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한국불교는 고령화와 인구 감소에 따른 신도수 감소, 농촌 지역사회의 쇠퇴, 탈종교화(또는 세속화) 현상 등으로 인해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2015년 인구조사 결과에서 불교 인구가 약 310만 명 감소했으며, 이는 한국불교에 큰 충격을 주었다. 이와 같은 감소 추세는 특히 농촌지역에서 두드러지며, 전통적으로 불교 신도가 많았던 세대의 고령화와 함께 사찰의 기능이 위축되고 있다. 농촌지역에서의 인구 감소와 고령화는 사찰의 운영과 유지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위기는 농촌지역 사찰의 생존 문제와 직결되며, 한국불교의 미래를 위해 농촌 사찰의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
또한,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종교는 주변화되고 있다. 과거에 비해 종교의 사회적 역할이 축소되었고, 특히 젊은 세대는 종교에 관한 관심이 감소하고 있다. 젊은 세대의 탈종교화 경향은 전통 종교라는 불교의 이미지 및 낮은 사회적 역할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깊이 관련되어 있다. 이는 불교계에 미래지향적 대응을 과제로 요구한다. 게다가 농촌지역 불교의 경우는 노년층의 이탈도 많다. 불교는 노년층에서도 신도 감소 현상을 겪고 있으며, 노년층의 실질적 필요에 부합하는 복지와 지원 프로그램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이에 따라 농촌 사찰은 지역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공적 역할을 강화하고, 지역주민들과의 유대 관계를 재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불교는 역사적으로 자비와 화합을 바탕으로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해 왔다. 최근 불교계에는 빈곤, 환경 보호, 세대 간 갈등 해소와 같은 문제에 대한 사회참여를 통해 지역사회와의 연대를 강화하고, 불교의 공공 이미지를 재고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지고 있다. 농촌지역의 사찰이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사찰의 스님과 신도들의 인식 개선도 요구되지만, 최신의 기술 혁신을 도입하는 현대화와 디지털화도 필수적이다. 전통 의례와 수행법을 오늘날의 시대적 요구에 맞게 조정하고, 사찰 운영에 최신 디지털 기술을 도입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온라인 플랫폼과 다양한 미디어를 활용하여 신행활동을 지원하고, 디지털 콘텐츠를 통해 신도와 소통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은 농촌 사찰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농촌지역 사찰의 신도들을 대상으로 ‘불교 교리와 수행에 대한 인식’, ‘사찰의 현대화와 디지털화에 대한 인식’, ‘지역사회 참여와 사찰의 공공 역할’ 등으로 범주를 설정하고 설문을 작성하였다. 설문 문항에 대한 응답과 이를 바탕으로 한 분석을 통해 ‘농촌 사찰의 역할과 그 가능성’에 대해 검토하였다.
Ⅱ. 이론적 배경
현대사회에서 종교의 역할과 기능은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특히 농촌지역의 사찰에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탈종교화(secularization) 이론은 사회 전반에서 종교의 영향력이 감소하고, 개인의 삶에서 종교의 중요성이 약화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탈종교화 현상은 산업화와 도시화, 과학적 합리성의 확산 등 근대화 과정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탈종교화론은 ‘근대화가 진전되면 될수록 종교의 세속화가 진행된다’는 명제로 요약할 수 있다.1) 그래서 일부에서는 탈종교화론을 근대화론과 더불어 모든 종교의 운명을 지배하는 필연적이고 자명한 공리로 받아들인다.
종교인구와 성직자가 감소하고, 종교의 사회적 영향력이 감소하고 있는 현상이 한국사회를 비롯하여 서구 유럽 등에서는 발견된다. 그러나 탈종교화 현상과 정반대의 사례들도 발견된다. 기독교 교회 부흥 현상이 중남미,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지역, 태평양 연안 국가, 미국, 유럽의 여러 국가에서 일어나고 있으며, 근본주의적 이슬람 부흥이 중동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다. 가장 근대화된 북미와 유럽 국가들을 포함해 전 세계에 걸쳐 부흥되고 있는 복음주의적 종교현상들은 탈종교화론의 가설과 정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다(송재룡, 2005: 123). 이처럼 탈종교화 현상과 반대되는 현상이 종교영역에서 발견된다.
이와 같은 흐름에서 대표적인 종교사회학자인 버거(Peter Berger)는 초기에는 대표적인 탈종교화론자였지만, 후기에는 자신의 입장을 수정하였다. 그는 초기 저서인 『종교와 사회』에서 근대화와 함께 종교의 사회적 영향력이 감소하는 세속화 현상을 강조하였다. 그러나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세계 여러 지역에서 종교의 부흥 현상을 목격하였고, 세속화 이론이 보편적으로 적용되기 어렵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1999년 저서 『세속화의 역설』(The Desecularization of the World)에서 그는 근대화가 반드시 세속화를 초래하지 않으며, 오히려 종교의 재부흥을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나아가 이는 현대사회의 복잡성과 불확실성에 대한 대응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언급하였다. 또한 그는 현대사회가 무신론의 시대가 아니라 다신론의 시대라고 언급하며,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는 다원주의적 상황을 강조하였다(최현종, 2022; 송현주, 2019).
이러한 논의를 통해 우리는 탈종교화론이 함의하는 것은 종교현상에 대한 단선적 이해에서 벗어나야 하며, 종교의 세속화 또는 탈세속화 현상은 복합적이고 중첩적인 시각에서 다뤄야 할 필요가 있다는 통찰을 얻을 수 있다(송재룡, 2005: 121—122). 즉, 농촌지역 사찰들이 탈종교화의 흐름 속에서도 지역사회의 변화와 요구에 부응하여 새로운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2)
농촌 사찰은 복합적 종교 변화 속에서 이중적인 도전을 받고 있다. 한편으로는 신도 고령화, 인구 감소, 젊은 세대의 탈종교화로 인해 신도 기반이 약화하고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디지털 전환과 사회적 요구에 적응하여 새로운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농촌 사찰은 단순한 종교적 공간을 넘어 지역사회의 문화와 복지의 중심으로 기능할 가능성을 가진다. 특히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현대적 접근은 농촌지역에서 종교 활동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고, 젊은 세대와의 소통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다. 예컨대, 온라인 예불(법회)이나 SNS를 활용한 신도 교육은 물리적 거리의 한계를 극복할 뿐 아니라, 현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새로운 종교적 경험을 제공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노년층과 종교의 관계 관련 연구에 이 연구는 주목한다. 일반적으로 노년 세대와 종교의 관계를 살펴보면, 종교는 노년기 삶의 만족도와 정서적 안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가 많다. 특히 불교 신앙이 죽음과 노화에 대한 심리적 충격을 완화하고, 자아 존중감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는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다. 노인들이 경험하는 생애 사건들, 예를 들어 건강 악화, 배우자와 친구의 사망, 은퇴 등으로 인한 사회적 연결망 감소는 고립을 심화하고, 이는 신체적·정신적 건강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노년층은 종교 공동체를 통해 자아 존중감을 유지하고, 심리적 안정감을 찾을 수 있다. 특히 농촌지역은 인구 감소와 독거노인의 증가로 노인들이 고립될 가능성이 높아서 종교 공동체나 지역사회가 제공하는 관계망(네트워크)의 중요성이 더욱 크다. 그러나 한국불교, 특히 농촌지역 불교는 이러한 사회적 관계망 구축과 지원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불교 노년층보다 기독교 노년층의 삶의 만족도가 더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일부 농촌지역 불교 노년층이 불교를 떠나거나 타 종교로 개종하는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불교의 사회적 역할 부재도 주요한 원인이라 분석된다(강동훈, 2020; 천서진·서현보, 2022; 홍송이·김학주, 2015; 윤현석·원성원, 2010).
이 연구는 농촌 사찰이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통해 현대사회에서 수행할 수 있는 역할과 디지털화 과정에서의 변화를 탐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특히 한국불교의 위기를 진단한 기존 연구에서 지적된 문제, 즉 고령화와 탈종교화 속에서 사찰 운영과 신행 교육의 약화가 어떻게 사회적 역할 감소로 이어지는지를 분석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농촌 사찰이 단순히 쇠퇴의 대상으로 머무르지 않고,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통해 공공성과 실천성을 강화하는 중심지로서 새롭게 자리 잡을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한다.
Ⅲ. 분석 및 결과
이 연구는 농촌지역 사찰 신도들의 인식을 분석하기 위해 설문조사 방법을 활용하였다. 설문조사를 활용한 연구방법은 특정 집단의 인식과 행동 패턴을 정량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이다. 설문조사를 활용한 연구의 주요 장점은 대규모 데이터 수집이 가능하고, 응답자들의 다양한 배경과 경험을 반영하여 일반화된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설문조사 문항 설계에 따라 다양한 변수를 탐색하고, 응답자들의 태도, 가치관, 행동 양식을 다각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설문조사 방법은 불교와 같은 종교 연구에서도 신도들의 신행활동과 사찰에 대한 기대를 파악하는 데 효과적이다. 설문조사 연구에서는 신뢰성과 타당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설문 문항의 명확성과 응답자의 이해를 돕는 설명이 필요하며, 데이터 수집 과정에서 응답자들이 진솔하게 응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설문조사 후, 수집된 데이터를 정리하고 분석하는 과정에서는 통계적 기법을 활용하여 결과의 유의미성을 검토하고, 해석에 있어 편향을 최소화해야 한다.
이 연구는 S 사찰 신도 약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수행하였으며,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통계적 분석을 실시하였다. 이를 통해 농촌 불교의 발전 방향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설문 도구는 중앙승가대학교 불교사회과학연구소에서 개발한 설문지3)를 기반으로 하여 사찰 신도 대상 연구에 적합하도록 재구성하였다.
본 연구의 설문조사는 2024년 4월부터 7월 초까지 약 3개월간 진행되었다. 조사 대상은 S 사찰 신도로 초하루 법회 및 재일 법회와 같이 신도들이 많이 모이는 시점을 활용하였다. 법회에서 조사 목적과 절차를 설명한 후,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였다. 자료 수집 방법으로는 면접조사를 권장하였으나, 법회라는 환경적 제약으로 인해 모든 응답자에게 면접조사를 시행하지 못하였다. 이에 따라 약 100부 이상의 설문지가 회수되었으나, 응답의 성실성, 결측치 여부, 응답 일관성 등을 검토하여 최종적으로 92부의 설문지를 분석에 활용하였다.
수집된 자료는 SPSS 22.0 통계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분석하였다. 본 연구는 농촌 사찰 신도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가 드문 현실에서4), 신도들의 인식을 체계적으로 확인하고, 이를 학문적으로 조명하는 데 의의를 둔다. 이에 따라 통계 분석은 주로 기술통계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며, 주요 변수의 분포와 특성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였다. 구체적으로, 기술통계 분석을 통해 응답자의 인구사회학적 특성, 신행 활동의 현황, 사찰의 역할, 현대화 및 디지털화에 대한 인식 등을 정량적으로 파악하였다. 본 연구는 농촌 사찰 신도의 인식을 최초로 체계적으로 분석한 시도로서, 신도들의 응답 분포와 특성을 면밀히 파악하는 것만으로도 연구의 학술적 가치와 의의가 충분하다고 판단한다. 이러한 분석은 농촌 사찰 신도들의 현실적 요구와 인식을 심층적으로 반영하며, 향후 관련 연구를 위한 기초 자료로써 활용될 뿐 아니라, 농촌 사찰의 발전 방향과 역할 정립에 있어 중요한 학문적 토대를 제공할 것이다.
본 연구의 응답자는 총 92명으로, 성별은 여성 90.2%, 남성 9.8%로 여성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연령은 평균 55.86세였으며, 연령대별로는 40대 이하가 22.0%, 50대가 49.5%, 60대 이상이 28.6%를 차지했다. 노년 세대들의 참여보다는 중장년층의 참여가 많았다. 이는 불교인구 비율이 높은 대도시 근처라는 S 사찰의 지리적 조건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5) 이는 응답자들의 거주지에서도 확인된다. 거주지는 경북 외 다른 지역 거주자가 64.0%로 가장 많았으며, C 군(郡) 지역 거주자는 11.2%, 경북 내 C 군 이외 지역 거주자는 24.7%로 나타났다. C 군의 지리적 특성과 응답자들의 메모를 고려하면, 경북 외 다른 지역은 대구시이며, S 사찰 신도 다수가 인접한 대구시에 거주하고 있다고 추측할 수 있다. 응답자의 직업군에서는 전업주부가 45.6%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이는 여성 응답자와 50—60대 응답자들이 많았다는 점에서 예측 가능하다. 서비스직 및 영업직이 11.1%, 전문직이 5.6%로 뒤를 이었다(<표 1>).
종교적 특성에서는 평균 신행기간이 16.27년으로 나타났으며, 5년 이하의 신행기간을 가진 응답자가 33.3%로 가장 많았다. 20년 이상의 신행기간을 가진 응답자도 29.5%로 비교적 높은 비율을 보였다. 신도교육 이수 경험은 절반에 가까운 46.2%의 응답자들이 전문교육까지 이수하였고, 기본교육까지 이수한 신도들은 27.5%였다. 교육을 이수하지 않은 응답자도 36.3%로 상당수 존재했다. 재교육(3.3%)과 지도자 교육(1.1%)을 이수한 신도들의 비율은 매우 낮았다. 불교를 믿는 이유로는 ‘가족의 행복과 건강을 위해서’가 45.1%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기도 성취(16.5%)와 사찰의 자연환경(15.4%), 교리가 좋아서(14.3%)도 불교는 믿는 중요한 이유로 조사되었다. 자녀의 성공도 11.0%의 응답자들이 선택하였다. 신도등록 여부를 보면,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7.6%가 등록하였다. 미등록자는 42.4%로 조사되었다(<표 2>).
이 절에서는 신앙과 교리, 수행에 대한 현황과 인식을 조사하였다(<표 3>). 우선, 신앙과 교리에 대한 인식은 아래와 같이 5개의 명제를 제시하고, 각 명제에 대한 동의 여부를 1점(아니다)부터 5점(그렇다)까지 답하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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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제 1: 나는 불교가 나의 모든 생활에 영향을 미치게 하려고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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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제 2: 나의 종교적 신념은 실제로 삶의 근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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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제 3: 나는 극락과 지옥 등과 같은 내세가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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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제 4: 나는 어떤 형식으로든 윤회한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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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제 5: 나는 부처님께서 사람들의 기도에 응답한다고 믿는다.
분석결과, 첫 번째 명제 ‘나는 불교가 나의 모든 생활에 영향을 미치게 하려고 노력한다’에 대한 동의 정도는 3.48점으로 비교적 낮은 점수를 보였다. 두 번째 명제 ‘나의 종교적 신념은 실제로 삶의 근본이 된다’는 3.64점으로 조금 높았다. 세 번째 내세에 관한 명제인 ‘나는 극락과 지옥 등과 같은 내세가 있다고 믿는다’는 3.47점으로 평균 점수가 가장 낮았다. 네 번째 윤회에 대한 명제 ‘어떤 형식으로든 윤회한다고 믿는다’는 3.54점으로 나타났다. 마지막 명제 가피에 대해서는 ‘부처님께서 사람들의 기도에 응답한다고 믿는다’는 동의 점수가 평균 3.85점(5점 만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불교의 대표적인 교리인 내세와 윤회에 대한 믿음보다는 가피에 대한 믿음이 더 높았다. 그리고 응답자들은 종교적 신념을 삶의 중요한 부분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으나, 실질적으로 모든 생활에 이를 적용하는 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신도들의 수행에 대한 태도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1.1%가 수행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매우 그렇다’ 11.1%, ‘그렇다’ 40.0%)를 보였다. 반면, 30.0%는 중립적인 태도(‘그저 그렇다’)를 보였으며, 18.9%는 부정적인 입장(‘그렇지 않다’ 13.3%, ‘전혀 그렇지 않다’ 5.6%)을 보였다(<표 4>).
사례수(명) | 백분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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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그렇다 | 10 | 11.1 |
그렇다 | 36 | 40.0 |
그저 그렇다 | 27 | 30.0 |
그러지 않다 | 12 | 13.3 |
전혀 그렇지 않다 | 5 | 5.6 |
합계 | 90 | 100.0 |
신도들이 평소 수행하는 신행활동은 다양하게 나타났다(<표 5>). 신도들이 가장 즐겨하는 신행활동은 절 수행(48.9%)과 주력/염불(42.2%)로 응답자들의 40% 이상이 평소에 수행하고 있다고 응답하였다. 그 다음으로는 기도(28.9%), 간경/사경/독경(27.8%), 법회(24.4%), 자원봉사활동(22.2%), 참선(21.1%)으로 응답자들의 20% 이상이 수행한다고 응답하였다. 신행활동별 만족도는 10점 만점 기준으로, 절 수행이 7.37점으로 가장 높았으며, 기도(7.11점)와 주력/염불(6.91점)이 뒤를 이었다. 반면, 사회적 활동(5.59점)과 자원봉사활동(5.76점)은 비교적 낮은 만족도를 보였다. 이는 신행활동의 유형에 따라 만족도가 다소 차이가 있음을 보여준다.
사찰 현대화와 디지털화에 대한 인식도 조사하였다. 사찰의 의식과 의례의 현대화를 6개 항목으로 묻고, 각각의 항목에 대한 동의 여부를 확인하였다(<표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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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화 1: 음력에서 양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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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화 2: 낮 시간에서 저녁 시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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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화 3: 한문에서 한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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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화 4: 주중에서 주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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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화 5: 불자 공간에서 일반 시민공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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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화 6: 새벽예불시간을 4시에서 5시(혹은 6시)로
사례수(명) | 평균(5점 만점) | 표준편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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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에서 양력으로 | 56 | 2.86 | 1.482 |
낮 시간에서 저녁 시간으로 | 56 | 2.79 | 1.187 |
한문에서 한글로 | 58 | 3.31 | 1.404 |
주중에서 주말로 | 57 | 3.02 | 1.275 |
불자 공간에서 일반 시민공간으로 | 56 | 2.84 | 1.218 |
새벽예불시간을 4시에서 5시(혹은 6시)로 | 56 | 3.13 | 1.280 |
사찰 현대화에 대한 신도들의 의견을 분석한 결과, ‘한문에서 한글로’ 전환하는 것에 대한 동의 정도는 평균 점수가 3.31점(5점 만점)으로 가장 높았으며, 이는 한글화를 통해 의식의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보여준다. ‘새벽예불시간을 4시에서 5시(혹은 6시)로 변경’하는 방안이 3.13점, ‘주중에서 주말로 의식을 이동’하는 방안이 3.02점으로 중립적인 태도로 이해된다. ‘낮 시간에서 저녁 시간으로 변경’(2.79점)이나 ‘불자 공간에서 일반 시민공간으로의 전환’(2.84점) 등은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보였다. 현재 사찰에서 신행생활을 실천하고 있는 신도들은 사찰의 의례와 의식을 현대화할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않고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이는 시간 변경에 대한 동의 여부가 높지 않다는 점에서도 확인된다. 다만 의식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한글화 작업에 동의하는 정도는 높았다는 점에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찰 디지털화에 대한 신도들의 의견은 첨단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묻고, 각 방안에 대해 찬성(동의)과 반대 여부를 확인하였다(<표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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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과 유튜브 등에 대한 신도들 의견: “스마트 폰, 유튜브 등이 신도들의 신행활동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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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등 소통 공간 활용에 대한 신도들의 의견: “귀하는 사찰에서 SNS 등 소통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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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로봇 스님에 대한 신도들의 의견: “귀하는 출가자 감소의 대응 방안으로 ‘인공지능(AI)로봇 스님’을 활용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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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강현실 활용과 사이버 법당 등의 기술 도입에 대한 의견: 불상 등을 가상의 이미지로 만드는 증강현실을 이용한 장엄이나 사이법 법당 등 정보통신기술을 사찰 운영에 활용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분석결과, 디지털 플랫폼(스마트폰, 유튜브 등)의 활용에 대해 ‘적극 동의(찬성)한다’와 ‘대체로 동의(찬성)한다’는 응답이 각각 21.3%와 41.0%로, 대다수의 신도들이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SNS와 같은 소통공간 활용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응답이 55.4%(‘적극 동의’ 9.6%, ‘대체로 동의’ 45.8%)로 높게 나타나, 신도들이 디지털 기술을 신행활동에 유용한 도구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AI 로봇 스님 활용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반응이 우세했으며, ‘동의하지 않는다’와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각각 40.2%와 28.0%로 조사되었다. 이는 전통적인 출가자의 역할을 기술로 대체하는 것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보여준다. 반면, 증강현실 기술과 사이버 법당 도입에 대해서는 긍정적 입장이 42.0%(‘적극 동의’ 6.2%, ‘대체로 동의’ 35.8%)로 우세했으나, 여전히 신도들 사이에서 부정적 입장(24.7%)도 적지 않았다.
이러한 인식은 농촌지역 사찰이 탈종교화 현상 속에서 직면한 도전과 기회를 명확히 보여준다. 디지털화에 대한 신도들의 긍정적인 태도는 탈종교화에 대응하기 위한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디지털 플랫폼과 SNS 활용에 대한 긍정적 반응은 사찰이 전통적 역할을 유지하면서도 디지털 공간에 대한 새로운 접근과 활용을 통해 신도들과의 연결을 강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해준다. 젊은 세대와 도시에 거주하는 신도들을 대상으로 하는 포교에 효과적인 전략으로 활용될 수 있다. 반면, AI 로봇 스님에 대한 부정적 반응은 기술적 혁신이 종교적 권위와 인간적 요소를 위협할 때 발생할 수 있는 거부감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디지털화가 전통적 신앙의 본질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보조적 도구로 기능하도록 설계되어야 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스님들의 사회활동 참여에 대한 인식과 사찰의 역할에 대해서도 조사하였다. 스님들의 사회활동 참여에 대한 신도들의 의견을 분석한 결과, 대체로 긍정적인 인식을 보였다(<표 8>). 응답자의 49.4%가 ‘적극 동의(찬성)한다’(3.6%) 또는 ‘대체로 동의(찬성)한다’(45.8%)고 응답하여, 절반 이상의 신도들이 스님들의 사회활동 참여를 지지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반면, 부정적인 응답은 16.8%(‘동의하지 않는다’ 12.0%,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4.8%)에 불과했다. 사찰의 지역사회 활동에 대해 찬성하는 비율은 스님들의 사회활동 참여 비율보다 높았다. 응답자의 61.3%(‘적극 동의’ 15.0%, ‘대체로 동의’ 46.3%)가 사찰의 지역사회 활동에 동의한다고 응답하였다. 스님과 사찰의 지역사회 활동에 대한 신도들은 높은 요구를 보여주며, 신도들도 사찰을 매개로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싶은 욕구가 있음을 보여준다.
스님들이 지역사회에서 공적 역할을 잘 실천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평가에서는 평균 3.43점(5점 만점)을 기록하였다(<표 9>). 스님들의 사회적 참여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음을 보여주지만, 그 실천 정도가 모두에게 만족스럽지는 않다는 점을 시사한다.
사례수 (명) | 평균 (5점 만점) | 표준편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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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하는 스님들이 사찰이 위치한 지역사회에서 공적 역할을 잘 실천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 80 | 3.43 | 0.897 |
사찰이 담당해야 할 역할별로 신도들의 중요성 평가도 조사하였다(<표 10>). 분석결과, 응답자들은 ‘수행과 명상 공간’(평균 8.35점, 10점 만점)을 가장 중요한 역할로 꼽았다. 이는 신도들이 사찰을 본래의 종교적 목적을 중심으로 하는 ‘심신의 안정과 종교적 수행의 공간’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뒤이어 ‘법회와 의례 공간’(8.15점)과 ‘나눔과 봉사 공간’(8.13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는 사찰이 신도들과 지역사회 모두를 위한 종교적 활동과 공적 활동의 중심지가 될 필요성을 보여준다. 또한, ‘교육과 문화 공간’(8.00점)과 ‘위로와 힐링 공간’(8.00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러한 결과는 사찰이 단순한 종교적 기능을 넘어 교육과 정서적 지원의 역할까지 포함하는 다기능적 공간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나타낸다. 반면, ‘지역민과 신도들의 쉼터’(7.61점)와 ‘자연과 어울리는 생태 공간’(7.83점)은 7점대로 결코 낮은 점수는 아니지만, 다른 역할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이는 앞서 사찰의 현대화 분석에서도 사찰을 일반 시민공간으로 전환하는 것에 대한 신도들의 점수가 높지 않았던 것과 비슷한 경향을 보여준다.
이러한 결과는 스님들과 사찰의 사회활동 참여가 신도들로부터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이를 보다 적극적이고 체계적으로 확대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이는 탈종교화와 관련해 중요한 함의를 제공한다. 현대사회에서 종교는 단순한 의례 수행에 머물지 않고 사회적 책임과 공적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그 존재 의의를 새롭게 정의해야 한다. 스님들의 사회활동은 사찰이 지역사회에서 신도뿐 아니라, 일반 주민들과도 연결될 수 있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사회참여에 대한 이러한 인식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사찰 공간은 여전히 불교신도들의 신행공간이라는 정체성을 유지하고, 일반 시민들에게 공개되고 활용되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도 발견되었다.
농촌 사찰의 과제와 가능성도 확인하였다. 농촌 사찰의 발전을 위해, 고려할 수 있는 방안으로 불사(佛事), 외국인 신도 유치, 신도들의 사찰운영 참여에 대한 신도들의 의견을 조사하였다(<표 11>). 조사결과, 각 방안에 대해 신도들은 다른 태도를 보였다. 불사로 상징되는 외형적 성장에 대해서는 ‘적극 동의(찬성)’ 8.3%, ‘대체로 동의(찬성)’ 32.1%로 긍정적 의견이 40.4%를 차지했으며, 중립적인 응답(44.0%)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는 농촌 사찰의 외형적 확장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지만, 이를 우선적인 과제로 보지 않는 태도를 보여준다.
농촌지역이 급속하게 다문화사회로 변화하는 사회변화를 반영하여 다문화가족과 이주노동자 등을 포함하여 외국인 신도들을 유치하는 것에 대해 질문하였고, 긍정적 반응이 79.0%(‘적극 동의’ 16.0%, ‘대체로 동의’ 63.0%)로 매우 높았다. 이는 다문화에 대한 신도들의 인식이 긍정적이라는 점과 농촌 사찰이 다문화적 접근을 통해 새로운 신도층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편, 신도들의 사찰운영 참여에 대한 긍정적 응답은 45.7%(‘적극 동의’ 2.5%, ‘대체로 동의’ 43.2%)로 나타났으나, 중립적 의견(35.8%)과 부정적 의견(18.5%)도 적지 않았다. 이는 신도들이 사찰운영 참여에 관심은 있지만, 구체적인 참여 방식이나 현실적 부담에 대한 우려가 있음을 시사한다.
불교의 발전을 위해 신도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불사의 종류를 조사하였다(<표 12>). 조사결과, 불교의 발전을 위해 신도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불사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였다.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인 불사는 신도교육으로 응답자의 28.0%가 선택하였다. 그 다음으로 많은 선택한 불사는 불교인재 양성(26.8%), 수행불사(23.2%)였다. 복지 및 사회구호 불사를 선택한 응답자도 18.3%였다. 문화콘텐츠개발 불사도 14.6%가 필요하다고 하였다. 전반적으로, 불교신도들은 불교 발전을 위해 교육과 인재양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신도들의 수행과 자비행도 중요한 불사로 여기고 있다는 점이 확인되었다.
사례수(명) | 백분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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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교육 | 23 | 28.0 |
불교인재 양성 | 22 | 26.8 |
복지 및 사회구호 | 15 | 18.3 |
문화 콘텐츠 개발 | 12 | 14.6 |
새신도 관리 | 5 | 6.1 |
불교홍포(사찰홍보 포함) | 10 | 12.2 |
수행 | 19 | 23.2 |
기타 | 2 | 2.4 |
합계 | 108 | 131.7 |
지역민들을 위해 불교가 참여해야 하는 사회활동을 조사한 결과(<표 13>),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인 항목은 ‘정서적 지지와 상담 및 치유’로 응답자의 45.9%가 선택하였다. 이는 현대사회에서 증가하는 심리적 불안과 스트레스에 대응하기 위해 불교가 정서적 지원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신도들의 생각을 보여준다. ‘환경 및 생태 문제’(27.9%)가 두 번째로 중요한 과제로 꼽혔는데, 이는 기후위기와 생태계 파괴 등 현대사회의 위기 상황에서 불교가 생명 중심의 가르침을 통해 실질적 해결책을 제시해야 함을 보여준다. ‘복지 문제’(24.6%)와 ‘자살 예방 및 생명존중’(19.7%) 또한 주요 과제로 조사되었다. 이는 불교가 사회적 약자와 위기에 처한 개인들을 지원하는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는 신도들의 생각을 반영한다. 그 외에도 ‘노인 문제’(13.1%)와 ‘세대 갈등’(9.8%), 그리고 ‘인권’(8.2%)에 대한 관심도 확인되었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다양한 영역에서 불교의 사회적 기여를 요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신도수 감소는 현대 불교가 직면한 중요한 과제 중 하나로, 이에 대한 다양한 원인과 대응방안이 제시되었다(<표 14>). 이번 연구에서도 신도들을 대상으로 신도수 감소 이유와 그에 대한 대응방안을 조사하였다. 신도들은 신도수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인구감소를 제시하였다. ‘인구감소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응답자의 36.3%가 답하였다. 이어서 ‘종교에 대한 관심이 사라져서’ 신도수가 감소했다는 의견이 27.5%로 두 번째로 많았다. ‘종교가 삶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아서’ 신도수가 감소했다는 의견(8.8%)도 큰 틀에서는 탈종교화와 맥락을 같이 한다. 이러한 결과들은 신도들도 불교의 신도수 감소가 특정 사찰의 문제이기보다는 농촌지역의 인구감소, 고령화, 탈종교화에 따른 구조적 문제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인식과 달리, 불교의 신도수 감소가 ‘불교계에서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건들 때문’이라는 의견(25.0%)과 ‘불교계의 포교 부재 때문’(16.3%)이라는 의견은 불교계 자체에서 신도수 감소의 원인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신도들의 인식은 신도수 감소에 대응하는 불교계의 대응방안에도 그대로 드러난다. 응답자의 64.9%는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 운영’을 가장 효과적인 신도수 감소 대응방안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이는 종교의 영향력과 관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교리를 전달하는 것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삶의 질 향상에 실질적으로 기여해야 한다는 생각을 보여준다. 또한 ‘불교의 현대화’(29.5%), ‘적극적인 포교’(28.6%), ‘도덕성 강화’(13.0%)는 불교에 대해 신뢰를 높이고,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종교적 이미지와 운영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마지막으로, 공동체 회복을 위해 불교가 주력해야 할 역할도 확인하였다(<표 15>). 응답자들은 ‘심리적 위안과 치유’를 가장 중요하게 꼽았으며, 전체 응답자의 46.3%가 선택하였다. 이는 개인주의와 고립감이 심화한 현대사회에서 불교가 공동체적 가치와 심리적 지원을 통해 사회적 통합에 기여할 가능성을 제시한다. ‘양심과 도덕성의 강화’(23.8%)와 ‘인간성 존중’(16.3%)은 공동체의 윤리적 기반을 회복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로 제시되었으며, 불교가 도덕적 규범을 강화함으로써 사회적 신뢰를 구축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배려문화의 진작’(16.3%)과 ‘보살핌과 연대’(15.0%)도 공동체적 관계를 복원하는 데 중요한 역할로 지적되었으며, 이를 통해 불교는 공동체의 연대감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생명가치의 확산’(12.5%)은 불교가 생명 존중 사상을 전파하고, 이를 통해 공동체의 지속 가능성을 증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러한 역할은 불교가 단순한 종교적 활동을 넘어 사회적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실질적 방안을 제시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준다.
사례수(명) | 백분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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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문화의 진작 | 13 | 16.3 |
보살핌과 연대 | 12 | 15.0 |
생명가치의 확산 | 10 | 12.5 |
심리적 위안과 치유 | 37 | 46.3 |
양심과 도덕성의 강화 | 19 | 23.8 |
인간성 존중 | 13 | 16.3 |
기타 | — | — |
합계 | 104 | 130.0 |
Ⅳ. 결론
본 연구는 농촌 사찰이 직면한 탈종교화 시대의 도전과 그 속에서의 역할 재정립 가능성을 탐구하기 위해 설문조사 방법을 활용하여 신도들의 인식을 분석하였다. 농촌지역에 위치한 S 사찰의 신도 약 100명을 대상으로 2024년 4월부터 7월까지 설문조사를 실시하였으며, 최종적으로 92부의 유효 응답을 바탕으로 기술통계 분석을 수행하였다. 이를 통해 농촌 사찰의 현대화와 디지털화에 대한 신도들의 태도, 사찰의 사회적 역할, 신행활동 등에 대한 인식을 검토하였다.
오늘날 농촌 사찰은 탈종교화와 탈세속화라는 두 가지 상반된 시대적 흐름 속에서 중대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 탈종교화 현상은 종교의 가치와 역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의 감소로 나타나며, 이는 인구 감소, 종교의 실질적 유용성에 대한 회의와 맞물려 농촌 사찰의 신도 감소를 가속화하고 있다. 반면, 탈세속화는 세속적 삶의 한계를 느낀 현대인들이 내적 치유와 공동체적 연대를 위한 새로운 지향점을 모색하게 하며, 불교와 같은 전통 종교에 새로운 사회적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이중적 맥락에서 농촌 사찰은 전통적 수행 중심의 기능을 넘어 사회적·생태적·정신적 요구를 수용하는 다차원적 전환이 요구된다.
농촌지역 사찰의 현대화와 디지털화는 탈종교화 현상을 극복하기 위한 전략적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사찰의 현대화는 전통과 현대의 조화가 필요하다. 신도들은 의례의 한글화를 통한 의례와 의식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를 희망하고 있지만, 예불시간 조정 등에 대해서는 적극적이지 않았다. 예불시간 등은 신도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의견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보다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 또한 사찰의 디지털화는 신도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유용할 것으로 예측되었다. 하지만 AI 로봇스님의 활용에 대해서는 반대의견이 많았다는 점을 통해, 신도들은 디지털 기술을 보조적으로 활용하는 수준에서만 동의한다는 점이 확인되었다. AI와 같은 혁신 기술은 인간적 역할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활용되어야 하며, 신도들이 느낄 수 있는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윤리적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SNS와 디지털 플랫폼은 신도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노년 세대와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젊은 세대와의 접점을 확대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농촌 사찰이 탈종교화 시대의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외형적 성장과 내실 강화를 조화롭게 추구해야 한다는 점도 확인되었다. 다문화에 대한 저항이 낮아서 외국인 신도 유치의 높은 가능성을 보였다. 또한 신도들이 사찰운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동기와 명확한 구조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농촌 사찰이 직면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와 연계된 사회활동이 중요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농촌 사찰은 지역사회와의 유기적 연대를 통해 공익 활동에 참여할 필요성이 있었다. 스님들과 사찰의 사회활동에 대한 신도들의 요구가 있다는 점이 확인되었고, 현재 지역의 스님들은 이러한 신도들의 욕구를 만족스럽게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알 수 있었다. 사찰이 지역민들을 위해 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이 있다. 예를 들어, 정서적 지지와 상담 및 치유의 역할을 강화함으로써 탈세속화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 환경 및 생태 문제에 대한 실천적 접근은 불교의 생명 중심 사상을 현대적 환경윤리로 확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불교의 수행과 윤리적 가르침을 기반으로 도덕성을 강화하는 활동에 대한 요청도 있었다. 특히, 실생활에 유용한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불교 현대화를 통해 농촌 사찰은 전통적 종교의 한계를 극복하고, 지역사회에서 실질적 가치를 제공하는 핵심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이러한 활동을 위해 다음과 같은 과제가 요청된다. 첫째, 스님들의 사회적 역할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 스님들의 사회활동이 단순한 봉사에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공적 활동으로 확장될 수 있도록 명확한 목표와 방향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둘째,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 스님들이 사찰의 공간과 자원을 활용해 지역주민과 소통하고 공공의 이익에 기여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함으로써, 종교적 역할을 넘어서는 사회적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사찰이 불자들의 신행공간으로만 머물기를 바라는 신도들의 인식을 극복해야 한다. 셋째, 신도들의 참여를 독려해야 한다. 스님들의 사회활동이 신도들의 지지를 받는 만큼, 신도들의 협력과 참여를 독려하여 활동의 효과성을 높일 수 있다.
이와 같은 접근은 단순히 농촌 사찰의 생존 전략을 넘어, 불교적 이상인 공존과 화합을 현대사회에서 구현하는 실천적 모델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농촌 사찰은 수행과 전법(傳法)의 공간일 뿐만 아니라, 탈종교화의 도전을 극복하며 탈세속화의 기회를 통해 불교의 사회적·생태적 실천 가능성을 확장하는 중요한 장(場)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이러한 전환은 농촌 사찰이 현대적 종교적 가치와 사회적 책임을 통합하여 한국불교의 미래를 재구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