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Journal of Buddhist Thought and Culture
Institute for Buddhist Studies
일반논문

노년기 원불교 신앙인의 사별 경험과 장례의식에 관한 연구: 내러티브접근법을 중심으로

신은보*
Eun-bo Shin*
*원광보건대학교, 원불교교무
*Kyomu, Won Buddhism

© Copyright 2024 Institute for Buddhist Studies.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3.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Received: Nov 21, 2024; Revised: Nov 28, 2024; Accepted: Nov 30, 2024

Published Online: Dec 31, 2024

국문 초록

본 연구는 원불교를 신앙하는 노년기의 신앙인들을 대상으로 사별의 경험이 그들의 삶과 사생관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가를 알아보기 위해 수행되었다. 노년기의 사별에 대한 경험은 배우자뿐만 아니라, 형제, 자녀들의 사별을 동시적으로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다중적 사별의 경험은 개인에게 큰 고통을 주며, 남은 생에 대해 부정적으로 기능하게 된다. 특히 사별의 경험에서 장례의식은 개인의 고통을 경감하고, 일상으로의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본 연구는 노년기 신앙인들이 겪는 사별의 경험과 장례의식이 그들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가를 확인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였다. 연구 참여대상자는 원불교를 신앙하는 노인 5명으로 약 8개월간 주1회씩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연구결과, 참여자들은 공통적으로 가까운 사람의 사별 경험이 인생에서 사생관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건으로 인식되었다. 또한, 연구 참여자들의 다중사별 경험은 공동체의 도움과 지지가 매우 중요하게 기능함을 알 수 있었다. 특히 단편적이고 일회성의 도움보다는 지속적이고 자발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장기적인 도움이 더욱 효과적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별의 경험에서 같은 종교 공동체 구성원들의 위로는 빠른 회복을 돕는 반면, 가족이 동일한 신앙을 갖지 않는 경우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장례 의식은 비교적 긍정적인 기능을 하지만, 의식에 참여하는 가족 구성원의 참여 태도에 따라 자신의 죽음에도 유사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며, 이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경향도 보였다. 이는 장례의식 자체보다 참여자들의 심적·물리적 반응이 더 중요함을 시사한다.

Abstract

This study was conducted to examine how the experiences of bereavement affect the lives and perspectives on life and death of elderly practitioners of Won-Buddhism. In old age, experiences of bereavement often involve not only the loss of a spouse but also the simultaneous loss of siblings and children. Such multiple bereavement experiences can lead to significant pain and negatively impact one's outlook on the remaining life. Particularly, in the context of bereavement, funeral rites play a crucial role in alleviating individual suffering and facilitating recovery to everyday life. Therefore, the main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identify the impact of bereavement experiences and funeral rites on the lives of elderly practitioners.

The participants consisted of five elderly individuals who practice Won-Buddhism, and interviews were conducted weekly over approxi-mately eight months. The results indicated that participants commonly perceived the experience of losing a close person as a significant event that influences their views on life and death. It was found that the support and assistance from the community are critically important in coping with multiple bereavements. Moreover, long-term support that is sustainable and spontaneous is more effective than fragmented and one-time assistance.

While the comfort provided by members of the same religious community aids in quick recovery from bereavement, it was noted that support from family members who do not share the same faith can sometimes have a negative impact. Although funeral rites generally serve a positive function, the attitudes of family members participating in the ceremony can also have similar effects on their perception of death, potentially leading to negative associations. This highlights that the psychological and physical responses of participants during the rites are more significant than the rites themselves.

Keywords: 사별경험; 다중사별; 장례의식; 생전장례식
Keywords: Bereavement Experience; Multiple Bereavement; Funeral Rites; Living Funeral Ceremony

Ⅰ. 서론

2000년도부터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한국사회는 임종과 죽음에 대한 생각과 경험이 크게 변화되었다. 특히 2019년 12월부터 COVID-19 팬데믹(pandemic)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되면서 전 세계는 죽음에 대한 공포의 불안을 직접적으로 겪으며, 한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에서는 가족과의 대면도 없이 장례를 치러야 하는 불가피한 상황이 초래되었다. 글로벌 팬데믹으로 확산되는 자연재해 속에서 죽음은 그 어느 때보다 삶 가까이 직면해야 하는 과제가 된 것이다. 특히 인종과 문화를 초월하여 엄숙하게 여겨졌던 장례문화는 팬데믹 기간 동안 기존의 예법이 무너지고, 최후 순간의 존엄성 역시 지켜지기 힘든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러한 경험을 4년 여간 지속하면서 존엄한 죽음이란 과연 무엇이며, 최후의 순간에 지켜져야 할 인간의 조건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이 깊어졌다.

팬데믹 기간 동안 죽음은 더 이상 다른 시공간에서 일어나는 특별한 사건이 아닌, 지금 내 주변에서 예측하지 못한 채 일어날 수 있는 밀접한 사건이 되었다. 따라서 죽음에 대한 준비와 노력의 필요성을 절실히 깨우치게 된 점은 가슴 아프게 받아들여야 하는 교훈일 것이다. 이 교훈을 통해 생전에 죽음을 준비해야 하는 주장이 많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으며, 죽음을 공론화하여 사적 영역에서 공적 영역으로의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 또한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죽음을 기피하는 방편으로 죽음을 신의 영역이나 종교적 영역으로 치부하려는 태도는 삶과 죽음이라는 대립적인 관계에서 상보적 필연성을 가중시킴으로써, 죽음에 대한 공포를 덜어주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업이 중요함을 보여준다(신은보·김문조, 2016). 이제 죽음은 전 연령층에서 인식하는 중요한 과제이지만, 특히 노년기에 있어서 죽음에 대한 준비는 현실에 대한 대응과 성찰이라는 측면에서 그들의 준비과정을 함께 논의하고 수행하는 작업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죽음을 ‘준비’한다는 것은 삶의 일부로 간주되어야 하며, 삶의 질적 차원을 중시하는 국가들에서 ‘죽어가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다양한 문제와 죽음을 준비하는 일체의 과정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정의되는 죽음의 질에 관한 연구가 성행하고 있음은 이를 증명하는 결과이다(The Economist Intelligence Unit, 2024).

죽음에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하는 의지와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죽음에 대한 연구는 연구 대상자의 관점보다 연구자 중심의 관점에서 진행되어온 측면이 많다(신은보·김문조, 2016). 이러한 연구 경향은 죽음에 대한 태도가 삶의 질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서 파악하는데 기여했으나, 구체화된 프로그램의 적용과 이로 인한 효과를 심층적으로 이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특히 죽음 자체가 가진 주제의 특수성은 삶 전반을 이해해야 가능한 초월적 성격을 지니고 있기에 연구 대상자의 관점에서 깊은 이해가 수반되어야 한다. 따라서 본 연구는 죽음을 준비하는 노력이 삶 전반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를 생애사적으로 살펴볼 것이며, 사생관1)에 영향을 주는 여러 요인 중 내면적인 요인을 중심으로 한 기존의 연구(신은보·김문조, 2016)의 심화를 목적으로 한다. 기존 연구에서 다루어진 죽음 전반에 대한 인식을 죽음 의례의 측면으로 중점화하여 적용하는 시도는 죽음준비에 다양한 관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종교활동 내에서 접하게 되는 죽음 의식은 사생관의 전환점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이번 연구는 좋은 죽음을 준비하는 논의의 연장선상에서 대상자의 마음 저변에 도달할 수 있는 방법으로 ‘내러티브 분석법(narrative inquiry)’을 활용하여 종교 의식의 영향력을 장례의식 및 생전장례식체험으로 주제를 한정하여 태도를 확인해 보고자 한다.

최근 의료시설의 발달과 삶의 질의 향상은 수명연장이라는 과업을 달성하였으나, 동시에 길어진 노년기를 보내야 한다는 두려움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되었다. 이러한 과업을 해결하기 위해 죽음에 대한 연구와 논의가 늘고 있지만, 기존 연구들은 의료적 처지와 접근이 대부분이며, 이에 대한 한계를 해소하기 위해서 주관적 종교성을 중심으로 한 연구가 보강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유병기간이 길어짐으로 가까운 가족이나 형제, 친척들의 사별의 경험을 겪게 되는 노년기의 사생관을 깊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별의 경험을 우선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이를 위해 본 연구에서는 다음과 같은 연구 문제를 제안하며 진행하고자 한다. 노년기에 사별을 경험한다는 것은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가까운 사람의 장례의식이 그들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생전장례식 체험이 죽음을 준비하는데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기존 연구보다 심화된 프로그램의 적용이라는 점에서 면담자와 피면담자의 라포(rapport) 형성이 중요하므로, 본 연구에서는 연구 대상자를 원불교2)를 신앙하는 노인층으로 한정하고자 한다.

Ⅱ. 선행연구 검토 및 이론적 배경

1. 노년기와 사별 경험

노년기는 청장년기와는 달리 직업 활동이 제한적이고 육체적 한계가 노정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노년기에 발생하는 여러 문제를 대처하는 능력이 상대적으로 약화되는 시기이다(신은보·김진영, 2012). 노년기에는 육체적 한계와 함께 사회관계에서의 정서적 고립감을 동시에 겪게 되어 개인의 정체성에도 변화가 생긴다. 특히 이러한 변화에 영향을 주는 사별의 경험은 노년기 개인의 삶에 극심한 충격을 유발하는 생애사건으로 자아정체성과 개인의 심리적 상황에도 변화를 일으킨다(Pearlin, Schieman, Fazio & Meersman, 2005). 예견된 죽음이라 할지라도, 가까운 사람의 상실 고통은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으며, 유가족들의 일상생활에도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한다(양성은, 2008). 상실을 경험한 가족의 경우, 가족관계에 있어서도 복잡한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갈등이 심화되기도 하고, 반대로 화합의 계기가 되기도 하는데, 이는 가족들 개인의 심리적 상태뿐만 아니라, 그들의 사회구조적 환경 즉 직장, 종교, 인간관계 등에서 다양한 변인들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결국 한 개인의 사별경험은 개인적 영역을 넘어 공적인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특히 상실의 경험 후 애도의 과정은 대상에 대한 그리움과 슬픔을 극복하는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심리적 고통을 치유하는데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의 고려가 중요하다. 애도작업은 고통스러운 감정을 드러내고 슬픔을 인정하고 받아들임으로써 온전히 고인에게서 분리되어 일상의 회복을 돕는 중요한 시기이다. 따라서 애도과정에서 참여하는 종교나 인간관계는 단순하기보다는 역동적이며, 결과적이기보다는 과정중심적이다(Schut, 1999). 가까운 사람의 상실은 누구에게나 피할 수 없는 경험이지만, 이 기간에 충분한 애도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자신의 삶을 수용하며 사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따라서 상실 경험에서의 애도는 사회적 지지, 정서적 상태, 죽음과 관계된 일체의 의식 등이 개인의 슬픔의 강도와 기간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Lobb et al, 2010).

상실의 경험과 애도에 대한 연구는 해외를 중심으로 다루어져 왔으며, 국내에서는 종교를 중심으로 상담과 치료를 목적으로 연구되어 왔다. 비교적 최근에 심리학과, 사회과학 분야로 확대되어 특정 개인이 겪는 생애 전환적 사건으로 이해하고 접근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는 추세이다. 이는 팬테믹 현상으로 갑작스런 사별을 겪는 사람들의 경험을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고, 이를 공동체가 책임지고 해결하려는 의지의 결과로 볼 수 있다. 특히 종교 내에서의 사별에 대한 논의는 주로 사별경험이 종교활동의 지속과 회복을 위해 종교의 역할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는데 주된 목표로 수행되어 왔다(안유숙, 2016; 김진영, 2017; 이창규, 2017; 김현숙·손철우, 2022; 황윤하 외, 2023). 사별의 경험은 노년기에 해당하는 신앙인들에게는 죽음의 필연만큼 피할 수 없는 경험이며, 특히 평균수명의 연장은 그만큼 다양하고 많은 사별경험을 겪게 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중년 이후 부부만 살다가 배우자가 사망할 경우에는 독거하게 되며, 남자 독거인의 경우는 사별 후 6개월 이내 자살위험도가 매우 높다고 보고된 바가 있다(보건복지부, 2023; 이진향 외, 2018). 또한 노년기에는 부모와 배우자의 사별 경험뿐만 아니라, 자녀의 사별까지 겪게 되는 일반적으로 경험하지 못하는 사별의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 그러나 노년기에 사별에 대한 연구는 매우 미흡하게 다루어져 왔는데, 이는 이 시기에 겪게 되는 사별 경험이 어쩌면 당연한 생애 사건으로 인식되어 연구의 중심에서 멀어진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노년기에는 상실의 경험을 하고도 이를 적극적으로 표현하지 못하며 부끄럽거나 심지어 수치스러운 일로 여기는 경향이 있어 적절하고 충분한 애도의 과정을 억압하고 생략하게 되는 문제를 낳았다(남수현, 2022).

본 연구에서는 위의 문제들을 전면적으로 직면하고, 보다 적극적인 일상의 회복과 좋은 죽음 준비로 이끌기 위해 사별경험을 수면위로 끌어올려 공론화하는 시도로 출발하고자 한다. 따라서 노년기 참여자들의 사별경험을 통해 삶과 죽음의 의미와 본질을 탐색하고, 나아가 사별이라는 주제로 종교의 역할에 대한 제언을 제공하고자 한다.

2. 장례의식과 생전장례식

최근 화장률의 급격한 증가, 고독사의 증가,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제도 실행 등 급변하는 한국의 죽음문화 변화와 고령화 시대에 따른 새로운 장례문화로 인해 장례의식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팬데믹현상으로 장례기관 출입의 제한은 비대면 장례식의 출현, 화상 장례식, 혼자하는 장례식, 소규모 장례식, 가족장, 부조입금통장계좌 공지 등의 장례기관에서의 의식 또한 바뀌는 계기가 되었다(송현동 외, 2022). 국내에서는 생전에 죽음에 대한 준비의 일환으로 2018년 한국 최초로 말기 암환자가 자신의 ‘생전장례식’을 진행했다. 생전장례식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정적인 인식이 높은 편이지만, 한편으로는 장례 비용의 절감측면에서 고려 대상이 되고 있기도 한다. 특히 종교인의 경우, 비종교인에 비해 생전장례식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높게 나타나는데, 이는 생전장례식이 종교적인 죽음관에 위배된다는 경향으로 해석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전장례식을 교육적 차원에서 선행학습의 긍정적인 기능으로 이해하고, 그 필요성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이는 종교에서의 죽음준비교육이 기존의 단편적인 체험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생전장례식을 통해 실제 죽음 이후 남겨진 사람들의 삶까지도 대비할 수 있는 교육으로 확장되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기존 연구에서도 웰다잉 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우호적으로 평가하며, 죽음을 생각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생전장례준비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한 연구결과도 이를 뒷받침해준다(송현동 외, 2022).

장례의식은 상실의 경험에서 매우 중요한 애도장치로 기능한다. 장례의식기간 동안 사별의 경험을 겪는 대상들은 가족관계의 회복, 인간관계의 결속, 일상생활로의 안전한 복귀를 가능하게 한다. 반대로 이 과정에서 갈등과 고통이 심화되기도 하며, 이는 개인의 불행에서 나아가 공동체에 피해를 주기도 한다. 이 계기가 생의 사건에서 상처와 치유의 전환점으로 기능한다. 한국인의 장례의식은 ‘죽은 자가 가는 곳이 있다’라는 계세사상과 가는 곳으로 잘 보내려는 송별의식이 가중된 성격을 띤다(전명식, 2022). 인생의 주요 사건으로 사별은 장례의식을 통해 개인 정체성의 위기와 혼란이 완충되고, 재생(regeneration)과 갱생이 성취되는 ‘충격의 단계적 완화’과정을 겪게 한다. 이 과정에서 애도와 위로, 돌봄의 형태를 거치며, 일상의 시간에서 상중의 시간으로 들어서고, 상중에서 고인과의 합일과 분리를 통해 상중에서 다시 일상으로 회복하게 되는 순환을 장례의식 기간 동안 거치게 된다3).

Ⅲ. 연구방법

1. 내러티브 접근(Narrative Approach)

내러티브 접근은 ‘개별 인간 경험에 대한 이해’를 목적으로 개인의 경험을 이해하는 방식이자, 중요한 지식과 이해의 원천이 살아있는 경험을 존중하면서 인간의 삶을 연구하는 접근이다(Clandinin & Connelly, 2000). 이는 연구 대상자의 개인 삶에 집중하여 자신이 경험한 사건을 회고함으로써 그 의미를 평가하고 재구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연구자와 참여자가 공동으로 협력하는 방법론이다(이한주, 2002). 자신이 경험한 삶의 사건을 진솔하게 구술함으로써 개인사의 기록에도 의미있을 뿐만 아니라, 기존 개념을 변화시킬 수 있는 생의 전환점(life turning point)으로 기여한다는 점에서 내러티브 분석은 본 연구에 적합하다고 본다. 특히 죽음을 준비하면서 삶 속에서 살아내는 이야기(told stories)를 통해 대상자의 삶을 이해하고자 하는 것이 연구의 목적이므로 이 연구의 시작은 “죽음을 준비하는 것이 나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하며, 죽음과 삶이 연결되는 계기는 내러티브 접근을 통해 가능할 것이다. 내러티브 접근은 연구자와 대상자가 대화 파트너로서 함께하는 과정을 통해 독특한 결과와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이 함께 한다는 것은 대상자의 체험과 경험에서 얻게 되는 변화를 공유하면서, 그 어떤 결과에도 책임을 공동으로 지게되는 헌신과도 같다(김유숙, 2013).

Clandinin과 Connelly(Clandinin & Connelly, 2000)는 내러티브 접근에서 ‘현장에 존재하기’, ‘현장에서 현장텍스트로 이동’, ‘현장텍스트 구성하기’, ‘현장텍스트에서 연구텍스트로 이동’, ‘연구텍스트 작성하기’의 다섯 단계를 제안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기존의 다섯 단계의 탐구설계들을 참고하여 적합한 연구 절차를 수립하였고, 구체적인 연구과정은 <표 1>과 같다.

표 1. 내러티브 접근단계별 연구절차
내러티브접근 단계 내용
1단계: 현장에 존재하기 문제의식/목적 및 주제 확립
2단계: 현장에서 현장 텍스트로 이동 심층 대화/ 데이터별 개념분류
3단계/4단계: 현장 텍스트 구성 및 연구텍스트로 이동 자료수집/ 데이터 개념별 의미분석
5단계: 연구텍스트를 작성하기 텍스트 공유/ 텍스트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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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계에서는 종교기관 관련 연구자의 경험과 노인 신앙인들의 죽음에 대한 연구자의 문제의식을 기반으로 선입관과 편견을 이해하고, 본 연구의 목적 및 주제를 명확히 하였다. 2단계는 심층 대화법을 통해 수집한 연구 대상자의 데이터를 중심으로 개념을 분류하였다. 3단계/4단계는 자료수집과 분석과정을 순환적으로 수행하며, 수집된 자료에서 의미있는 자료를 발견하고, 이를 설명할 수 있는 개념으로 전환하여 연구 대상자의 삶 전반을 관통하는 의미를 발견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5단계에서는 내러티브 텍스트로 전환하여 관련 종교인과 대상자와의 텍스트 공유와 보완으로 최종 내러티브 텍스트를 재구성하고자 하였다.

2. 연구참여자 선정

연구 참여자 선정은 집약적 사례를 중심으로 연구하는 것을 목적하므로 연구자에게 가장 내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대상으로 세평적 사례선택방법4)을 통해 선정하였다. 본 연구자는 연구참여자를 발굴하기 전에 다음과 같은 선정기준을 마련하였다.

  1. 종교활동을 30년 이상 지속해온 대상

  2. 80세 이상 고령층

  3. 가족이나 가까운 친인척의 장례의식에 참여한 대상

  4. 현재 질병이나 질환을 1개 이상 앓고 있는 대상

    연구 참여자의 인구사회학적 특성을 표로 제시하면 <표 2>와 같다.

표 2. 연구 참여자들의 인구사회학적 특성
구분 성별 연령 거주형태 사별경험 신앙기간 의식참여
참여자 1 88세 동거 배우자 사별 자녀 사별1 형제 사별 33년 배우자장례 자녀장례 형제장례 생전장례식
참여자 2 84세 독거 배우가 사별 자녀 사별1 형제 사별 35년 배우자장례 자녀장례 형제장례 생전장례식
참여자 3 92세 동거 배우자 사별 형제 사별 44년 배우자장례 형제장례 생전장례식
참여자 4 96세 독거 배우자 사별 형제 사별 46년 배우자장례 형제장례 생전장례식
참여자 5 88세 독거 배우자 사별 자녀 사별1 형제 사별 48년 배우자장례 자녀장례 형제장례 생전장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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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러티브 접근을 통해 사생관을 확인하는 것은 개인의 특정 체험이 새로운 자아를 구성하게 되는지 밝힘으로써 죽음에 대한 준비와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관계를 알 수 있게 한다. 이를 위해, 참여자의 사생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생의 사건(life event)을 중심으로 주제를 형성하고, 이를 범주화(categorizing)하는 것이 중요하다. 위의 5단계 접근 방법에 의거하여 연구자는 녹음과 녹취, 내용정리, 범주별 유형분류 및 해석, 재확인의 과정을 통해 연구 텍스트를 정리할 수 있었다(<표 3>).

표 3. 연구텍스트
중심주제 세부주제 (범주화)
사별 배우자 사별
형제 사별
자녀 사별
장례의식 배우자 장례의식
형제 장례의식
자녀 장례의식
생전장례식 생전 장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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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자료수집

자료수집은 심층면접과 참여관찰(종교의식 참여) 종교기관의 연구참여자 관련자료를 통해 이루어졌다. 참여자들은 2023년 2월부터 10월까지 총 8개월간 주 1회의 만남을 가졌으며, 해당 기관에 3년 이상 체류하면서 자료를 제공받았다. 각 만남은 한 회에 1시간에서 최대 3시간 정도 진행되었고, 대체로 일요일 법회시간 전­후로 진행하는 방식을 취하였다. 자료 수집은 1차로 일반적인 대상자의 특성 분석, 2차로는 현장텍스트에서 연구텍스트로의 주제 확보를 위한 자료수집으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참여관찰은 종교기관의 지도자의 허락하에 수행되었으며, 자료의 양과 질을 담보하기 위해 연구자와 참여자의 신뢰관계 형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자료 수집기간 외에도 연구자는 종교기관에 거주하며, 참여자의 일상생활과 종교활동을 내밀히 관찰하고자 노력하였다. 본 연구자가 종교 활동에 기여한 부분이 연구참여자들과의 라포 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판단된다.

4. 자료분석

심층면담의 경우 녹음 후 전사하였으며, 참여관찰은 관찰기록, 연구메모 형식으로 구성하였다. 심층면담 기록은 원자료(row data)로 활용하였고, 관찰기록과 관찰 중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메모한 연구현장 노트는 자료분석에서 보조자료로 활용하였다.

내러티브 접근에서는 연구 참여자들의 회고에 의존할 수밖에 없으므로, 이를 현재화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물리적인 시간이 아닌 참여자들이 특별하다고 인식하는 전환적 시점에 집중해야 한다. 사생관의 변화에 영향을 주는 생애사건, 특히 죽음을 통한 의식참여 및 프로그램들의 체험을 발견하고 재구성하는 것이 자료분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따라서 시간의 재구성과 연구텍스트로의 전환을 위해 개별 녹취록을 반복적으로 청취하면서 개별 연구자의 맥락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했다. 특정 체험에 집중하되, 이러한 체험이 현재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통섭하는 것이 맥락 이해에 중요하게 기여한다. 따라서 원자료를 개념과 개념, 체험과 체험 단위로 구분하여 구성된 개념들을 맥락별로 분절하여 각각의 주제를 발견하고, 이를 연구 텍스트의 차원으로 변환하고자 하였다.

5. 윤리적 고려

본 연구를 수행하기 위한 윤리적 고려는 연구방법에서 제안한 내러티브 접근에서 신뢰도와 타당도의 문제를 중요하게 여긴다. 연구의 엄격성을 위해 연구 결과의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로 지적되었고, 관련 연구자들은 이러한 문제에 대해 장기간의 라포 형성(Liebow, 1993)과 다원화 전략(Denzin, 1978), 동료 지지집단의 구성과 연구기록 남기기와 보존(Lincoln & Guba, 1985)등을 제안해 왔다. 본 연구에서는 장기간의 라포 형성과 다원화 전략을 활용하였다. 둘 이상의 관찰자가 같은 체험을 관찰하거나 참여하고, 같은 자료를 여러 사람이 동시에 해석함으로써 검증하는 작업을 거쳤다. 또한 현장에 오래 머물게 됨으로써 폭넓고 집중적인 자료 수집, 다양한 표본 추출 및 비교분석을 증대시킬 수 있었다(유은광, 1993).

질적 연구에서 요구되는 상세한 정보제공 후의 동의 획득, 비밀과 사생활 보장, 강제된 동의나 연구 참여의 종용 금지, 정서적 고통에 따른 피해 방지책 마련, 연구 참여자들에 대한 보상원칙을 준수했다. 참여자들의 진술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음으로써 분석의 과장이나 오류 또한 최소화하고자 하였다. 자료분석의 결과는 참여자와 확인과정(member double checking)을 통해 신뢰성을 높이고자 하였다.

Ⅳ. 연구결과

1. 사별의 경험

가까운 사람과의 사별경험은 개인의 삶에 극심한 충격을 유발하는 생애사건으로 인식되며, 자아 정체성과 개인의 심리적 상황에도 변화를 일으킨다(강영애·김남희, 2024). 사별에는 부모와의 사별, 배우자와의 사별, 자녀와의 사별로 대상을 대별해 볼 수 있으며, 사별에 대한 연구가 과거에는 미흡하였으나, 최근 비교적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사별은 개인의 사적 영역에 가까웠기 때문에 인기 있는 연구 주제는 아니었으나, 팬데믹 이후 변화된 죽음의 풍경에 의해 보다 빈번하게 경험하게 됨으로써 사별을 부모, 배우자, 자녀에 한정시킬 수 없는 확장된 연구주제로 다루어지고 있다. 형제 자매와의 사별, 동거인(친족제외)과의 사별 등 가족의 유형 또한 다양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사별의 경험은 그 어느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것이다. 특히 오랜 시간을 함께해 온 동반자의 부재는 남겨진 사람에게 큰 충격과 영향을 미치며, 무력감과 절망, 두려움과 같은 부정적 감정이 두드러지는 양상을 보인다. 본 연구의 대상자들은 최고령층임을 고려했을 때, 배우자의 상실뿐만 아니라, 자녀의 상실까지 겪게 되면서 가장 고통스러운 경험을 하며, 그 고통이 삶 전반에 지속적으로 작용하게 된다.

박복도 하지 영감 보내고 내가 먼저 가야 하는데(...) 그렇게 보내고(아들) 딱 살기 싫어서 교당도 안 나왔어요. 우리 아들 병원에 있을 때 교무님이 빨리 입교라도 해 놓으라고 해서 그때 법명이라도 받아놨는데(...) 보내고 나니 다 무슨 소용인가 싶어서. 하루에도 지옥을 몇 번씩 왔다 갔다하니까. (참여자 1)

이제 우리 손자만 남았는데 눈을 어떻게 감나. 우리 딸 생각하면 나도 따라 가야지 하는데 손자 생각하면 하루라도 더 살아야겠다 싶지. 가슴이 찢어지는데 우리 재원(가명)이 보면 그럴 수 만도 없어서. (참여자 2)

자녀의 상실을 겪은 참여자의 경우, 다양한 양상을 보인다. 배우자와 자녀의 상실을 모두 경험한 참여자들의 경우라도 손자녀의 유무와 그에 대한 책임에 있어서는 다소 차이 있는 태도를 보여준다. 참여자 1의 경우, 상실의 경험이 자신의 삶에 부정적으로 기능하여 삶 자체에 대해 거부하는 태도를 보이며, 상실감 극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참여자 2의 경우는 유사한 상실을 경험하였으나, 참여자 1에 비해 다소 소극적이나 삶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인다. 이러한 차이는 남아 있는 유가족과 참여자의 평소 유대 관계가 주된 영향으로 작용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상실 대상과의 유대관계, 지속 가능한 인간관계의 유무, 종교기관에서의 애도 협조 등의 다양한 변수가 작용할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나는 뭐라 할 말이 없어요. 시기가 돼서 떠나는 건데 내 힘으로 막을 수는 없지(....) 이것도 사은님 뜻 아니겠습니까. 우리 혜원(딸 가명)이가 건강하게 새 몸 받아 올거라 믿어야죠. 지금은 슬퍼도 잘 보내줘야 또 잘 오는 게 우리 교법 아닙니까. (참여자 5)

참여자 5의 경우, 참여자 1, 2와는 다른 부정적이거나 인정하는 태도에서 나아가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태도를 보인다. 참여자 5의 경우 자녀의 죽음을 미리 인지하고 준비하는 시간을 거쳤으며, 이 과정에서 1차적인 사별을 인정하게 되고, 나아가 교리에 기반한 장례와 천도의식이 2차적 수용으로 확장하게 된 사례라 보여진다. 같은 사별을 경험해도 이를 겪는 대상자는 다르기에 이후 태도에 미치는 영향 또한 일률적일 수 없다. 그러나 참여자 5의 사례가 이후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되는 같은 종교 조직의 신앙인들에게 긍정적으로 기능하게 된다는 점은 공통적이다.

이제 까딱하면 우리 애들보다 내가 더 살게 될텐데(...) 그것만은 안하고 싶은데요. 우리 진산님(법명)을 보면 진짜 해탈도인이지. 누구 보낼 때도 저렇게 법있게 할 수가 있나. 평소 공부가 얼마나 잘 되셨으면 그렇게 할 수 있는지 참 부럽지예. (참여자3)

참여자 3의 진술에서도 참여자 5의 사별경험과 이를 추모하는 장례의식을 함께 참여하면서 본인의 죽음으로 이입하여 이를 긍정적이고 모범적인 사례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에서 같은 장례의식의 체험과 경험이 사별을 준비하거나 겪게 될 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반대로 배우자의 사별의 경우, 자녀의 종교가 동일종교일 경우와 비동일종교일 경우 차이나 나타남을 확인할 수 있다.

나는 교당 나가고 싶지예. 우리 혜타원님, 명타원님 다 보고 싶고 그때 정말 일도 많이 하고 의지도 했어예. 그런데 우리 제산님(남편 법호 가명) 가시고 제가 애들을 교화를 못했어예 그 벌을 지금 받는다 아닙니까. 영감님만 계셨어도 그래 안할텐데. 무슨 낯으로 영감을 볼까 싶어예. (참여자2)

애들 아부지가 일찍 돌아가셨어예. 그래도 우리 큰 아가 참 잘 하고 교당도 잘 나오고 얼마나 효도합니꺼. 나 혼자됐다고 교당 근처로 집도 얻어주고 우리 민영이도(큰 손자 가명) 교당 열심히 나오니까 저는 여한이 없어예. (참여자 3)

참여자 2와 참여자 3의 경우, 공통적으로 배우자를 상실한 경험을 하였지만, 그 후 태도에서는 차이를 보인다. 참여자 2의 경우는 배우자 상실 후 자녀의 종교가 비동일 종교일 경우 다소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며, 참여자 3의 경우는 자녀가 동일 종교임으로 보다 안정적으로 삶에 진입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사별의 경험 이후 삶의 질에 자녀들의 종교가 영향을 미치게 되며, 사별 이후 일상으로의 회복에 종교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종교가 인간관계에서 유대감과 소속감을 강화시켜줌으로써 건강한 일상생활에 기능한다는 기존의 연구 결과들이 지지됨을 알 수 있으나, 이는 동일 종교에 한정되어 있으며, 비동일종교의 경우 무종교보다 일상 회복에 부정적으로 기능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종교 자체의 역할과 기능을 보다 다각도로 접근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2. 가족의 장례의식

사별에 있어서 추모의례는 고인과의 관계 재정립, 고인의 죽음수용으로 새로운 삶으로 출발할 수 있게 돕는다(이지원 외, 2022). 팬데믹 이후 장례의식 또한 변화의 필요성을 겪으면서, 지난 500여 년 동안의 매장중심 장례문화는 2000년 이후 화장문화의 급격한 증가로 인해 현재 90%(2023년도 기준, e하늘 장사정보시스템)의 화장률을 보인다. 일본의 경우 고령화가 지속되면서, 생전장례식, 호텔장례식, 장례보험, 이별여행 등 기존과는 다른 장례문화가 등장하였다(송현동 외, 2022). 유병기간이 늘어나면서 죽음을 맞이하고 준비해야 하는 시간 또한 길어졌으나, 예기치 못한 갑작스런 사고와 재해 등은 더욱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는 주변인들의 죽음을 목도해야 하는 횟수 또한 증가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결국 자신의 죽음을 준비하는 것은 타인의 최후를 함께 하는 것으로 출발하게 된다. 사별에 대한 장례의식의 체험은 자신의 죽음을 준비함에 있어 새로운 성찰과 재정립의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우리 애 49재가 끝나기 전에 사촌 꿈에 나와서 갑자기 잘 지내냐고 하더랍니다. 평소 왕래가 없었는데 갑자기 꿈에 나와 이상하게 여겼는데, 아 글쎄 애기 소식 생겼어요. 손을 이렇게 잡고 갔다고 하는데, 우리 애가 그 집으로 간거 같애요. 다 못 살고 가서 어쩌나 했는데 천도법문을 잘 들은 모양이지요?(흐느낌) (참여자 2)

참여자 2에게 천도의식은 자녀가 새로운 세상으로 몸을 바꾸어 다시 환생하는 중요한 시기로 인식한다. 그 시기에 명복을 빌어주는 일체의 종교 의식이 그 자녀의 환생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강하게 믿고 있다. 이는 반대로 이 시기에 가족들이 화합하지 못하거나, 의식에 정성이 부족하다고 여겨지는 경우, 망자에게 안 좋은 영향이 가며, 그것이 천도에 부정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망자를 보내는 장례의식도 중요하나, 참여자는 공통적으로 이 후 천도의식이 더 강하게 망자를 위로하고 인도할 수 있는 중요한 의식으로 인식하고 있다. 심지어 장례의식을 치른 한참 후에도 이 같은 천도의식이 망자에게 여전히 필요하며, 이를 통해 유가족들의 심신 안정과 화합에도 긍정적으로 기능하게 됨을 살펴볼 수 있다.

처음에는 반대가 심했어예. 뭐 또 천도재를 모시냐며 하실거면 어머니 혼자 하시라고까지 말해서 속상하기 말도 못했지예. 하도 꿈에 비춰서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어예. 그러다가 명절 앞두고 아들 꿈에 오셔갖고 느그들 너무한다 그러시더랍니더. 어쩌겠어예 모셔야죠. 천도재 올리면서 아들이 그래 펑펑 울었어예 지는 보지도 못한 조상아닙니꺼. (참여자 3)

참여자 3은 사망한지 시간이 지난 고조할머니의 천도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족들의 반대가 있었으나, 의식을 통해 회복과 치유를 경험하는 자녀들에게서 종교의 죽음의식이 가족들의 안정에 기여하는 부분이 크다는 것을 확인하게 한다. 또한 팬데믹 이후 가족 간의 거리감이 의식 참여를 통해 주기적인 만남을 유도함으로써 소통과 화합을 주는 계기가 된다. 천도 의식 중 참여자 2의 자녀가 쓴 고사문의 일부를 소개하고자 한다.

할머니!

손자 진성(가명)입니다.

할머니를 위한 특별 천도재 기간 동안 할머니를 뵙게 되어 기뻤습니다.

그 반면에 할머니의 마음을 알아가면서, 슬프고 안타까웠습니다.

할머니!

꽃다운 나이에 시집을 오셔서 여자로서 출산과 육아의 숭고한 경험도 못하고, 부부간의 애뜻한 행복도 누리지 못한 체, 이른 나이에 열반에 드셨으니, 그 원통함을 우리 후손들이 어찌 다 헤아리고, 이해하겠습니까? (축약)

할머니! 할머니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닙니다.

외로워하지도, 서러워하지도 마세요. 이제는 할머니를 보내드려야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우리 후손들은 기쁜 마음으로 할머니를 보내드리려고 합니다.

아직도 할머니의 마음에 애착, 탐착이 남아있다면, 이제는 다 버리시고, 불성이 성한 곳에서 새 생을 받으세요. 이제는 편히 쉬세요

손자 진성 올림

참여자 3은 종교가 주관한 천도의식을 통해 삶을 정화하고 죽음을 준비하는 것에서 나아가 죽음 이후에도 보호와 안정을 얻으며 새로운 삶으로 출발할 수 있는 기회가 됨을 진술하였다. 천도의식이 가족관계에서의 갈등을 완화해 주며, 망자에 대한 관계회복에도 긍정적으로 기능함을 보여준다.

매일 아침마다 49일 동안 그렇게 정성스럽게 기도해 줬으니까. 우리 혜원이도 잘 갔을거예요. 내가 다 감복했어. 하루도 안빠지고 술도 좋아하는데 그걸 참고 말이지. 교당에서야 얼마나 잘 해 주겠어요. 근데도 교무님이 술 마시지 마라 천도법문 틀어놓고 들어라 잠깐이라도 합장하면 된다 그런 얘기들을 허투로 안 들은거야. (참여자 5)

참여자 5는 딸의 장례기간 동안 함께해준 가족들에 대해서 감사의 마음을 보였다. 특히 종교에서의 의식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개인이 올리는 추모의 마음과 태도가 전 가족들에게 긍정적으로 위로가 됨을 보여준다. 종교기관에서의 의례도 중요하나, 일상생활에서 추모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 또한 중요한 기능을 하게 된다. 이는 종교에서의 장례의식이 장례교육으로 확장되어 개인의 생활과 삶에서 자신을 생전(죽기 전) 천도하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그 실효가 있음을 증명하는 결과이다. 종교기관에서 장례의식은 고정된 형식과 절차에 따라 의례적으로 진행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천도의식이나 장례의식을 특정 장소에서만 한정하지 않고, 개인의 일상속에서 죽음을 복기하며, 삶에 대해 감사함을 느낄 때 장례의식의 진정성이 발휘됨을 보여준다.

3. 나의 생전 장례식

생전 장례식에 대한 필요는 비교적 최근에 논의되고 있고, 이는 일본과 독일에서 다양화되는 죽음문화의 일환으로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의 필요성에 의한 사회적 요구중 하나이다. 생전 장례식에 대해 종교인들이 비종교인들보다 부정적인 견해(송현동 외. 2021)를 보인다는 연구결과는 종교의 장례의식에 대한 성찰적 시각의 필요성을 제공한다. 죽음의 준비에 해당하는 다른 프로그램(유언작성, 영사체험, 이별여행 등)에 비해 생전장례식이 종교인들에게 소극적으로 나타나는 원인은 장례의식이 고인을 위한 엄중한 성격의 의식이라는 점과 종교신앙인들이 비종교인들에 비해 종교에서의 장례의식에 참여할 기회가 많을 것이라는 점, 죽음에 대한 종교의 교육을 이미 받아왔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생전장례식의 필요성에 대해서 소극적으로 대답했을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 그러나 생전천도에 대해서 강조하는 원불교 교리의 특성상 생전 장례식에 대한 신도들의 필요성과 그로 인한 삶에 긍정적인 영향은 높을 것으로 본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생전장례식에 참여한 참여자들에게 “생전장례식을 통해서 어떤 느낌과 생각을 얻었는가?” “생전장례식 이전과 이후에 나의 삶에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가?”의 질문을 중심으로 면담을 진행하였다.

살아있는데 뭐하러 장례식을 하나했는데, 우리 영감이랑 우리 딸 만나게 해준다고 해서 궁금했어예. 나는 누가 내 장례식에 오는지는 하나도 안궁금한데 우리 딸을 만날 수 있을까는 궁금했거든. 내 위패를 저렇게 만들어 놓고, 내가 나를 보고 있으니까 첨에는 못 보겠어예. 영 이상하데. 근데 내 위패 옆에 우리 딸 우리 영감 이렇게 같이 있으니까 그래 마음도 놓이고 괜히 더 보고 싶기도 하고예. (참여자 1)

저는 깜짝 놀랐어요. 내 살아온 일생을 영상으로 쭉 보여주니까 코로나 때문에 우리 애들이 창문 너머로 인사하고 가고 했거든예(요양병원입원중). 그때 저렇게 찍어 놓은 줄도 모르고, 나를 저렇게 생각해 줬구나 싶어서 너무 고맙기도 하고. 눈물났어예. 내 좋아했다고 불단에 커피 갖다놔줘서 저래도 되나 싶으면서도 마음이 좋아예. 딱 내 장례식은 지금처럼 해주면 좋겠어예. (참여자 2)

고사 읽을 때 나는 우리 도연씨(가명)가 그렇게 서럽게 울어줄 줄 몰랐어예. 우리가 정 나누고 알아주는 게 서툴다 아입니꺼 그래서 그렇게 속정 깊은 줄 몰랐다. 교당 친구들이 전부 아입니까 이제 살아있는 사람도 얼마 없고. 가는 길 서로 손잡아주면 좋지예. (참여자 3)

우리 대종사님 만나러 가는데 나는 훨훨 날 것습니다. 안 그렇습니까. 살아있으면 조금만 더 제도중생해야 하는데 그렇게 못한 게 한입니다. 저승갈 때 가져갈 문서라는 우리 이 일기쓴거 그거 꼭 챙겨갈 겁니더. 관속에 이건 꼭 넣어주이소. (참여자 4)

천도법문을 그렇게 듣고 하는데, 내 이름으로 그걸 들으니 참 마음이 새롭데요. 어찌 이렇게 이름을 넣어서 외우게 하셨을까 싶고. 참 듣기가 좋아요. 죽고나서가 아니라 살아있을 때 내 이름 넣어 많이 외워야겠구나 싶데예. (참여자 5)

참여자들의 생전장례식 체험은 각자의 삶에서 죽음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는데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참여자 1과 2의 경우, 내세에 대한 강한 믿음이 안정적인 죽음준비와 죽음의 불안을 해소하는 데 있는 기여함을 보여준다. 참여자 3의 경우는 가족만큼이나 같은 신앙 공동체원들의 유대와 화합이 자신의 죽음준비에 중요하며, 비신앙인 가족보다 동일 신앙의 비가족들에게 더 의지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에서 장례의식에서 화합된 종교의식이 고인에게 더 긍정적으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참여자 4와 5의 경우, 생전 장례식을 통해 일상생활에서도 죽음을 준비하는 삶을 더욱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죽음을 두려워하거나 불안하게 여기기보다는 새로운 인생의 전환점으로 받아들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생전장례식에 대한 필요성의 부재와 이를 실행하는 기관 또한 현재는 부족할 실정이라는 점에서 보다 보편적인 인식의 확대와 프로그램의 다양화는 고민해야 할 과제라 본다.

장례식 지내고 보니까 아직 살아있는 게 다행이다 싶어예. 우리 예지(손녀 가명)더 볼 수 있고. 이제야 교당 나오는데 좀 더 살아서 내 장례식은 꼭 원불교 식으로 해라고 당부해야지예. (참여자 3)

뭐든 미리미리 준비하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 죽는 것만은 미루고 미루고 싶어도 이제 더 사는 것도 폐 끼치는 것 같고예. 애들한테도 이래저래 얘기해놓을 수 있고, 오랜만에 편지도 읽어주니 고맙고 이제 여한도 없습니다. (참여자 5)

참 사는 동안 잘 살아야겠구나 싶어예 나랑 안 좋았던 사람들도 지나면 아무일도 아니다 아닙니까 앞으로는 그냥 용서하고 이해하고 살라고예 죽었다 생각하니까 안되는 일도, 못 할 일도 이제 없어예 애들한테도 싹 연락한 번 돌렸어예 지그들이 안하면 내가 하면 된다 아닙니까 그간 왜 속만 상해했나 몰라예. (참여자 2)

오랫동안 원망하면서 살았어예 이 마음 한켠에 우리 어머니(새어머니)에 대한 원망심이 꽉 차서 너무 답답했어예. 나를 그때 왜 그랬을까 싶어서예. 우리법이 원망생활을 감사생활로 돌리자인데 도통 이해도 안가고 여태 교당 다녔어도 그 엄마만큼은 용서가 안돼예. 근데 장례식하니까 그 엄마가 생각났어예. 내가 풀고 가지 않으면 잘 못가겠구나 싶은 마음이 퍼뜩 들었어예. 이제 그런거 없어예. (참여자 1)

생전 장례식 전후 참여자 대부분은 삶을 대응하는 태도가 달라졌음을 인정하였다. 참여자 1의 경우, 가족들의 교화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였고, 자신의 죽음에 종교를 통해 가족들의 유대감과 화합을 돈독히 할 수 있는 믿음이 강화된 계기가 되었다. 참여자 2의 경우, 역시 삶을 긍정적이고 능동적으로 살아야 한다는 필요성을 확인하였으며, 참여자 3의 경우 인간관계의 회복이 죽음을 준비하고 잘 죽기 위해서 필요한 과제임을 알게 된 기회가 되었다고 진술하였다. 참여자들 공통적으로 생전장례식을 경험한 후 삶에 대해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태도를 가지게 되었으며, 관계회복과 종교생활에 대해서도 몰두하게 되었음을 인정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종교에서의 생전장례식에 대한 필요성의 강화와 다양화된 프로그램의 제공이 중요함을 시사한다.

Ⅴ. 논의

글로벌 팬데믹을 겪으면서 우리는 삶의 존엄, 죽음의 존엄, 인간의 존엄을 위해 고민하고 성찰하고 있다. 장기화된 팬데믹기간동안 다시 겪게 되는 포스트 팬데믹, 암울한 현실과 미래에 대한 절망 속에 2018년 이후 하락세였던 자살률은 다시 급등하고 있는 실정이다(한국통계청, 2023). 특히 죽음을 가까이 체감하는 노년기에 사별의 경험은 자연스럽게 독거노인의 증가를 가져오며, 이들의 우울증과 자살에 대한 생각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홀로 쓸쓸히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 고독사는 독거 노인들에게 불안과 공포를 가중시킨다. 유병기간이 늘어남에 따라 죽음을 자연스럽게 인정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개입하려는 의지가 커지고 있으며, 안락사 동의율이 이를 입증한다(이필도·김혁우, 2018). 종교는 오랜 시간 죽음의 문제를 직면하며, 신앙인들에게 시대적 역할과 사명을 해왔다. 죽음에 있어 종교의 의존은 우리 사회의 생명공동체를 회복시키고, 보다 안정적으로 죽음을 받아들일 수 있는 최전방에서 최소한의 안정장치로 기능해 왔다. 본 연구는 종교의 이러한 기능이 신앙공동체에게 얼마나 유효하며, 그 한계는 무엇이며 보완하고 나아가야할 방향을 찾기 위한 시도이며 출발이다. 좋은 인생으로 ‘잘 사는 것’이 최우선이겠지만, 신앙적으로 ‘잘 죽는 것’ 역시 중요하다. 삶과 마찬가지로 죽음 역시 타인이 대신할 수 없는 개인 당사자가 겪을 수밖에 없는 필연적 사건이기 때문이다.

본 연구에서는 노년기에 존엄한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사별의 경험과 고인을 보내는 과정, 즉 장례의식을 통한 경험과 깨달음이 자신의 죽음준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생애사적으로 살펴보고자 하였다. 다른 시기보다 다양한 사별의 경험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측면에서 노년기는 자신의 죽음을 보다 본격적으로 이해하게 된다. 이는 죽음에 대한 태도에 있어서 긍정적으로 기능하기도하나, 이 과정을 건강하게 보내지 못할 경우 우울감과 자살의도를 강화시키기도 하므로 매우 중요한 계기가 된다. 연구 참여자들은 배우자의 사별경험뿐만 아니라, 대부분 형제나 자녀의 사별을 경험하였고, 이렇듯 다중사별을 경험한 경우 개인이 감당해야 하는 고통의 크기 또한 매우 커진다. 이런 경험을 하게 될수록 일상으로의 회복을 위한 공동체의 도움과 지지가 중요하며, 도움에 있어서도 단편적이고 일회성보다는 지속적이고 자발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장기적인 도움이 더욱 효과적임을 확인할 수 있다. 사별의 경험에서 같은 종교의 공동체원들의 위로는 빠른 회복을 주는데 도움이 되지만, 반면 가족들이 동일신앙이 아닌 경우 오히려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장례의식은 비교적 긍정적인 기능을 하지만, 의식에 참여하는 가족구성원의 참여태도에 따라 자신의 죽음에도 유사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며, 이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경향도 보였다. 즉 자녀들이 장례의식에 소극적이거나 의무적인 태도를 보이게 될 때, 참여자는 이를 자신의 탓으로 여기거나 비관하는 감정을 보여줬다. 이러한 결과는 장례의식 자체보다 이를 임하는 참여자들의 심적­물리적 반응이 더 중요함을 보여준다. 또한 장례의식에서의 교육이 이후 일상생활에서 지속될 때 죽음준비에도 긍정적으로 기능함을 보여주는 결과는 일회적인 의식행사에 그치기보다 일상에서 자기 자신을 위한 준비교육으로 확장시켜야할 필요성을 강조한다. 생전장례식 또한 자신의 죽음 준비를 현실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참여자들은 생전장례식을 통해 죽음에 대해 가장 선행적으로 공부하고 교육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는 공통적인 반응에서 공포와 두려움을 체험하게 하는 기존의 죽음교육프로그램의 한계를 극복할 대안으로 판단된다.

본 연구에서는 주제를 한정하여 사별과 장례의식을 통해 죽음준비에 다가가고자 노력하였다. 그 결과, 종교가 사별의 경험을 극복하고 일상으로 회복하는데 긍정적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확인하였고, 그 과정에서 가족들의 신앙 여부, 장례의식에 대한 참여태도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함을 알게 되었다. 또한 생전장례식을 통해 죽음준비프로그램의 다양화와 실제 적용에 대한 필요성을 알게 되었다는 점에서 본 연구의 의의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다 구체적인 실천과 연구를 위해서는 노년기 경험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체계적인 연구가 중요하다고 본다. 또한 사별에 대한 연구를 비종교인과 비교함으로써 종교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유효성을 실제적으로 확인하는 논의가 후속연구로 필요할 것이다.

Notes

사생관은 ‘죽음에 대한 태도’라는 용어로 사용되어 왔으며, 이는 죽음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본 삶의 태도를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는 사생관을 삶과 죽음을 분절하지 않은 개념으로 정의하며, 죽음 이 후의 삶에 대한 태도와 내세에 대한 태도를 포함한 ‘삶과 죽음에 대한 태도’(김태련, 1998; 이누미야 요시유키·한성열, 2004)로 적용하고자 한다. 사생학의 어원은 죽음(타나토스)에 대한 학문(로고스)이라는 의미로, 이를 연구하는 분야를 타나톨로지(thanatology)라 부르며 이를 사학(死學)이라고 번역하는 경우도 있지만 죽음에 이르기까지 살아가는 방법을 연구한다는 측면에서 사생학(死生學)으로 번역하는 것이 타당하다(Deeken, 1996).

원불교는 소태산 대종사의 대각으로 1916년 4월에 창립된 한국의 민족종교이며, 후천개벽시대의 세계종교를 지향하는 종교이다. 원불교는 개신교, 천주교, 불교와 함께 한국의 4개 종교 중 하나이다(손정윤, 1993). 본 연구에서 원불교를 신앙하는 노인층을 연구 대상으로 선정한 이유는, 연구자가 약 4년간 원불교 기관에서 근무하며 참여자들과 유대감을 형성하여 왔기에 심층면접과 생애사 연구에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반 겐넵은 ‘통과의례도식’에서 세 국면으로 이 과정을 설명하였다. 분리기, 전이기, 통합기를 통해 유적과 고인의 시간을 장례절차를 통해 한 개인이 겪는 통과의례로 해석하였다(A. 반 겐넵, 2022).

세평적사례선택(reputation case selection)이란 특정분야에 오랫동안 종사했거나 그 분야에 경험이 많은 사람에게 연구참여자를 소개와 발굴하는 것을 의뢰하는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원불교를 신앙하는 노년기 신앙인들을 대상으로하여 해당기관 전문가인 종교책임자에게 의뢰하여 연구참여자를 선정하는 방법이 적합할 것으로 판단하였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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