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Journal of Buddhist Thought and Culture
Institute for Buddhist Studies
특집 1: 불교와 공동체 - 불교기반 공동체의 경험

종교기반 지역공동체의 현실과 과제

유정길1
Jung-Gil Yoo1
1불교환경연대 운영위원장
1Head Operation, Buddhist Ecological Solidarity

© Copyright 2019 Institute for Buddhist Studies.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3.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Received: Nov 16, 2018; Revised: Dec 20, 2018; Accepted: Dec 21, 2018

Published Online: Dec 31, 2018

국문초록

오늘날 생태위기는 인류에게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생태적으로 지속가능한 삶과 발전으로의 전환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것은 직선적 성장이 아니라 순환적 사회로의 전환, 경제발전만이 아니라 환경과 인권, 평화를 동시에 고려한 경제성장으로의 전환이다. 또한, 양적 성장이 아니라 질적 성숙을 요구하고 있으며, 현세대보다 미래세대를 고려한 사회적 행동과 인간만이 아니라, 많은 생명의 삶까지를 고려한 민주주의를 요구하고 있다.

또한, 물질적 가치보다 정신적 발전을, 돈에 의한 행복이 아니라 관계에 의한 행복으로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이처럼 기존의 발전, 성장, 행복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 요청에 응해 마을을 기반으로 모색되는 계획공동체운동은 인류가 선택해야 하는 희망이자 대안적 미래의 생활양식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제까지 다양한 공동체가 시도되었다. 대부분 풀뿌리 지역을 기반으로 하며, 사람들끼리 협력과 협동을 중심으로 하며, 목적(목표)보다는 관계와 과정에 가치를 두며 생태적이고 순환적인 자립적 공동체가 모색되고 있다. 계획공동체(Commune, Intentional Community)나 공동주거공동체(Co-housing Community), 생태마을공동체(Eco-Village Community), 생산공동체(Workers Community), 네트워크공동체(Network Community) 등이 그것이다.

특히 가톨릭의 수도원 운동, 개신교의 종교 공동체, 불교의 지역공동체 및 수행공동체 모델은 미래지향적인 시도로 인정받고 있다. 이처럼 오늘날 한국사회는 다양한 종교적 전통을 기반으로 한 지역공동체 운동이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으며, 불교도 지역공동체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Abstract

The current ecological crisis strongly demands human beings to shift to a ecologically sustainable life and development model. It demands not just linear growth, but a circular society. The ecological crisis asks us to turn toward economic growth that considers not merely economy but also environment, human rights, and peace. In addition, it requires qualitative maturity above simple quantative growth. It calls for social behavior to consider not only the current generation but for future generations, and democracy in which life beings of the rest on the earth are considered equally.

It also cries for a shift spiritual development rather than material value, and a transition to happiness not through money, but in relationships. The regional and village-based Intentional community movement, which is sought at the request of a paradigm shift in existing development, growth and happiness, is drawing attention as a hopeful and alternative life style for the future of the mankind.

So far, various communities have been tried. Most of them are based on collaboration and cooperation among the people on the grass-roots dimension. These communities have tried ecologically circular and self-reliant communities aiming to promote relationships and process-oriented values rather than objectives-oriented outcomes. They include the Commune, the Intentional community, the Co-housing community, the Eco-Village community, the Workers' Community and the Network Community.

In particular, the models of Catholic monastery movement, Christian religious community, and Buddhist regional community and meditation community are the newly recognized examples of highly futureoriented attempts. Today, community movements on the basis of various religious traditions are rapidly increasing in Korean society, and in the same context Buddhism is also seeking to play a central role in the local community.

Keywords: 마을공동체; 공동체운동; 계획공동체; 녹색불교운동; 공동주거공동체; 생태마을; 마을공화국; 귀농귀촌운동; 생태주의; 생명평화운동; 지속가능한 발전
Keywords: Community Movement; Intentional Community; Green Buddhism; Co-Housing; Eco-Village; Republic of Village; Commune; Refarming Movement; Ecology; Peace Movement; Sustainable Development

Ⅰ. 지속가능한 사회로의 전환 : 공동체운동의 배경

1. GNP와 GDP의 허구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경제는 고도성장기의 극점에 도달한 후, 점차 하강 곡선을 타고 있다. 지난 200년간의 인류가 달성해 놓은 경제성장은 정말 눈부셨다. 물질 중심의 산업사회는 증기기관을 필두로 비약적인 기술개발과 가속적이며 끊임없는 고도성장을 구가해왔다. 그 성장의 척도로는 GDP(국내총생산, Gross Domestic Product)나 GNP(국민총생산, Gross National Product)가 그 지표로 사용되어왔다. 이것이 높을수록 성장한 국가이며 선진국이라고 생각했다. 두 지표 모두 한 국가가 얼마나 많은 생산을 하는가를 비교하는 것이다. 생산을 많이 한다는 말은 소비를 많이 한다는 뜻이며, 동시에 폐기물 발생을 많이 한다는 것이다.

환경위기가 심화되고,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기후변화 문제가 국제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쟁점으로 부각되는 이때, 우리가 생각했던 발전과 성장이라는 과거의 패러다임은 심각한 도전을 받게 되었다. 과연 우리는 무한히 성장할 수 있는 것인가? 그 성장의 한계는 없는 것인가? 이러한 성장은 효율성을 추구하며 상승곡선의 커브가 수직에 가까울수록 더욱 좋은 것으로 인식해 왔다. 모든 국가가 닮아가려는 세계인구의 5%에 불과한 미국이 전 세계의 23%의 자원을 소비하는 그 생활양식을 과연 가난한 나라가 궁극적으로 권장할 달성 가능한 목표인지 묻고 있는 것이다.

로마클럽보고서인 『성장의 한계』에서 시작하여 1992년 브라질 리우회의 이후 전 세계는, 그동안 인류가 생각해온 발전, 성장, 진보라는 관념이 직선적이고 수직적이며, 물질적이고, 확대 지향적이라는 것을 깨달았고, 이러한 성장의 토대가 바로 ‘자원 무한주의’였음을 깨달았다(유정길, 2013a: 27). 무한한 자연을 파헤쳐 무한정 상품을 생산하고, 그러한 생산능력을 모든 나라가 갖게 되면 결국 전 세계가 일정한 시간 간격을 두고 발전된 풍요로운 유토피아 사회가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이처럼 200년 동안 믿어온 자원 무한주의 신화에 근거한 정치, 경제, 문화의 모든 진리와 상식이 사실은 무지이자 무명에 근거한 잘못된 거짓임을 기후변화와 환경위기를 앞두고서야 인류는 깨닫게 된 것이다.

자본주의를 비판하고 등장한 사회주의 또한 환경을 파괴한 생산력주의라는 동일한 패러다임이라는 것이 확인되었다. ‘생산력의 고도화’라는 것이 결국 물질적인 풍요를 추구하는 것이며, 이것이 ‘진보의 척도’라고 바라보았다는 점은 자본주의나 사회주의나 마찬가지였고, 둘 다 인류를 파국으로 몰아가게 한 동일한 원인 제공자인 것으로 비판되기 시작했다. 현재의 우리가 구가하는 발전은 ‘지속가능할 수 없는 발전모델’이며, 이대로 가면 끝장나는 파괴적인 성장 패러다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현재의 물질적인 풍요를 토대로 한 발전이나 행복은 이제는 모든 인류가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제까지의 지속 불가능한 발전패러다임을 폐절하고 ‘혁명적인 전환’을 통해 지속 가능한 발전으로 바꾸어야 한다. 몇몇 과학자들이 가용자원의 한계, 자원회복력, 자연정화능력의 범위를 벗어난 현재 인간의 행위는 과학기술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그것은 발생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지 않고 오히려 문제를 더 심화시켜 해결의 시점을 놓치게 되기 때문에 과학기술에 의존하는 것은 적절한 해법이 될 수 없다(환경연구회, 1994: 182).

2. 발전과 성장을 위한 새로운 지표들

물질을 기반으로 더 많이, 더 크게, 더 빨리 풍요를 추구하려던 그동안의 삶이 바로 위기와 파국을 초래한 지속불(不)가능한 발전(unsustainable development)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지속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 패러다임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다시 말하면 이 발전 패러다임은 과거 지속불가능한 발전 패러다임의 단절이나 폐절을 토대로 만들어지는 미래 비전이다.

이러한 패러다임 전환에 따라 GDP나 GNP 대신 새로운 척도들이 다양하게 제시되었다.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은 1972년 불교국가인 부탄의 4대 국왕인 지그메 싱기에 왕추쿠 국왕이 제안하여 OECD에서 2007년 4월 도입한 국민총행복지수(GNH, Gross National Happiness)이다. GNH는 평균 행복(Average Happiness), 행복 수명(Happy Life Years), 행복 불평등(Inequality of Happiness), 불평등 조정 행복(Inequality-Adjusted Happiness) 등 4개의 세부 행복지수로 구분되며, 각국의 목적에 따라 다양하게 변용되고 있다. 이외에도 Green GNP, 경제후생지수(HEW), 참진보지수(Genuine Progress Indicator), 인간개발지수(HDI), 지구행복지수(Happy Planet Index) 등이 있다(J. K. 깁슨 그래이엄․제니 케머런․스티븐 힐리, 2014: 39).

정치, 경제, 문화, 생태, 평등, 인권 등의 사회적 가치 중에 오로지 경제만을 중심으로 선진국과 후진국을 나눴던 것은 이제 의미가 없다. 그래서 사진가 샤이둘 알람은 과거의 선진국을 ‘소수국가’로, 후진국은 ‘다수국가’로 부르자고 제안하여 큰 호응을 얻은 바 있었다(J. K. 깁슨 그래이엄 외, 2014: 46). 지속가능한 발전은 ‘경제’에 ‘사회’와 ‘환경’을 추가하여 3가지를 발전지표로 사용하고 있다. 비록 높은 경제성장을 이루었더라도 환경생태지표가 낮으면 발전된 사회로 볼 수 없다. 한편, 경제와 환경 지표가 높다고 해도 인간 간의 불평등과 성차별, 인권탄압 등의 지수가 낮으면 역시 발전된 사회라고 할 수 없다.

Ⅱ. 왜 지역을 주목하는가?

1. 왜 지역이며, 마을인가: 성장에서 성숙의 사회로

산업사회 이후 인간의 삶의 관성은 경제 중심의 성장 패러다임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성장 제일주의, 목표달성주의, 공급자 중심의 속도주의, 결과 중심주의와 같은 가치들은 국가 정책과 행정체제, 법과 제도, 경제구조와 사회문화영역 및 개개인의 생활양식 속에 견고히 들어와 자리하고 있다(정규호, 2008: 41). 그러나 위기를 앞두고 이러한 근대적 패러다임은 효력이 다했음을 이미 깨닫기 시작했다. 이제 물질과 양적 가치의 ‘성장’이 아니라 ‘성숙’의 시대로 전환되어야 한다. 성숙은 내포적 발전, 질적인 발전, 관계의 밀도와 과정의 고도화를 의미한다. 돈에 의존하지 않고 살려면 궁극적으로 사람의 관계에 의존하는 방법밖에 없다. 우리 조상들이 가난하지만 계, 두레, 향약 등의 협동을 통해 상호부조하며 살아온 것을 보면 결국 사람들과의 관계가 행복의 지혜였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성숙’의 시대는 사람들끼리의 협력과 협동을 어떻게 이루어 나갈 것인가를 과제로 하고 있다. 그래서 서로 대면적 관계가 높은 ‘지역’이 협력의 공동체를 이루는 데 유용하다고 할 수 있다. 지역은 국가주의와 시장주의의 폐해를 직접 경험하는 현장이며, 새로운 변화를 도모하는 에너지가 발현되는 곳이다. 또한, 생산과 소비, 폐기 등의 생활세계가 비교적 완결성을 갖고 삶을 영위하는 터전이다.

국가는 대안 사회를 모색하거나, 생활세계의 변화를 도모하기에는 너무 크기 때문에, 정치적 자치와 경제적 자립을 도모하는 생활 정치의 기본단위로는 지역이 적절하다고 할 수 있다. 일찍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논의할 때마다 ‘지구적으로 사고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라(Think Golbally, Act Locally)’라는 말이 강조된 것은 지역이 바로 실천의 장이며, 미래의 대안적 실천의 기본단위임을 선언한 것이다.

2. 왜 공동체에 관심을 갖는가?: 더불어 사는 삶

전 지구적인 과제의 해결을 위해 대안사회운동을 모색하는 사람들은 공동체운동에 많은 관심이 기울여왔다. 인간다운 삶을 추구하며 사람들끼리 평등과 우애의 행복한 사회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마을 단위의 공동체나 이상을 함께하는 사람들끼리의 공동체적 삶은 오랫동안 시도되어온 일이었다.

부처님의 승가 공동체처럼 지향하는 공동의 신념대로 살고자 하는 사람들에 의해 다양한 공동체들이 시도되었다. 초대 기독교공동체뿐 아니라, 가톨릭의 수도원 등도 종교적 수행을 통해 성경의 가르침대로 살려는 사람들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공동체이다. 공동체에서는 깨달음과 영적 성장, 심리적 정화를 이룰 수 있는 삶의 지향이 가능하다. 틱낫한 스님의 플럼 빌리지를 비롯하여 로제 수사가 시작한 떼제 공동체, 영국의 브루더호프 같은 개신교 신앙공동체, 그리고 술락 시바락사에 의해 만들어진 왕사닛 아쉬람이나, 포틸락 스님이 시작한 아속공동체와 같은 태국의 공동체들은 모두 불교를 기반으로 수행과 마음공부를 중시하는 종교적 공동체이다.

공동체는 사람끼리의 우애와 사랑, 배려와 이해가 넘치는 하나의 큰 가족이다. 내 것과 네 것 없이 공유하고 서로 함께 돌보고 상호부조하는 삶을 사는 것이다. 기쁨을 나누고 슬픔을 위로하는 사람들이며, 성차별, 인종차별, 폭력이 없는 사회를 만들어 사는 치유의 공간이기도 하다(유정길, 2013b: 140). 또한, 폭력 피해자의 피난처로 또는 차별을 받는 성적 소수자나 장애인들이 외부의 차별에서 벗어나 자신들만의 행복한 삶을 위해 공동체를 만들어온 사례는 오래전부터 있었다.

공동체는 가난해도 살 수 있다. 협력하여 살면 돈이 많이 들지 않는다. 공동체에서 개인은 가난할지라도 풍족함을 누리며 살게 된다. 자발적인 청빈, 주체적인 가난의 삶이 공동체에서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공동체는 다양한 정신적 실험이나 생활의 실험, 인간관계와 사회변화의 실험이 가능하다. 그래서 공동체는 사회적 실험실(social laboratory)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집단 명상과 집단상담, 동역학, 자연분만술, 바이오에너지, 대안적 경제시스템이나 대안 교육의 실험 등이 대부분 공동체 실험을 통해 널리 일반화되고 퍼진 것들이 많다(올리버 포피노․크리스 포피노, 1993: 78).

3. 공동체적 결합의 다양함

공동체는 구성원들의 결의 수준과 결합의 성격에 따라 다양한 형태를 띤다. 필자는 구성원들의 결합방식에 따라 다음과 같이 분류해 왔다.1)

첫 번째는 공동소유공동체로서 계획공동체(Commune)가 있다. 공동소유공동체는 일정한 공동의 공간에서 특정한 구성원들이 함께 생활하는 공동체이다. 대체로 무소유공동체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부분적으로 개인소유를 인정하기도 한다. 이렇게 공동생산과 공동소유를 기본으로 하고, 공동체는 집단적 결속력도 매우 높다. 불교의 승가 공동체나 수도원도 여기에 속하고, 이스라엘의 '키부츠'가 전형적이라고 할 수 있다. 경기도 화성의 '야마기시 경향실현지', 지리산 함양의 '두레마을', 서초동과 문경에서 함께 사는 공동체가 있는 '정토회', 도봉구에 50여 명이 함께 거주하는 ‘은혜공동체’와 수유리와 화천에 각각 150명, 100여 명이 거주하는 '밝은누리 공동체' 등이 여기에 속할 것이다.

두 번째는 공동주거공동체(Cohousing Community)이다. 일정한 공간에 집을 같이 짓고 함께 살면서 개별적으로 주택이나 공간을 갖는 것을 기본으로 하면서, 공동공간을 만들어 공유하면서 함께 사는 것이다. 최근에는 이렇게 공동주거를 표방하고 있는 공동체가 계속 늘어가는 추세이다. 상주의 ‘귀빈래마을’이나 산청의 ‘안솔기마을’, 영동의 ‘백화마을’ 등이 이 유형에 속하며, ‘소통이 있어 행복한 주택만들기’(약칭 소행주)와 코비즈건축협동조합은 코하우징 주택을 꾸준히 짓고 있다.2) 그리고 거창군 남하면 대야리에 준비 중인 명상공동체 ‘행복한 마을’도 코하우징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세 번째로는 생태마을공동체 또는 마을공동체이다. 대표적으로는 실상사가 있는 지리산 산내면의 ‘한생명공동체’, 홍성 홍동지역의 ‘문당리환경농업마을’, 괴산의 ‘솔뫼농장’, 경함 함양의 ‘청미래마을’, 귀농자들이 2004년 입주한 전북 장수의 ‘하늘소마을’, 이근동 소장의 대안기술센터로 시작된 ‘민들레공동체’, 철거민 투쟁을 통해 만들어진 부산의 ‘물만골공동체’, 공동육아협동조합으로 시작되어 지금은 도시개발의 중요한 모델이 된 마포구의 ‘성미산주민공동체’ 등이 그것이다.

조금 더 나아가 기존의 자연마을이나 도시를 생태적으로 변화시키고, 상호부조하는 공동체로 탈바꿈하려는 전환(도시)마을(transition town) 운동도 확대되고 있다. 이 운동은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과 공동체 회복이라는 목적을 위해 2004년 아일랜드 킨세일(Kinsale)에서 시작되어 영국의 토트네스(Totnes) 등 전 세계 43개 국가, 5천여 개의 그룹으로 확산되었고, 일본은 약 50여 곳, 한국은 약 10여 곳에서 진행되고 있다.3)

전환마을운동은 예술과 공예, 산업경제, 다양성과 사회정의, 교육, 에너지, 음식, 건강, 주택, 지방행정, 교통 등의 분야에서 도시와 마을의 생태적 전환을 도모하는 모든 활동을 시도하는 마을을 뜻한다. 이 운동은 기존 마을을 전환마을로 만들고, 이것을 전환도시, 전환대학(학교), 전환거래, 전환공간 등으로 확산시켜 과거와 다른 문명적인 전환을 모색하는 활동을 추구한다. 우리나라는 최근 은평구를 시작으로 기존 마을만들기 운동이 전환마을운동과 결합하면서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지역 단위의 마을공동체는 지속가능한 새로운 도시개발의 모델이자, 귀농운동의 모델로 널리 확산되고 있다.

네 번째 유형은 생산공동체(workers community)이다. 이 공동체는 생활이 아니라 생산을 중심으로 하는 공동체로서 일부는 협동조합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기도 하다. 앞에서 언급한 마을공동체 중에 농업을 기반으로 하는 곳은 대부분 생산공동체의 성격을 갖는다. 이스라엘의 ‘모샤브’나 스페인 바스크 지방의 ‘몬드라곤 협동조합 복합체’가 그런 유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의 사례로는 한살림의 생산지인 괴산의 ‘솔뫼농장’, ‘눈비산마을’, ‘귀빈래마을’를 비롯하여 경북 울진의 ‘방주공동체’, 팔당의 여러 생산자가 연합하여 만든 생산공동체 ‘팔당생명살림’ 공동체, 경북 의성의 가톨릭농민회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쌍호공동체’ 등이 있다.

다섯 번째는 네트워크 공동체(network community)이다. 함께 생활하고 생산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온라인상의 네트워크처럼 연결된 공동체이다. 과거 5가구를 공동체로 구성하여 배분해주던 생활협동조합도 이 성격에 속한다고 할 수 있으며, ‘LETS’(Local Exchange & Trading System)로 불리는 지역통화(local money)가 대표적이다. 캐나다에서 시작된 LETS가 1990년 한국에 소개된 후, 가장 오래된 지역통화인 대전의 ‘한밭레츠’ 외에 ‘안산 고잔품앗이’, ‘광주 나누리’, ‘미내사클럽’, ‘진주 상봉품앗이’, ‘서울 송파품앗이’, ‘은평 e-품앗이’, ‘경기 광명그루’ 등과 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성남의 ‘문화통화’, 대구의 ‘희망품앗이’ 등이 여기에 속한다.

여섯 번째로는 교육, 문화, 치유의 공동체이다. 대안학교의 존재는 마을공동체의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한다. 충남 홍성의 고등학교 과정인 ‘풀무학교’가 대학 과정인 ‘전공부’와 더불어 홍동의 ‘문당리공동체’와 불가분의 관계를 갖는 것처럼 대안학교는 마을공동체를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산청과 충남 금산의 ‘간디학교’, 과천의 ‘무지개학교’, 산청의 ‘둔철생태교육마을’, 충북 영동의 ‘자유학교 물꼬’, 아이와 어른들의 놀이공간인 도봉구의 ‘숲속애’ 등도 그러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고 문화예술가들이 모인 공동체 중에서는 경남 사천의 ‘큰들 공동체’와 서울 송파구의 ‘마을예술창작소 다락’, 그리고 폐교를 이용한 문화예술인들의 공동체인 광주의 ‘놀이패 얼쑤’, 담양의 ‘예술인 창작마을’ 등도 주목할 만하다.

이외에도 사회적 약자들이 함께 사는 사회복지공동체들도 있다. ‘동광원’과 ‘귀일원’은 1948년 이현필 선생을 따르는 사람들로 시작된 장애인과 고아들의 공동체였고, 임락경 목사가 운영하는 ‘시골집’, 유성일 목사가 운영하는 경남 거창의 ‘두레누리 살림터’, 성공회가 운영하는 강화도의 ‘우리마을’ 등은 대표적인 장애인공동체이다. 이외에도 전남 영광의 ‘여민동락 공동체’(노인시설), 대전의 ‘라파공동체’(기독교 알콜중독자 치유), 평택의 ‘한마음치유공동체’(정신질환 치유), 게스트하우스로 시작된 서울 해방촌의 ‘빈집’ 등이 이 유형에 포함된다.

Ⅲ. 넓어지고 깊어지는 마을공동체 논의

1. 의제21(Agenda 21)과 마을 만들기 운동

마하트마 간디는 『마을이 세상을 구한다』는 책에서 탈중심화된 민주주의의 이상을 구현하기 위해 마을공동체가 대안이라고 말한다. 더 나아가 마을의 자치와 자립이 기반이 되는 공동체 사회를 꿈꾼다(간디, 2006).4)

최근에 사람들이 왜 이토록 마을공동체에 관심을 갖게 되었을까? 요즘 혼자 밥 먹는 사람(혼밥), 혼자 술 먹는 사람(혼술)들이 많아지고 있다. 혼자는 외롭고 한편으로 같이 살면 불편하다고 한다. 우리는 오랫동안 대가족제도와 마을공동체에서 살아왔지만, 산업화 과정에서 이들 전통공동체가 해체되었다. 50대 이상의 세대들에게 고향은 어린 시절의 정신적 귀의처였지만, 기껏해야 10년 단위로 이사하는 아파트의 아이들에게는 돌아가야 할 고향이 없다. 아이들은 들로 산으로 자연을 벗 삼아 뛰놀 공간이나 추억도 없이 삭막한 시멘트 건물과 도로를 차지한 자동차와 도시의 도처에 널린 위험을 피해 집과 학교, 학원에만 갇혀있다. 1인당 국민소득 3만 불 시대가 되었지만, 지금 이런 현실이 과연 진정 행복한가에 대해 다시 질문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이제 사람들은 서서히 돈이, 물질이나 경제가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이웃과 단절된 채 서로를 모르고 살아가는 삭막한 아파트의 인간관계를 극복하기 위해 따뜻한 이웃이 있는 사회, 인정과 관심이 흐르는 아파트 등을 만들기 위한 운동이 1990년 이후 탄력을 받으며 전개되기 시작했다.

1992년 리우환경회의는 지속가능한 발전(ESSD)을 이루기 위해 국가와 광역자치단체 및 기초자치단체별로 정부와 기업, 시민단체, 여성, 청소년, 노동자, 농민, 과학기술자, 원주민 등 9개 주요 그룹이 대등하게 참여하여 공동의 행동계획인 의제21(Agenda21)을 만들어 실행할 것을 강력히 권고했고, 이로 인해 지역 단위의 마을운동은 국제적 보편성을 갖고 크게 확산되었다. 의제21은 지역 단위에서 생산-소비-폐기가 이루어지는 순환사회를 만드는 것이 지구적인 환경문제 해결의 중요한 방침임을 강조하면서 지역 공동체운동의 논리적 근거가 되었다. 앞서 언급한 ‘지구적으로 사고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라’는 행동방침은 국가 단위의 변화와 더불어 작은 지역의 정치적 자치와 경제적 자립, 분권화 등이 지속가능한 사회의 전환에 중요한 단위임을 강조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기조 위에 일본의 마찌츠쿠리(마을만들기) 운동이 본격적으로 소개되면서 마을공동체운동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되었다. 여기에 서울시장으로 당선된 박원순 시장이 마을공동체 운동을 시정철학으로 제시하면서 마을공동체운동은 전국으로 확산되었다(박원순, 2009).

2. 마을공화국 운동으로의 진화

이러한 과정에서 최근 마을공화국을 주창하는 흐름까지 생겨나기 시작했다. 단순히 공동체나 마을을 만드는 수준이 아니라, 작은 지역에서 정치적 자치와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자립적 경제를 만들어나가려는 좀 더 고도화된 시도이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고 헌법에 명시되어 있다. 시민들이 스스로 통치하며 모든 권력은 국민에서 나온다고 되어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국민은 기껏해야 4∼5년에 한 번 오는 투표 말고는 정치에 참여할 기회가 없다(신용인, 2018). 그래서 지금보다 더 많은 참여가 보장된 진화된 민주주의가 필요하다. 수시로 주민들의 참여를 통해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스위스의 직접민주주의 제도가 더 나은 민주주의로 주목받는 이유이다. 마을공화국 운동은 궁극적으로 주민들의 더 많은 정치적 참여를 통해 손에 닿는 정치, 지역에서 자원과 물자가 순환하는 지역순환경제, 가까운 사람들끼리 상호부조 하면서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을 돕는 호혜적 사회적 관계의 지역공동체를 만들려는 것이다.

3. 늘어가는 귀농․귀산촌자들의 마을공동체

최근 귀농자들이 많아지는 것도 지역공동체의 확대에 대단히 중요한 사회적 변수가 되고 있다. 도시에서 취업이 어려워지고, 비정규직이 많아진 것도 이유이지만, 베이비붐 세대 정년퇴임자들이 급증하면서 농촌과 산촌 등으로 돌아오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어났다. 이에 따라 현재 급격히 인구가 줄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들은 더욱 적극적으로 귀농자 유치를 위해 애쓰고 있다. 자치단체마다 ‘귀농․귀촌지원센터’를 만들어 귀농 교육과 정착을 지원하고 있다. 서울시도 귀농․귀산촌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서울시지역상생교류사업단’을 만들어 교육과 귀농지 선택 및 정착을 지원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귀농․귀산촌은 개인적 차원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집단적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사례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

이 변화가 일어나는 데에는 비인간적인 자본과 도시로부터 잃어버린 공동체성을 회복하고 건강한 농업을 기반으로 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20년 이상 귀농․귀산촌운동을 해온 단체들의 역할도 컸다. 1996년 9월 19일에 설립된 전국귀농운동본부는 농적(農的)인 문명을 토대로 생태적이고 지속가능한 순환사회로의 전환을 위해 귀농 운동을 펼쳐왔다.

“귀농이란 단순한 직업의 전환이 아니라 삶의 전환이라는 것이지요. 뿌리 뽑힌 삶에서 뿌리내리는 삶으로, 자연을 거스르는 삶에서 자연과 조화로운 상생 순환의 삶으로, 소모적이고 파괴적인 삶에서 생산적이고 살리는 삶으로, 의존적인 삶에서 자립적인 삶으로 돌아가자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귀농은 귀본(歸本)이요, 귀일(歸一)입니다. 농촌, 땅, 자연 그것은 생명붙이들이 마땅히 머물러야 할 근본 자리, 곧 생명의 자리이기 때문이지요.”(이병철, 2007: 11).

전국귀농운동본부는 설립 20주년을 즈음하여 2016년, 귀농자들의 철학과 활동 방향을 담은 ‘귀농운동론 2.0’을 발표하였다(귀농정책연구소, 2017). 귀농운동본부가 지향하는 귀농의 삶은 ‘자립적인 삶, 튼튼한 귀농’을 기치로 자신의 생계와 생명 유지에 필요한 것을 스스로 마련하고, 돈과 외부 생산물에 의존하지 않는 자립적인 삶을 지향한다. 이러한 자립적 삶은 개인이 홀로 이룰 수 없으므로 마을 단위의 협력과 연대라는 유기적 관계망 위에 뿌리를 내릴 수 있다. 이러한 귀농공동체는 ‘돈’에 의존하지 않고 ‘사람’과 상호의존하는 것이며, 사람들 사이의 협력적 관계를 촘촘히 연결하는 다양한 방법 속에 자립적 삶이 가능해진다. 따라서 ‘독립 귀농에서 연대 귀농으로’, ‘개인 귀농에서 마을 귀농, 사회적 귀농으로’ 가야 하고, ‘귀농자들끼리의 협력’도 대단히 필요하며, 가능하면 단독 귀농보다는 집단적으로 같은 지역에 귀농하기를 권장한다.

귀농운동본부가 지향하는 귀농운동은 단순히 과거 농촌의 복원이 목표가 아니다. 이제껏 없는 새로운 마을을 만드는 운동이며, 새로운 마을살이 운동이다. 그래서 생활 귀농을 강조한다. 실제 마을을 이루려면 농부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경제, 문화, 교육 등 다양한 분야의 종사자와 기술자들이 있어야 하며, 마을에서 먹고살 수 있는 자영업자와 마을기업도 있어야 자립적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다. 강조하건데, 귀농과 귀산촌의 의미는 농부가 되는 것이 아니라, 농촌에 근거하여 살되 마을 내에서 생산과 유통, 판매와 소비가 최대한 완결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새로운 마을 만들기를 의미하는 것이다.5)

4. 귀농․귀산촌자들과 사찰 중심의 지역공동체 모색

이러한 한국사회의 변화를 통찰해 보면 지역불교의 발전 방향이 눈에 보인다. 오랫동안 농업사회를 기반으로 존재해온 사찰은 나름대로 지역사회 및 문화와 깊은 관계를 맺어왔다. 그러나 도시화 과정에서 사찰은 지역 단위의 신도 기반이 무너지면서 전국 단위의 신도들에 의존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전국구 신도들조차 줄고 노령화되고 있다. 또한, 농촌과 지역은 젊은이들이 떠나고, 노인들만 사는 지역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동공화될 것이다. ‘노인 한 분이 돌아가시는 것은 도서관 하나가 없어지는 것’이라는 말처럼 그 지역에서 태어나 피와 땀을 묻어온 노인분들이 돌아가시면 지역에 남은 수많은 자연적 특징과 장소성이 사라지고, 역사와 스토리를 말해줄 사람이 없어진다. 이렇게 볼 때 향후 10년 뒤에는 귀농자와 귀산촌자들이 지역의 주류가 될 것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지역사찰의 포교와 활동을 생각한다면 앞으로 귀농․귀촌자들과 함께하는 다양한 지역활동의 구상이 필수적이다.

불교가 공동체에 관하여 특별히 주목해야 할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사찰은 지역공동체의 중심으로서만이 아니라, 도시나 농촌, 모두에서 신도들의 생활공동체의 중심역할을 해야 한다. 개신교가 최근 한국사회에서 ‘개독교’라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유지되고 있는 이유는 신념과 신앙의 힘만이 아니라, 구역예배나 다양한 모임을 통해 신도들끼리 서로 보살피며 교제하고 사랑과 배려를 나누는 공동체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교회는 산업화 과정에서 농촌을 떠나 도시로 이주한 사람들의 정신적 공허감을 종교공동체로 메워주면서 급격히 성장해왔다. 사찰 또한 도시를 비롯하여 ‘읍면동’ 차원에서 지역공동체나 포교센터 등을 만들어 운영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물질적 수준이 높아지지만 빈약해지는 현대인들의 정신적 갈증을 참선이나 명상 등 불교의 정신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생활공동체와 정신적 공동체를 만들면서 그 중심역할을 해야 한다(유정길, 2017: 18).

Ⅳ. 종교를 기반으로 한 지역공동체들

진안군이 ‘마을간사’ 제도를 두어 마을공동체 운동이 큰 효과를 거두면서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마을공동체 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이뿐 아니라 도심을 중심으로 한 마을공동체는 서울 강북구의 ‘재미난 마을’, 도봉구의 ‘도봉마을네트워크’, 마포의 ‘성미산마을’, 동작구의 ‘성대골’, 양천구 신정동의 ‘이펜하우스’, 송파구 문정동 ‘비닐하우스촌’, 금천구 독산동 ‘반수마을’, 영등포구 문래동 ‘문래예술공단’, 용산구 ‘해방촌’, 서대문구 홍제3동 ‘개미마을’을 비롯하여 부산의 반송동, 연산동의 ‘물만골공동체’, 전국 곳곳의 마을도서관운동, 산청 ‘안솔기마을’ 등에서 시도되고 있다. 그 외에도 괴산, 무주, 홍성, 진안 등 전국 곳곳에 다양한 마을살림공동체가 지역사회의 큰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종교공동체는 불교공동체로서 서울 서초동과 문경에 정토회가 있고, 기독교 공동체로서 ‘두레공동체’, 도봉산역 근처의 ‘은혜공동체’ 등 많은 곳이 있지만, 이들은 지역공동체의 성격보다 공동체 성원들의 생활공동체 측면이 많아 논외로 하고 초기부터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한 종교공동체를 중심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1. 산내면 실상사 마을공동체

한국사회에서 나름 면모를 갖춘 지역공동체를 말하라면 실상사가 중심이 된 남원시 산내면을 먼저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실상사는 인드라망 생명공동체 운동의 근본도량이다. 현재 실상사는 사찰 고유의 활동과 지역에서의 역할을 모색하고 있으며, 여기에 더하여 생명평화운동을 전개하고, 마을공동체 운동을 지원하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실상사에서는 함께 살고 있는 출․재가자들은 공동체의 나눔과 화합, 수행을 위한 시간을 갖고, 수시로 ‘생명평화 100대 서원’ 절 명상, 법회(야단법석)나 문화 초청 강연, 공동체 토론(대중공사) 등을 하며 매주 정해진 시간에 함께 공동운력을 한다.

실상사는 1994년부터 비구, 비구니가 동등한 자격으로 입학하여 2년간 공부를 하는 수행자들의 중심 도량이었지만, 이제는 출가자와 재가자가 함께하는 신대승불교운동의 거점이 되고 있다. 그 시발은 1998년 시작된 장기 불교귀농학교였다. 2010년 말까지 운영된 3개월 과정의 장기 귀농학교에서 배출된 1,000여 명의 졸업생이 인근 산내면에 정착하면서 지역공동체는 활기를 띠게 되었다.6)

또한, 실상사는 지리산권 생명평화연대활동을 전개하는 중심거점이다. 산하의 사단법인 ‘한생명’을 중심으로 마을 운동을 전개하며, 여성농업인센터는 문화 활동, 돌봄 활동, 어린이집 및 방과후교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실상사농장’은 공동 운력과 기관별 농사, 나눔텃밭 등의 활동 터전이 되고 있고, 중․고등과정의 대안교육을 진행하는 ‘실상사 작은학교’와 창의적 배움과 생태적 감수성을 바탕으로 건강한 마을 공동체 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는 활동가를 양성하기 위한 생명평화대학도 운영하고 있다(이향민, 2017: 40).

실상사는 지리산을 매개로 한 지역 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지리산을 사랑하는 열린연대’와 ‘지리산살리기 국민행동’을 통합하여 ‘지리산생명연대’를 창립했고, ‘생명평화결사’, ‘사단법인 숲길(지리산 숲길)’과 지리산 종교연대 등을 만들었으며, 세월호 지리산 천일기도 등의 모태 역할을 통해 생명평화운동을 확대시켜 왔다.

또한, 남원시 산동면의 귀정사는 인드라망수련원으로써 교육과 명상수련 등을 진행해 왔고, 남원 귀농․귀촌학교와 숲살림원, 사회연대 쉼터 등의 중심이 되고 있다. 인드라망 생명공동체는 광주 선덕사를 중심으로 도시공동체 사찰의 역할을 모색하고 있고, 서울의 경우 생협과 도시마을공동체 운동 및 ‘우리옷 인드라망’을 운영한다.

실상사는 고려 시대 ‘승도(僧徒)’를 모델로 하는 지역공동체 만들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역분권과 주민자치가 바로 한국사회의 변화 방향이며 향후 조계종단도 그러한 변화의 방향과 조응하여 사회활동을 전개하여 나가야 한다고 할 때, 실상사의 이 실험은 불교의 미래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주목하며 지향해야 할 한 방향임이 틀림없다.

도법스님과 실상사의 실험과 실천은 한국불교의 대안을 넘어서 한국사회와 세계의 비전을 키우는 자궁이자 씨앗 역할로 주목받았다. 2001년 5월 26일 지리산 달궁계곡에서 진행된 ‘생명평화․민족화해 지리산 위령제’와 이후 좌우익 이념대립 희생자와 개발에 스러져간 뭇 생명을 위한 ‘생명평화․민족화해․평화통일 지리산 천일기도’가 진행된 뒤에, 이를 기반으로 ‘지리산생명연대’를 거쳐 2003년 11월 15일 ‘지리산 생명평화결사’가 창립되었다. 이후 2004년 3월 1일부터 지리산 노고단에서 ‘생명평화탁발순례’의 대장정이 시작되어 2008년 12월 13일까지 장장 5년간에 걸쳐 도법스님을 중심으로 많은 사회 인사들과 회원들이 전국 방방곡곡, 도시와 농촌을 다니면서 우리 사회의 지역 현장을 살폈고, 지역의 사회 인사들과 만나 대화를 해나가기 시작했다. 이 장정은 과연 이 시대 생명은 무엇이며 진정한 평화가 무엇인지를 발견하고 찾아가는 여정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사람들이 지역에서 만나는 대화의 장이 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이제까지 용어의 관념성 때문에 많은 사람이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동의하지 않았던 ‘생명’과 ‘생명운동’이 ‘시대의 앞선 가치이자 전환의 새로운 이념’으로 공인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생명평화라는 화두를 중심으로 ‘지역자치, 풀뿌리 생명공동체 운동’의 철학적 방향이 노정되는 계기가 되었다.

실상사는 귀농학교라는 교육사업으로 사람을 모으고 이들을 인근 지역에 뿌리를 내리도록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이렇게 주민들이 많아지면서 대안학교, 학부모 모임, 여성농민, 어린이, 청소년, 각종 공부모임과 카페, 식당, 옷가게 등이 생겨 농업 중심에서 마을살이 중심으로 변화되었다. 그동안 실상사는 지역공동체의 ‘비빌 언덕’으로서 큰 역할을 해왔지만, 점차 과거와는 다른 변화들을 시도하고 있다. 실상사는 이제 더욱 근본에 천착하면서 산내면 마을공동체의 변화와 진화를 끌어내야 할 것이다.

2. 농선도량 관음사와 봉화의 지역공동체

농선도량 관음사는 동명스님의 발원으로 창건된 사찰이다. 이후 외손자인 최병호 법사가 맡아 운영하면서 ‘일 수행도량, 염불하며 일하는 도량, 즐거운 도량, 행복한 도량, 공부하는 도량’을 기치로 지역공동체를 만들어왔다. 농선도량은 “말 그대로 농토를 수행의 기본도량으로 삼고, 농토가 바로 대불전(大佛田), 소불답, 참선밭을 삼아 수행하는 도량이다. 파종할 씨앗에 부처님의 대자비를 심고, 수확한 농산물에 대자연의 감사함을 담아내는 도량, 밭을 갈고 김을 매면서 풀 한 포기마다 불보살님의 명호를 새기며, 이 농산물이 쓰여지는 곳마다 부처님의 공덕을 전하는 도량”(최병호, 2015: 42)을 발원하고 있다.

최병호 법사는 초기에 기도하고 정진하며 법사로서 법당을 안정시키는 활동에 전념했고, 특히 가족의 전폭적인 지지와 신뢰를 얻으면서 고향 동네에서 수행과 포교를 하는 법사로서 오랫동안 지역사회에서 믿음을 쌓아왔다. 사찰 내에 신도조직인 거사 불자 모임 ‘유마회’, 여성 불자 모임 ‘승만회’, 청년 불자 수행모임을 조직했고, 매월 헌공법회와 근본교리 강좌 등 다양한 공부모임을 빼놓지 않았고, ‘유마회’를 중심으로 생활의례를 불교식 의례로 만들어 널리 알리는 등 농선도량 관음사가 지역 신행조직으로서 튼튼한 뿌리를 내리게 하였다. 이뿐 아니라 농한기(11월∼4월)를 이용하여 집중적으로 기초예절, 부처님 일생, 근본교리, 천수경, 반야심경 강의를 하고, 백중 10일간은 특별정진으로 목련경, 우란분경, 부모은중경, 자비도량참법 등을 독송․공부하였으며, 매년 동안거 100일 정진 기간(12월∼3월)을 두어 기도하고, 수행일기를 쓰며 자기 점검을 하는 일상수행을 펼쳐왔다.

농사는 수많은 다른 생명의 희생 없이 할 수 없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으며 1년에 3번 방생 법회를 했다. 그리고 군법당을 방문해 장병들과 합동 법회를 갖는 것 이외에 상담, 강의, 공연 등 새로운 방식으로 교류하였다. 또한, 지역의 청소년들을 위해 군부대 장병들을 교사로 초빙하여 수학과 영어 등 방과 후 학업을 도와주고, 인성개발 교육으로 108배 기도와 참선 등을 실시하면서 지역의 인재들을 양성해왔다. 그리고 환경생태학교를 중심으로 한 여름불교학교도 빠짐없이 진행하면서 지역의 청소년, 젊은이들과 군부대, 노인들을 대상으로 활동을 해왔다.

농선도량은 사찰로서 만이 아니라 지역의 훌륭한 농업지원센터로서 더욱 큰 역할을 하였다. 최병호 법사는 밭과 논, 들에서 지역 사람들과 함께 농사를 짓고 일손을 도우며, 새로운 농법과 다양한 전문성을 쌓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농사가 곧 수행이었던 그는 법사이지만 농사꾼이면서 마을공동체에서는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 일꾼이었다. 그는 트랙터를 구매하여 마을의 밭 가는 일을 도맡아 했고, 품앗이의 수익금으로 어르신들의 간식도 제공하는 등 지역민들에게 소중한 존재였다.

또한, 그는 육종 연구실을 만들어 배양한 동양란, 부귀란, 식충식물 등 특용작물을 자체생산하여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다. 이것들을 축제행사나 전시회에 출품하고, 부설농장에 각종 체험장을 만들어 기업들의 방문을 유치하며 지역농산물을 판매하는 등 도시와 농촌이 상생하는 다양한 도농 교류의 장을 만들어왔다.

또한, 지역 내에 다양한 소모임을 주도하고 만들었다. 풍물패 ‘하늘지기 땅지기’를 창립하여 부처님오신날, 봉화 송이축제, 삼계 줄다리기, 농업인의 날 등에 공연하면서 지금은 60명의 단원이 활동할 정도로 활성화되었다. 또, 상운면 조기축구회를 만들어 지역의 젊은이들과 적극적으로 함께 어울렸고, 이들은 봉화지역공동체의 중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또한, 봉화와 상운지역의 농촌마을 종합개발사업을 유치하여 5년간 70억 원의 지원을 받아 가곡리, 운계리, 하눌리 일대를 개발하는 추진위원장을 맡아 지속가능한 상운지역을 만드는 데에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지역공동체를 위해 상운면 소재지에 황토찜질방, 방과후공부방, 지역정보센터, 운동시설 등을 만들었고, 폐교를 매입하여 도농교류센터, 체험학습장을 만들어 운영했으며, 지역 농촌의 문화적 가치를 알리는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친환경농업을 연구하는 모임 ‘참농부’를 만들어 공부하고, 특히 귀농교육기관인 ‘봉화 전원생활학교’를 개설하여 현재까지 1,3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하고, 이 중 400여 가구가 봉화로 귀농하게 하였다.

그는 봉화 관내의 종파를 초월한 신행조직인 ‘봉화불교 법우회’를 결성하여 크고 작은 봉사활동과 이웃 종교들과의 체육대회와 상호교류 활동을 전개하며, 매월 1회 큰스님을 찾아뵙고 불교공부를 하는 모임을 운영하는 등 지역의 청소년 문제, 교육문제, 지역발전과 지역혁신을 모색하는 활동을 해왔다.

농선도량은 1980년대 사회변화를 위해 학생운동을 해왔던 최병호 법사 한 사람의 원력이 지역에 얼마나 큰 변화를 만드는지를 확인하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농선도량은 조계종 사찰도 아니고 더욱이 출가승이 아닌 재가법사라는 어려운 여건에서도 높은 원력으로 이루어가는 지역공동체라서 더욱 주목할 만하다.7)

3. 강원도 화천과 강북구 수유리의 밝은누리 공동체

밝은누리 공동체는 현재 서울시 강북구 인수동(약 150여 명), 강원도 홍천군 서석면(약 100여 명), 경기도 군포시 산본동(약 20여 명) 등 세 곳에서 공동체를 이루어 살고 있다. 이 공동체는 1991년 최철호 목사가 주도한 ‘기독청년아카데미’에서 출발한다. 그는 교회의 ‘근본 자리’를 찾는 것이 사회변혁의 중요한 핵심이라고 생각하여, ‘기독청년아카데미’에서 함께 공부하던 젊은 개신교인들과 함께 공동체를 시작하였다.

2001년 북한산 화계사 입구 수유리의 인수마을에 터를 잡고 ‘교육은 가정을 넘어 마을에서 이루어진다’는 생각으로 마을배움터를 시작하였다. 이곳 인수동의 150여 명을 공동체로 묶는 것은 바로 ‘마을밥상’이라는 마을식당이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식사를 이곳에서 해결하는데, 한 달에 1인당 9만 원의 식사 월권과 3만 원의 찻집 월권만 있으면 기본생활이 가능하다. 이곳에서 매끼를 공동으로 식사하면서 육아를 함께 한다. 수유리 공동체에 유독 어린이들이 많은 이유는 서로 육아를 돌아가며 하기 때문이다. 육아협동조합인 '도토리어린이집'이 그 역할을 한다. 그러나 세 살까지는 부모가 직접 돌보는 것을 기본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아빠들도 엄마와 동등한 부모로 육아의 주체 역할을 한다. 이들이 여유 있는 것은 식사준비를 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생활과 시간에 대한 부담이 훨씬 줄어들기 때문이다. 당번이 육아 품앗이를 하면 다른 부모들은 북한산 둘레길을 산책하거나 밝은누리 공동체의 찻집에 모여 차를 마시고 대화하거나 나누어져 있는 조별로 공부모임을 하기도 한다.

교육기관으로는 인수동에 저학년 초등학교인 ‘살구나무 배움터’, 고학년 초등학교인 ‘감나무 배움터’가 있다. 그리고 홍천군에 있는 공동체인 ‘밝은누리움터’에는 ‘생동중학교’라는 대안 중등과정의 비정규학교가 있다. 이곳은 친생태환경교육을 지향하면서 직접 작물을 재배하고 자연과 더불어 생명평화의 정신을 배우는 학교이다. 그리고 자녀들을 가까운 상생초등학교에 다니게 하여 농촌 지역의 작은 학교를 살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의 교육은 학력, 학벌이라는 허위의식에 매이지 않고 참다운 배움에 집중한다(조현, 2018: 95).

홍천 공동체의 중심인 고등학교와 대학교 통합과정인 ‘삼일학림’은 고등학생과 청년 및 일반 성인들도 함께 공부하는 배움터이다. 하늘땅살이(농사), 집짓기(건축), 만들기(생활기술), 얼밝히기(종교, 철학, 역사), 몸살림(수신, 양생), 고운울림(살림예술) 등이 필수과목이며, 외국어, 수학, 과학, 사회는 필요에 따라 선택하여 배운다.

인수동 공동체의 경우 구성원은 개별적으로 직장생활을 하며 버는 돈의 액수에 따라 공동체에 차등으로 내고 있다. 밝은누리 공동체는 개신교공동체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개신교에 국한하지 않고 폭넓게 문호를 개방한 열린 공동체이다. 그래서 동양철학과 불교철학 등 다채롭고 풍부한 정신세계에 대해 공부하는 학습공동체이기도 하다. 또한, 이곳의 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생명평화운동을 전개하는 사회운동기구 역할을 하기도 한다.

현재 밝은누리 공동체는 1년 과정의 ‘공동체 지도력훈련’을 통해 청년들과 동참자들을 만나고 있다. 생명평화를 위한 대안적 삶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을 초청하여 학습하고, 통일 기행과 역사 기행, 농활 등을 통해 리더십을 양성하는 ‘청년학당’도 운영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흙집을 짓는 사회적 협동조합 ‘흙손’, 동북아 생명평화운동의 일환으로 매월 1회 역사적인 장소를 방문하는 ‘생명평화 고운울림 기도순례’도 진행하고 있다.8)

밝은누리 공동체는 도봉구의 은혜공동체와 더불어 도시에 기반을 둔 성공적인 공동체로 평가되고 있고, 매우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며 생활세계의 전환을 이루는 생명평화의 대안적 사례로 꼽히고 있다.

4. 거창의 불교명상공동체 ‘행복한 마을’

‘행복한 마을’은 거창군 남하면에 소재하고 있으며, 사부대중 공동체를 지향하는 명상공동체이다.9) 설립자인 은산스님은 1995년 제너센터(Zener Center)를 설립하고, 2005년 거창의 제너하우스(Zener House)로 이전하였다. 이듬해 2006년 7월 9일 ‘행복한 절’을 창건하여 천일기도를 하였고, 이후 2008년 7월 9일 사단법인 ‘행복한 마을’을 발족시켰다. ‘행복한 마을’의 사명은 “부처님의 자비와 사랑으로 온 세상이 진정한 행복을 누리게 한다”10)이며, “삶과 일치되는 명상을 통해 진정한 행복을 깨닫고 실현하는 행복한 마을(명상), 교육을 통해 행복나눔이를 양성하여 진정한 행복을 널리 전하는 행복한 마을(교육), 자선활동을 통해 나눔의 기쁨을 깨닫고 자비와 사랑을 실천하는 행복한 마을(자선), 창조를 통해 참나의 진정한 힘을 깨달아 잠재된 무한한 능력을 펼쳐 보이는 행복한 마을(창조), 사회에 기여하는 사업활동을 통해 세상을 이끌어가는 행복한 마을(사업)” 등 5가지를 목표로 삼고 있다.

‘행복한 절’은 사섭법(四攝法)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행복나눔이 행동 강령’을 신행기풍으로 하고 있다. 다섯 개 항목이란 ① 항상 다른 이에게 베풀고, ② 항상 진실 되고 좋은 말, 사랑스러운 말을 하며, ③ 모든 이에게 이익되는 일을 하고, ④ 상대방의 고통과 아픔을 나의 것으로 여기며, 항상 참됨의 길로 이끌며, ⑤ 하루 1000원(매달 3만 원)을 기부하는 것이다.

‘행복한 절’을 기반으로 출발한 ‘행복한 마을’은 사부대중이 모여 사는 마을공동체를 지향한다. 명상, 생활, 자족경제, 사회적 기능이 어우러진 마을을 지향하며 공동으로 공양하고 자급자족 생활을 지향하며, 스스로 도솔천을 구현하자는 취지를 갖고 있다. 거창11)을 시작으로 대전과 미국 볼티모어에도 ‘행복한 마을’을 조성할 계획을 세우고 있고, 다른 지역의 ‘행복한 마을’로 이주할 때 주택을 교환할 수 있는 스위치(Switch) 주택 제도를 두고 있다.

이곳에서 운영하는 ‘나랑명상센터’는 부산시 수영구에 있으며, 은산스님이 중심이 되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오후, 저녁 2시간씩 명상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아침의 소리’라는 명상메시지를 1주일에 2∼3회 정도 회원들에게 보내고 있으며, ‘나랑’이라는 기업을 만들어 침구, 유아용품, 손수건, 양말, 스카프 등과 장류, 기프트 용품 등을 판매하고 오신채를 사용하지 않는 사찰요리를 현대식으로 만든 전문 채식식당 ‘베지나랑’도 거창과 부산 광안리 2곳에서 운영하고 있다. 2018년 2월부터는 공유의 가치를 확산하기 위한 비영리 브랜드 ‘공공생활(共空生活)’을 개발해 채식과 명상문화를 함께 하는 복합힐링 문화공간을 만들었다. 또한 ‘공생습관학교: 나눔도 습관이다’는 매월 첫째, 셋째 주 토요일 3시부터 공생학교 배움의 장을 통해 명상도 하면서 다양한 나눔을 경험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문화공간 운동을 전개하기도 한다.

은산스님은 사부대중 공동체의 실현을 중요한 목표로 삼고 있다(김성동, 2017).12) 이곳에서 특히 주목되는 것은 ‘만클릭운동’이다. 이것은 매월 초에 카페에 보시할 사람들의 원력과 행장을 올린 후에 그중에서 추첨을 통해 선정된 한 사람을 참가자들이 1만 원씩 추렴하여 마련한 기금을 의미 있게 사용하고, 나중에 내역을 공지하는 독특한 모금방식이다.13)

은산스님은 승가가 바로 서기 위해서 갖추어야 할 조건으로 중요한 것은 무소유 정신이며, ‘행복한 절’과 ‘행복한 마을’은 사부대중이 무소유의 삶을 구현하여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사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한다.

5. 마곡사의 지역공동체, 대구 동화사의 승시, 대구 관오사의 마음재단
1) 마곡사의 지역공동체

2010년 전후로 마곡사는 인근 세종시와 천안․대전권을 중심으로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사찰의 ‘생태농장’에서 직접 김치를 담가 관내 시설과 소년소녀가장들에게 나눠주는 행사를 매년 진행하기도 했고, 인근 유구․마곡 지역에 거주하거나 향후 이주하여 마을공동체운동을 전개할 사람들을 중심으로 생태순환 마을공동체 복원을 위한 ‘마곡사 영농법인’, ‘마곡사람’ 협동조합 설립을 추진하기도 했다. 또한, 인근 폐교를 생태교육공간으로 활용하여 ‘에너지 생태건축협동조합 두레배움터’를 운영하면서 사찰의 에너지 자립과 절약을 위한 다양한 워크숍을 시행했고, ‘마곡사 신록축제’ 등 지역단체와 예술가, 주민들이 결합하는 프로그램도 매년 전개해왔다. 이처럼 마곡사는 늘어나는 귀농자들을 대상으로 사찰이 중심이 되어 지역공동체를 만드는 데 있어서 주목할 만한 모델로 기대되었다. 일을 추진하는 진행팀과 사찰팀들의 호흡이 맞지 않고 마곡사 내부의 여러 문제로 인해 이 실험은 좌절되었지만, 남아 있는 귀농팀들과 에너지 관련 팀들의 활동이 계속되고 있어 여전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2) 대구 동화사의 승시

고려 시대까지 사찰에 필요한 생활용품이나 불구(佛具)를 거래하는 스님들의 장터인 승시(僧市)가 전국 곳곳에서 열렸다. 특히 부인사와 팔공산 인근에는 수천 명의 스님이 수행하고 있는 곳이라 전국에서 유일하게 정기적으로 승시가 열려 여러 사찰의 문화와 전통이 소개되기도 하고, 다양한 정보가 공유되는 통로 역할을 했다. 이후 중장터 또는 승시라고 명명된 이 시장은 운주사, 선운사, 팔공산 등에서 이루어지다가 근대에 들어 명맥이 끊어졌는데, 동화사가 2010년부터 과거 전통을 재현하는 지역축제 차원에서 승시를 다시 열고 있다.14) 주최 측은 매년 세미나를 개최하여 앞으로 승시의 정착과 발전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 현대판 5일장이자 호혜시장, 공유장터로서 현재 지역적 기반은 충분하지 않지만, 불법(佛法)을 펼치는 야단법석으로서 승시는 대구지역의 공동체 경제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박송묵, 2018: 19).

3) 대구의 함께하는 마음재단

대구 ‘함께하는 마음재단’은 관오사의 지도스님이 중심이 되어 운영하고 있다. 이 재단은 1990년 불교사회복지회로 설립된 이후 현재 노인복지영역(‘햇빛노인복지센터’, ‘햇빛치매노인복지센터’, ‘희망의집(경로식당)’, ‘여래원’, ‘대구남부노인보호전문기관’, ‘범물노인복지관’, ‘내당노인복지관’, ‘중구노인복지관’), 지역복지영역(‘남구종합사회복지관’, ‘유리어린이집(장애전담)’, ‘대구남구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아난어린이집(직장보육)’, ‘남구지역아동센터’, ‘남구건가’, ‘다가통합센터’, ‘보현이주여성쉼터’, ‘대구서구청소년수련관’, ‘수성구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자원관리센터’, ‘나눔운동체험운동본부’), 자활복지영역(‘대구남구지역자활센터’, ‘경북경산지역자활센터’, ‘대구광역자활센터’, ‘대구남구시니어클럽’, ‘대구수성시니어클럽’, ‘대구희망리본본부’, ‘수성여성클럽’, ‘수성여성새로일하기센터’) 등의 분야에서 25개의 기관을 운영하고 있다(박송묵, 2018: 52).

이 재단은 2005년부터 ‘마을만들기’ 사업을 본격 추진하며 모든 산하 기관의 중심사업으로 진행해 왔다. 그리고 노인복지시설의 교환제도로서 지역통화를 운영하기도 했다. 또한 ‘사람과 사람을 잇는 햇빛촌마을만들기’라는 슬로건으로 지역만들기, 사람만들기, 문화만들기 등을 추진해온 사례는 대단히 주목해야 할 사례이다(박송묵, 2018: 50).

6. 해외의 사례: 태국의 아속공동체와 왕사닛 아쉬람

지역을 기반으로 한 불교공동체를 찾을 때는 그 경계가 모호한 측면이 많지만, 대체로 사찰의 승가 공동체와 지역사회가 연관되어 발전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기준에서 보면 태국의 ‘아속(Asoke) 공동체’와 ‘왕사닛 아쉬람(Wongsanit ashram)’, 프랑스의 ‘플럼빌리지(Plum Village)’15), 스리랑카의 ‘사르보다야 슈라마다나 운동(Sarvodaya Shramadana Movement)’ 등을 대표적 사례로 꼽을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아속 공동체’와 ‘왕사닛 아쉬람’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고자 한다.

1) 아속(Asoke) 공동체16)

아속 공동체는 1975년 초 태국승려위원회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프라 포틸락 스님이 상좌부와 대승불교를 모두 적용한 수행법을 만든 뒤에 방콕 북쪽 외곽지역에 ‘산티 아속’이라는 공동체를 만들면서 시작되었다. 부패하고 물질적으로 오염된 태국의 불교종단을 비판하며 별도의 공동체를 만든 것이다. ‘아속(Asoke)’란 ‘고통 없음’을 뜻하는 것이고, ‘산티’는 평화를 뜻한다.

아속은 기성의 삶의 방식을 철저히 거부하며 ‘부니욤(Bun-niyom, 복짓기주의)을 실천하는 복 짓는 단체(Bunniyom Society)’를 표방한 불교 수행 조직이다. 그래서 부니욤 네트워크라고 하기도 한다. 이곳은 4개의 기본 힘을 행동 법칙으로 하고 있다. 그 4가지란 1) 도덕적 원칙을 가르쳐주는 담마(부처님의 가르침), 2) 담마의 가르침에 따르는 윤리적 행동, 3) 종교적․사회적 통합, 4) 자기 자신과 타인을 위해 자비로운 행동을 하게 하는 법칙인 카르마이다. 아속은 자급자족하는 자연친화적 공동체이다.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농사를 지으며, 수확하여 얻은 것만 소비한다. ‘적게 소비하며, 많이 일하고, 사회에 환원하자’는 슬로건으로 선업(복)을 짓는 행위를 중요 실천으로 하고 있다.

태국에는 현재 9개의 아속 공동체가 있다. 1976년 산티 아속, 시사 아속, 살리 아속이 생겼고, 1980년에는 파톰 아속, 1990년 시마 아속, 1994년에는 라즈취타니 아속, 1995년에는 트랑의 탁신 아속, 치앙마이의 푸파파남 아속, 차이야품의 힌파파남 아속 등이 설립되었다. 포틸락 스님은 태국 정치인의 부패와 타락에 반대하는 시위에도 가담한 적이 있으며, 청백리로 유명한 방콕시장인 장롱 스리무앙도 이 스님의 네트워크에서 함께 하고 있기도 하다.

9개의 아속 중에서 시사 아속이 가장 유명하며 ‘성실히 일하기, 오계 지키기, 채식하기’ 등이 마을에서 지켜야 할 공동체 규칙이다. 이곳은 80가정, 200여 명의 재가신자가 살고 있고, 10계를 따르는 아속 스님들이 살고 있는 자급자족공동체이다. 특히 이곳만의 디톡스(독소 제거) 프로그램이 전국적으로 대단히 유명하다. 관장을 하면서 해독하는 이 프로그램은 태국의 20여 곳의 보건소에서도 운영하고 있다.

현재 30개의 공동체가 속해 있는 이 부니욤 네트워크는 9개의 학교, 6개의 채식 레스토랑, 4개의 유기농 비료공장, 3개의 쌀방아간, 2개의 허브의약품 공장, 하나의 병원, 160헥타르의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태국 교육부는 아속 학교를 모델로 지정하여 서양 추종 교육이 아닌 태국 고유의 교육을 본받도록 하고 있으며, 잠롱 전 방콕시장이 탁신 총리의 경제자문이 되면서 금융위기로 파산에 몰린 농민을 위한 ‘빚 탈출 프로젝트’를 실시해 무려 30만 명이 자연농법과 자급자족 방식을 터득해 고향으로 내려갔다고 한다(조현, 2018: 312).

2) 왕사닛 아쉬람

왕사닛 아쉬람은 세계적인 재가 참여불교 운동가인 술락 시바락사17)에 의해 만들어진 NGO 활동가들이 사는 공동체이다. 기증받은 부지에 대안적인 사회모델과 사회 활동가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한 술락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불교 기반의 공동체이다. 1984년 황무지를 개간하여 시작되었고, 현재는 35명이 공동노동과 생활을 하고 있다.

술락은 1960년대부터 지금까지 수차례 투옥과 추방을 당한 태국 민주화운동의 중심인물로서 존경받는 불교 지성인이자 사회운동가이며 국제참여불교네트워크를 만든 사람이기도 하다.

아쉬람은 국제생태마을네트워크(GEN)의 아시아 지부 역할을 하고 있다(전화영, 2008). 왕사닛 아쉬람은 ‘영성이 있는 교육’ 운동을 펼치고 있는데, 태국뿐 아니라 미얀마와 라오스의 풀뿌리 지도자들을 위한 리더십 교육도 함께 하고 있다. 부유한 나라를 모델 삼아 따라잡는 교육이 아니라, 생태적이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기본으로 두고 자립적이고 건강한 마을을 가꿀 수 있는 지도자들을 길러내려고 노력한다. 생태마을 디자인교육(EDE, Eco-village Design Education)이라 불리는 이 교육은 국제생태마을네트워크와 가이아 에듀케이션(Gaia Education), 그리고 유네스코(UNESCO)에서 공인된 교육과정으로 생태마을의 설립자 및 전문가들에 의해 만들어졌다. 4주(120시간) 동안 생태적 삶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4가지 특징인 ‘세계관, 사회, 생태, 경제’를 중심으로 자신과 지구의 삶을 조화롭게 디자인하는 교육을 시행한다(Global Ecovillage Educators for a Sustainable Earth, 2012).

이 리더십 교육에서 눈에 띄는 것은 단순히 일회성에 그치는 교육이 아니라 꾸준히 점검하고 다시 모여 토론하는 등 오랜 기간에 걸쳐 서로 교류하고 토론하는 과정의 교육을 한다는 점이다. 생태마을 디자인 교육코스는 오늘날의 위기를 ‘대파국’이 아니라 ‘대전환’의 메시지로 인식하며, 세계관과 자급자족의 경제, 인간과 자연의 재연결 작업과 감수성을 위한 통합적 교육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Ⅴ. 나가면서

오늘날 공동체는 조직이나 사회적 위기 시대에 그 사회를 변화시키는 하나의 방식이다. 스스로 그 삶을 실현함으로써 사회적인 메시지를 발신하며, 그것이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희망과 대안의 빛이 되고 있다. 오탁악세의 타락과 갈등의 위기 시대에는 항상 근본으로 돌아가고, 궁극에는 상호부조와 협력과 배려의 공동체만들기를 통해 그 이상을 구현하려는 시도들이 있었다.

지역을 기반으로 한 풀뿌리 마을공동체는 우리가 지향해야 할 직접민주주의가 구현되는 자치, 지역순환의 기반을 만드는 자립적 경제, 지역의 문화를 보존하는 상호부조의 공동체이다. 이러한 풀뿌리 자치공동체는 한국사회의 더 나은 진화를 위해 필요한 측면도 있지만, 남북의 평화와 통일을 준비하는 데도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더욱이 오늘날 퇴행하는 한국불교의 발전 방향도 지역을 기반으로 한 공동체, 사람들끼리 관계의 밀도를 높여 상호의존과 협력을 기반으로 한 공동체사회 만들기로 나가야 한다.

앞의 사례들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째는 공동체의 초기에 권위를 갖는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교육사업이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공동체 운동이 새로운 가치관 운동이며 세계관 운동이기 때문에 일반인들에게 철학과 신념의 변화를 촉진하기 위한 교육사업은 매우 중요하다. 또한, 이를 통해 의지와 가치가 서로 잘 맞는 사람들을 발굴하고 훈련을 통해 공동체에 참여하게 하는 리더십을 모으기도 한다. 그리고 각 공동체는 공동체성을 유지하기 위해 갈등구조를 해결하는 방법과 의사결정의 민주주의를 위한 나름의 방침들을 갖고 있으며, 사람들끼리 통합성을 더욱 높이고 마음을 결합시키는 많은 사례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지역공동체는 지역의 역사성을 계승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지역을 알고 이해하기, 지역을 가꾸고 지키는 일, 지역의 일꾼이 되는 일부터 지역문화위원회, 지역경제자립위원회, 지산지소(Local Food)위원회, 지역자치, 대안에너지, 지역자연보존, 슬로라이프, 국제협력, 통일평화위원회, 지역종교연대, 지역언론 등의 지역화 전략이 중요한 실천이 되어야 한다. 이렇게 공동체적 관계망을 긴밀하게 만들어 먹을거리를 순환하고, 에너지를 순환하고, 쓰레기 폐기물의 지역순환이 원활하도록 교육해야 한다. 그리고 마을을 고향으로, ‘떠돌이 주민’을 ‘붙박이 주민’으로 만드는 활동에 불교가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

몇몇 사람들끼리만 재미있게 사는 것이 어떤 사회적 의미가 있는가를 의문시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오랜 기간에 걸쳐 사회적 변화를 도모하기 위해서는 결국 스스로 행복한 삶을 살면서 구현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래서 말과 주장으로가 아니라 그들의 대안적인 삶과 생활을 통해 주변을 설득하고 감동시켜야 한다. 이러한 공동체들의 점과 점이 모여 선이 되고, 이러한 선들이 모여 면을 이루는 것이다. 바닷물 속의 소금은 그저 3%밖에 되지 않지만, 바닷물의 성격을 결정하듯, 인간의 삶 속에 이러한 대안적인 공동체가 3%만 차지한다고 해도 세계는 금방 새로운 시대에 접어들게 될 것이다.

Notes

1) 유정길(2017: 10)의 내용을 축약하였다.

2) ‘소행주’는 성미산마을을 비롯해 서울(신내동, 화곡동, 삼각산 등)과 부천, 과천 등에, 코비즈건축협동조합은 안성(들꽃피는 마을, 로자리안), 광주광역시, 용인, 하남, 괴산 등지에 코하우징 주택을 건축했다.

4) 다른 글을 통해 위의 각각의 공동체에 대해 길게 설명한 적이 있지만, 이 글에서는 주로 마을공동체에 대한 이야기에 집중할 예정이다.

5) 기존의 마을을 생태공동체로 전환하는 ‘전환마을운동’도 귀촌자들이 시도해 보아야 할 활동이다. 또한, 귀촌자들의 올바른 정착을 위해서는 ‘농민생활 기본소득제’가 실현되어야 한다.

6) 2018년 10월 현재, 산내면민은 총 2,000여 명인데, 이중 1/4에 해당하는 450여 명이 귀농가족이다.

7) 이제는 최병호 법사 이외의 다양한 지도자들이 등장하여 지역사회에서의 역할을 감당해 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농촌을 비즈니스모델로서 구상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을 어떻게 구체적인 성과로 설득할 것인가도 중요한 과제이다.

8) 밝은누리 홈페이지: http://www.welife.org/

9) 행복한 절 홈페이지: http://www.happytemple.org/

10) 행복한 마을 홈페이지: http://happyvillage.or.kr/

11) 거창에는 12세대 규모의 수행공동체 ‘휴심정’과 14명 규모의 승려복지관 ‘심검당’을 준비하고 있다.

12) 2017년 4월 인터뷰에는 '행복한 절'에 비구 2명, 비구니 3명, 우바새 1명, 우바이 5명 등, 11명이 함께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갈등을 대비한 경직된 규율을 만들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규율은 공동체를 경직되게 할 우려가 있으며, 서로의 순수한 마음에 천착하면 갈등을 새롭게 보는 힘을 기르고 극복의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13) 2018년 8월 9일까지 126번째 행사를 진행하였다. 자세한 것은 만클릭 카페 홈페이지(http://cafe.daum.net/ioooo.org)를 참조.

14) 팔공산 산중장터 승시 홈페이지(http://www.seungsi.com/bbs/content.php?co_id=1020)를 참조.

15) 플럼빌리지에 대해서는 틱찬팝캄(2013: 19)을 참조.

16) 아속공동체에 대해서는 피쿨 와니차피차트(2013: 50)와 조현(2018: 304)을 참조.

17) 술락 시바락사는 1960∼1970년대 태국 민주화 운동의 중심인물이며, 태국에서 높이 존경받는 불교지성인이자 사회운동가로서 국제참여불교네트워크를 만든 사람이기도 하다.

참고문헌

1.

귀농정책연구소. 2017. “귀농운동론 2.0.” 『귀농통문 2017년』 봄호 통권 81호.

2.

김성동. 2017. “‘만남인터뷰’ 행복한절 은산스님: 사부대중공동체는 어떻게 재현되는가.” 『불광』 4월호. http://www.bulkwang.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743

3.

마하트마 간디. 2006. 『마을이 세계를 구하다』. 김태언 역. 녹색평론사.

4.

박송묵. 2018. “사찰경제, 마을에서 길을 찾다.” 『승시 미래를 위한 전망』. 승시 학술세미나 자료집. 팔공산승시축제봉행위원회.

5.

박원순. 2009. 『마을에서 희망을 만나다』. 검둥소.

6.

신용인. 2018. “마을공화국의 제도화 방안.” 『법학논총』 30(3): 275-314.

7.

올리버 포피노(Popenoe, O.)․크리스 포피노(Popenoe, C.). 1994. 『세계의 공동체마을들』. 이천우 옮김. 정신세계사.

8.

유정길. 2013a. 『생태사회와 녹색불교』. 아름다운 인연.

9.

유정길. 2013b. “한국의 불교공동체와 불교의 미래.” 『현대사회의 위기와 종교공동체의 역할』. 불광사 중창불사 낙성기념 국제학술포럼 자료집. 불광연구원.

10.

유정길. 2017. “한국불교공동체의 실험과 전망.” 『21세기 대안공동체의 실험과 불교』. 선지식도량.

11.

이병철. 2007. 『나는 늙은 농부에 미치지 못하네』. 이후.

12.

이필렬. 1994. “과학기술이 발달과 환경문제.” 『환경논의의 쟁점들』. 환경연구회, 나라사랑.

13.

인드라망생명공동체. 2008. 『마을에서 길을 찾다』. 인드라망.

14.

전화영. 2008. “[착한여행지] 왕사닛 아쉬람(태국, 나칸아욕부리).” https://blog.naver.com/fairtravel/10025828794

15.

정규호. 2008. “지역공동체와 풀뿌리 거버넌스.” 『마을에서 길을 찾다』. 인드라망.

16.

조현. 2018. 『우리는 다르게 살기로 했다』. 도서추판 휴.

17.

최병호. 2015. “지역공동체를 통한 비즈니스 모델 창출방안.” 『지역공동체 포교활성화』. 제65차 포교종책연찬회 자료집. 대한불교조계종 포교원 포교연구실.

18.

코린 맥러플린(McLaughlin, C.)․고든 데이비드슨(Davidson, G.). 2005. 『새벽의 건설자들』. 황대권 역. 한겨레출판사.

19.

틱찬팝캄. 2013. “틱낫한 스님과 조화롭고 깨어있는 수행공동체 플럼빌리지.” 『현대사회의 위기와 종교공동체의 역할』. 불광사 중창불사 낙성기념 국제학술포럼 자료집. 불광연구원.

20.

피쿨 와니차피차트. 2013. “생태적기업과 나눔의 경제공동체를 지향하는 아속공동체.” 『현대사회의 위기와 종교공동체의 역할』. 불광사 중창불사 낙성기념 국제학술포럼 자료집. 불광연구원.

21.

Global Ecovillage Educators for a Sustainable Earth. 2012. Ecovillage Design Education: A Four-week Comprehensive Course in the Fundamentals of Sustainability Design. Gaia Education. https://gaiaeducation.org/wp-content/uploads/2017/02/EDE-Curriculum-English.pdf

22.

J. K. 깁슨 그래이엄(Gibson-Graham, J. K.)․제니 케머런(Cameron, J.)․스티븐 힐리(Healy, S.). 2014. 『타자를 위한 경제는 있다』. 황성원 옮김. 동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