엄마들은 대부분 그런 것이 없었죠. 엄마도 안 해봤기 때문에 못 하신거죠. 그렇지만 애정이 부족한 건 아니에요. 표현으로 ‘사랑한다’ 이런 말을 안 해준 것 뿐이지 표정 보면 알잖아요. 그런 것들이 감사하게도 많이 남아 있어요(사례 6).

(4) 돌아가신 후에도 내 마음 속에 계신 부모님으로부터 위로받음

아빠 돌아가셨지만 힘들 때 ‘아빠 나 좀 도와줘. 라고 속으로 말해요. 그럼 정말 그 다음날 언제 그랬냐는 듯이 일이 하나둘씩 들어와요. 아빠가 나를 도와주시나 보다 하고. 작은 거지만 아빠한테 의지하면서 하고 있어요. 아빠가 항상 내 뒤에 계시구나(사례 2).

2) 영역 2. 인지적인 측면
(1) 부모님께서 좋은 곳으로 가시길 바람

우선 어머니가 좋게 가시는게 중요하다고 생각을 했죠. 내가 지금 힘들어 하는 것보다 차라리 좋은 곳에 갈 수 있도록 뭐가 뭔지 잘은 모르겠지만. 그런 마음을 많이 가졌었어요(사례 1).

(2) 부모님과의 추억을 되새김

아빠 종교가 불교셔서, 저는 종교가 불교는 아니지만 사월 초파일에 아빠를 절에 모시고 갔었는데, 경내입구에 꾸며진 그런 부분들을 좋아하셨어요. 그런 것들이 자꾸 생각이 나더라구요(사례 2).

(3) 언제나 고인과 함께 있다고 생각

아버지를 일부러 가족들이 모이기 좋은 곳으로 정했어요. 시내 나갔다가 들를 수 있을 정도의 거리에. 다른 일 보고 ‘아빠, 보러 가자’, 그리고 가서 ‘아빠, 저 왔어요.’ 그러고. 수시로 찾아뵙고, 그곳에 진짜 아빠가 늘 그곳에 계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사례 7).

(4) 과거 부모에게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한 재평가

내 힘에 버거울 정도로 힘들게 잘 해드리려고 했는데,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그 때 그 젊은 나이에도 지혜롭게 그렇게 결정 내리고 했던 게 그거 하나는 잘했다. 내가 참 똑똑하게 잘했다(사례 3).

(5) 힘들었던 부모의 인생에 대한 공감적 이해

돌아가시고 나서 그냥 가끔가끔 생각난 것이 우리 어머니도 힘드셨겠구나. 살면서, 예를 들면 내가 애들이 아파서 병원에를 갔다 하면, 아유, 어머니도 혼자 힘드셨겠구나. 어머니 혼자라는 것이 안쓰러웠어요(사례 5).

3) 영역 3. 행동적인 측면
(1) 부모를 위해 종교적인 장소에 가서 기도함

엄마가 부산에 있는 절에 다니셨는데, 제가 서울에 살고 있어서 49재를 할려고 서울에다 모셨어요. 자주 들러볼 수 있게요. ‘내가 올 수 있는 날은 엄마 모신 절에 와서 좋은 곳에 편안하게 가시도록 날마다 기도를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기도했죠. 엄마 극락왕생하시라고(사례 6).

(2) 부모에 대한 분노와 슬픔을 형제·자매와 나눔

원래 애들 고모가 항상 먼저 나서서 남편을 무시하는 것도 있었는데, 어머니 돌아가시고 나서는 남편이 말하는 대로 잘 따라가더라구요. 평소를 생각하면 뭔가 처리할 때 정말 시끄러울 분위기였는데 다들 슬퍼하고 그런 걸 보면서 생각보다 수월하게 지나갔어요(사례 8).

3. 49재를 마친 후의 심리적 상태

49재를 마친 후의 심리적 상태에 대해 분석한 결과, 정서적인 측면, 인지적인 측면의 2개 영역이 도출되었다. 정서적인 측면 영역에서는 편안해짐(변동적, 3), 위로받고 감사함을 느낌(변동적, 2), 자식으로서 도리를 마친 안도감을 느낌(변동적, 2)의 3개 범주가 도출되었다. 인지적인 측면 영역에서는 부모의 죽음을 받아들임(드문, 1), 나의 삶과 죽음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됨(전형적, 8)의 2개 범주가 도출되었다. 자세한 결과는 <표 5>에 제시되어 있다.

표 5. 49재를 마친 후의 심리적 상태
영역 범주 사례 수
정서적인 측면 (1) 편안해짐 변동적(3)
(2) 위로받고 감사함을 느낌 변동적(2)
(3) 자식으로서 도리를 마친 안도감을 느낌 변동적(2)
인지적인 측면 (1) 부모의 죽음을 받아들임 드문(1)
(2) 나의 삶과 죽음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됨 전형적(8)
Download Excel Table
1) 영역 1. 정서적인 측면
(1) 편안해짐

마지막 날은 웃으면서 원망도 슬픔도 없이 즐겁게 보내드린 것 같아요. 마음은 49재 끝났을 때도 그렇고 지금도 편안하고 아버지가 좋은데 계신다고 생각을 해요(사례 9).

(2) 위로받고 감사함을 느낌

그날 날씨가 너무 좋았어요. 관음전에 비치는 햇살이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데 관음전에 느낌이 너무 좋은거예요. 외롭지 않게 합동재를 지낸 것도 위로가 되고 너무 좋았어요. 다 끝나고 나니까 정말 좋았어요. 되게 고맙고. ‘이래서 종교가 필요하구나’를 느꼈어요. 고맙구나. 이러한 시간이 되게 필요한 시간이구나 싶었어요(사례 4).

(3) 자식으로서 도리를 마친 안도감을 느낌

다 끝내고 나니까 안도감? 무엇을 해야 하는데 끝낸 안도감. 저는 편안은 했지만 인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구나. 내 책임은 다했구나. 다른 사람이 해줄 수 없잖아요. 내가 처음부터 시작을 했으니까 내가 마무리를 해야 하니까. 내가 할 수 있는 성의는 다했다(사례 5).

2) 영역 2. 인지적인 측면
(1) 부모의 죽음을 받아들임

엄마의 죽음이 받아들여진다는 거. 제가 그랬던 것 같아요. 돌아가시고 나는 나대로 올라와 버리고 49재를 안 했다 그러면 엄마가 떨어져 살고 계시지 않나? 이런 마음이 들 거 같아요. 왜? 항상 떨어져 있었으니까, 친정집에 있겠지. 물론 돌아가셨다는 건 알고 있지만. 내 마음에 49재를 하면서 완전히 받아들이는 그런 과정이 49재였던 거 같아요. 지나고 보니까 내가 부모님을 보내 드리는. 내 마음이든 몸이든 보내드리는 과정이 49재였다(사례 6).

(2) 나의 삶과 죽음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됨

‘그래 사람이 죽고 사는 게 별게 아니구나’ 죽음에 대한 것도 많이 생각했죠. 어머님 돌아가시는 것을 다 보면서 어머니랑 다르게 죽을 것 같지 않고, 내가 죽을 때는 어떻게 죽어야겠다. 잘 살다가 잘 죽어야겠다(사례 1).

Ⅳ. 논의 및 결론

본 연구의 목적은 49재를 통해서 경험한 부모 사별 이후의 중년여성의 경험에 관해 탐색해보고자 하는 것이었다. 본 연구의 결과에 대한 논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49재에 참여하게 된 동기에 대해 탐색한 결과, 집안의 종교가 불교이거나, 연구 참여자의 종교가 불교인 경우, 고인께서 살아생전에 절에 모실 것을 부탁한 경우가 대다수였다. 이러한 결과는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불교에 친숙한 결과가 49재를 모시는 행동으로 이어진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둘째, 49재를 통한 부모 사별 이후의 경험에 대해 분석한 결과, 정서적인 측면, 인지적인 측면, 행동적인 측면의 3개 영역에서 11개의 범주가 도출되었다. 정서적인 측면 영역에서는 (병환을 겪고 돌아가신) 부모에 대한 안쓰러움, 생전에 잘 해드리지 못한 죄책감, 부모와 함께 했던 시간에 대한 감사함, 돌아가신 후에도 내 마음 속에 계신 부모님으로부터 위로받음의 4개 범주가 도출되었다. 인간은 지나간 과거를 돌아보며 후회하고 반추하는 인지적 경향성을 가지고 있다(Newall, Chipperfield, Daniels, Hladkyj, & Perry, 2009). 본 연구 참여자들도 일반적인 애도 과정에 따라 후회와 반추를 경험하지만, 부모에 대한 안쓰러움과 감사함, 죄책감 등의 정서를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리나라는 뿌리 깊은 유교사상으로 부모와 자식이라는 관계가 인간적 윤리관계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만큼 부자자효(父慈子孝)를 강조하고 있는 사상적 기초가 드러난 결과로 이해할 수 있다(이희완, 2016).

인지적인 측면 영역에서는 부모님께서 좋은 곳으로 가시길 바람, 부모님과의 추억을 되새김, 언제나 고인과 함께 있다고 생각, 과거 부모에게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한 재평가, 힘들었던 부모의 인생에 대한 공감적 이해의 5개 범주가 도출되었다. 부모 사별 이후 49재를 통해서 부모의 죽음을 기리고, 자신이 상실을 딛고 일어날 수 있도록 고인으로부터 힘을 받고 있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이윤희와 김지연(2016)이 가족사별을 경험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애도과정을 살펴본 연구에서, 대학생들이 인지, 정서, 행동의 각 영역의 불일치로 혼란을 경험하는 것과 반대되는 맥락의 결과이다. 이는 연구참여자들의 연령대가 중년으로 삶의 경험이 축적되어 있는 점, 그리고 종교적인 의식을 통해서 인지적으로 안정되어 있는 것으로 추측해볼 수 있다. 행동적인 측면 영역에서는 부모를 위해 종교적인 장소에 가서 기도함, 부모에 대한 분노와 슬픔을 형제·자매와 나눔의 2개 범주가 도출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사찰이라는 종교적인 장소에서 불교의식을 통한 기도를 통해 애도의 과정을 거쳐 가는 것으로, 기독교에서도 애도의식들이 명시되어 있으며(이희학, 2004), 천주교에서도 고인을 기리는 애도의식을 행하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박상경, 2008). 뿐만 아니라, 부모 상실의 상황에서 남은 혈육인, 형제·자매와 함께 상실의 감정을 나누는 것으로 가족체제의 지지를 활용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셋째, 49재를 마친 후의 심리적 상태에 대해 분석한 결과, 정서적인 측면, 인지적인 측면의 2개 영역에서 5개의 범주가 도출되었다. 정서적인 측면 영역에서는 편안해짐, 위로받고 감사함을 느낌, 자식으로서 도리를 마친 안도감을 느낌의 3개 범주가 도출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박영신·김의철·신영이(2009)의 고등학생 부모가 지각한 자녀의 효도에 대한 토착심리 분석 연구에서 자녀가 효도하는 것의 중요한 이유로 인간의 도리, 부모의 희생에 보답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와 같은 맥락의 결과로 이해할 수 있다. 인지적인 측면 영역에서는 부모의 죽음을 받아들임, 나의 삶과 죽음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됨의 2개 범주가 도출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공승연·양성은(2011)의 성인 자녀의 부모 사별 경험에 대한 연구에서 연구 참여자들이 부모의 죽음을 통해서 인간이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통과의례이자 순리이며, 자신의 삶을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삶에 대한 태도변화를 경험하는 것과 같은 맥락의 결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49재가 애도에 효과적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 연구를 통해서 부모의 죽음 이후 49재를 통한 정서적·인지적·행동적 경험과 함께, 49재 이후의 심리적 상태에 대해서 탐색하였다. 그 결과, 사찰이라는 종교적 장소에서 타인의 지지와 함께 부모의 죽음을 애도함으로써 진심을 다하여 부모를 기리고, 부모가 이승을 떠나실 때 할 수 있는 마지막 효도를 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이를 통하여 불교의식이라는 매개를 통하여 불자들이 경험하는 애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49재와 함께 상실을 경험하는 불자의 심리적 지원을 할 수 있는 체계적인 도움이 필요할 것으로 여겨진다. 나를 태어나게 해주신 부모를 위해 49재를 올리기 위하여 사찰을 방문하는 것은 단순히 종교적인 의미를 넘어서 슬픔의 극복, 망자와의 관계 재정립, 불교의 무상관 체득, 죽음에 대한 두려움 극복으로 삶과 죽음의 경계 극복 등의 의미가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현재 망자에 대한 천도에 집중된 의례를 재 이후 유족들에게 법문을 하는 절차가 포함된 형태로 49재 의례가 개선된다면, 49재를 통해서 불자들이 진정한 심리적인 회복과 앞으로의 안정적이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단순한 의식을 넘어선 전체적인 범위·차원에서의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본 연구를 통해서 도출된 결과는 추후 사찰에서 종교의식을 실시함에 있어서 상실의 회복을 위한 진정한 지지와, 재를 주관하는 사람들이 추가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들에 대한 기초자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본 연구의 제한점 및 후속연구를 위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는 상실 경험과 관련된 의식으로 불교의 49재를 중심으로 연구하였다. 따라서 타종교의 애도의식과의 심도 있는 비교가 추가된다면 범종교적인 측면에서의 종교의식의 효과를 밝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둘째, 본 연구에서는 일반적으로 제시되어 있는 애도의 단계에 초점을 맞추어 49재의 과정을 탐색하지 않았다. 애도의 과정에 따른 탐색을 추가한다면 종교의식의 과정적 효과에 대해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셋째, 본 연구의 주제는 부모 사별에 관한 것으로 연구윤리를 고려하여 다른 연구 주제에 비해 조심스러운 접근을 할 수밖에 없었다. 다양한 연구방법을 고려하여 연구 대상자의 심리적 안녕감을 보장하면서 탐색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Notes

본 연구는 유경자(무심)의 2018년도 석사학위 논문을 수정 보완한 것임

참고문헌

1.

강하영. 2015. “모 사별 아동과의 상담 체험 연구.” 『숙명여자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논문』.

2.

공승연·양성은. 2011. “성인 자녀의 부모 사별 경험에 대한 연구.” 『한국생활과학회지』 20(5): 885-896.

3.

김아라·이승연. 2016. “감사성향과 역경 후 성장의 관계에서 의도적 반추와 긍정적 재해석의 매개효과.” 『한국심리학회지: 발달』 29(1): 25-45.

4.

두현정. 2008. “사별가족의 슬픔 적응 경험.” 한양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논문.

5.

박상경. 2008. “개정 시행된 '장사법'과 천주교 상제례.” 『경향잡지』 11: 104-109.

6.

박영숙·채선옥·양진향. 2017. “화병을 가진 중년여성의 일상생활 재편성 경험.” 『한국콘텐츠학회논문지』 17(6): 239-249.

7.

박영신·김의철·신영이. 2009. “고등학생 부모가 지각한 자녀의 효도에 대한 토착심리 분석.” 『인간발달연구』 16(2): 109-141.

8.

엄미선·조성호. 2016. “핵심신념 붕괴, 침투적 및 숙고적 반추, 및 외상후 성장의 관계.” 『한국심리학회지: 상담 및 심리치료』 28(4): 1047-1071.

9.

이범수. 2008. “유교 상례와 불교 우란분재·49재에서의 유족심리.” 『종교교육학연구』 26: 105-145.

10.

이범수. 2010. “四十九齋와 盂蘭盆齋에서의 遺族心理.” 동국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논문.

11.

이범수. 2012. “애도과정의 이해.” 『상담과 선교』 74: 30-48.

12.

이윤희·김지연. 2016. “가족사별을 경험한 대학생의 애도 유형 탐색.” 『정서·행동장애연구』 32(3): 121-145.

13.

이은아. 2015. “트라우마 상담 모형: 단계별 치유기제 및 기법에 대한 이해를 중심으로.” 『상담학연구』 16(3): 581-602.

14.

이희완. 2016. “우리나라 효행장려 및 지원정책의 현황과 개선방안.” 『한국정책과학학회보』 20(3): 171-188.

15.

이희학. 2004. “조상(사자) 숭배와 구약성서의 애도의식들.” 『한국기독교신학논총』 34: 83-103.

16.

임선희·이미영·김정민. 2013. “중년기 배우자 사별 여성을 위한 애도 인지행동치료 프로그램 개발 및 효과.” 『인지행동치료』 13(2): 173-191.

17.

임해영. 2016. “49재에 참여한 유족들의 애도 경험 연구.” 『정신문화연구』 39(2): 237-271.

18.

장현철. 2013. “한국불교의 生死儀禮 연구: 현행 ‘시다림’ 과 ‘사십구재’를 중심으로.” 동국대학교 불교대학원 석사학위논문.

19.

조한로·정남운. 2017. “침습적 반추, 의도적 반추 및 정서인식명확성이 외상후 성장에 미치는 영향.” 『한국심리학회지: 건강』 22(2): 433-455.

20.

최승이. 2011. “엄마를 상실한 중년여성의 애도 경험.” 『한국지역사회생활과학지』 22(4): 637-653.

21.

현숙자. 2017. “대학생의 역경 후 성장 모형에서 자기자비의 조절효과 검증.” 『한국청소년연구』 28(1): 183-210.

22.

Herman, J. L. 1997. Trauma and Recovery : The Aftermath of Violence. New York: Basic Books.

23.

Hill, C. E. 2011. Consensualqualitative Research: A Practicalresource for Investigating Social Science Phenomena. Washington DC: 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

24.

Hill, C. E., Knox. S., Thompson, B. J., Williams, E. N., Hess, S. A. & N. Ladany. 2005. “Consensual Qualitative Research: An Update.” Journal of Counseling Psychology 52(2): 196-205.

25.

Newall, N. E., Chipperfield, Daniels, L. M., Hladkyj, S. & R. P., Perry. 2009. “Regret in Later Life: Exploring Relationships between Regret Frequency, Secondary Interpretive Control Beliefs, and Health in Older Individuals.” The International Journal of Aging and Human Development 68(4): 261-288.

26.

Riches, G. & P., Dawson. 2000. “An Intimate Loneliness-Supporting Bereaved Parents and Silblings.” Buckingham: Open University Pr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