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논문

불교의 생명존중사상과 장기기증의 관계

박웅혈구(법륜) *
Woong-hyul-gu(Ven. Beob-lyun) Park *
Author Information & Copyright
*불암사 총무
*Manager, Buramsa Temple

© Copyright 2022 Institute for Buddhist Studies.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3.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Received: May 03, 2022; Revised: May 30, 2022; Accepted: Jun 18, 2022

Published Online: Jun 30, 2022

국문 초록

본 연구는 장기기증 참여자들이 장기기증에 참여할 때 경험할 수 있는 심리적 경험, 즉 장기기증에 대한 태도와 참여 동기에 대해 불교의 생명존중 사상과 관련지어 살펴보고자 하였다. 연구문제는 첫째, 장기기증 서약자의 일반적인 특성은 어떠한가? 둘째, 장기기증 서약의 계기는 어떠한가? 이다. 이를 위하여 본 연구는 불교계 생명나눔실천본부를 통해서 장기기증 서약을 한 불자들을 대상으로 장기기증에 대한 태도, 장기기증에 대한 서약 태도, 장기기증에 대한 주관적 지식, 장기기증에 대한 이슈관여도 척도와 장기기증 서약 계기에 대한 개방형 질문으로 구성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으며, 불자 139명의 데이터를 수집하여 양적 연구 데이터에 대하여 빈도분석과 기술통계 분석을 실시하였으며, 질적 응답을 분석하기 위하여 CQR-M을 사용하여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 장기기증 서약자의 일반적인 특성과 장기기증 서약의 계기에 대해 탐색한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서약 계기에서는 홍보 및 충분한 정보 제공, 불교와의 인연, 장기기증 받은 사람들의 삶으로부터의 감동, 생명존중에 대한 진정한 경외심, 자비를 실천하기 위해서의 5개 하위 영역이 도출되었다. 본 연구를 통하여 불교의 생명존중 사상 기반 장기기증 활동이 추후 국가적인 장기기증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기초적인 정보를 제공하였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investigate the relationship between respect for life of buddhism and organ donation. The research problems of this study are as follows. First, what are the general characteristics of organ donors? Second, what are the motives for organ donation pledges? For this study, the attitude toward organ donation, the commitment attitude toward organ donation, the subjective knowledge about organ donation, and the issue involvement for organ donation were surveyed and questionnaires composed of open-ended questions about the motives for organ donation pledges were conducted. The data of 139 Buddhist believers were collected and analyzed by frequency analysis and descriptive statistics and the responses of qualitative questions were analyzed using CQR-M. The results of the study are as follows. First, as a result of examining the general characteristics of organ donors, The minimum age of organ donors is 20 years old, the maximum age is 63 years, and the mean age is 43.59 years, and the standard deviation is 13.057. In the case of gender, the female pledge is more than the male, and more than half are married. In terms of health status, normal, good, and very good were more than 90% of the total responses, and their health status was perceived as good. As a result of looking at the current residence type, living together with their spouse, parents, children, or spouse and children, spouse and parents was about 90%. In the case of the organ donation pledge period, 2008 was the oldest, and in particular, the number of pledges in 2015, 2016 and 2017 increased significantly. As a result of examining the descriptive statistics on the psychological characteristics related to organ donation by organ donors, organ donation attitude, organ donation pledge attitude, subjective knowledge of organ donation, and the issue involvement showed that the mean was all above normal(3.0). Second, as a result of searching for the motivation of organ donation pledge, six sub-categories were derived; publicity and providing sufficient information, connection with Buddhist monk, connection with Buddhism, impression from life of organ donated people, genuine respect for life, and mercy practice. In terms of frequency, practice mercy was the most, followed by publicity, sufficient information, and genuine respect for life. It is meaningful that this study provided basic information to enable organ donation activities based on Buddhism's life respect to help promote national donation.

Keywords: 불교; 생명존중; 장기기증 서약태도; 장기기증 주관적 지식; 장기기증 이슈관여도
Keywords: Buddhism; Respect for Life; Organ Donation; Commitment Attitude; Subjective Knowledge

Ⅰ. 서론

현재 우리나라의 장기이식대기자는 갈수록 늘어가고 있는 반면 기증자는 턱없이 부족하며 이에 따른 사회적 부담과 그 가족들의 고통이 증가하고 있다. 장기기증이란 생의 마지막 순간에 자신의 소중한 일부를 이웃에게 나누어주는 생명의 선물로서(Dunn, 1995;질병관리본부, 2017), 정부, 민간단체, 종교단체는 장기기증 및 이식의 활성화를 위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역사회중심의 장기기증 활성화를 위해 보건소를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장기기증 홍보를 유도하고 있다(김양호, 2010). 또한,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관리센터(2017)는 장기 등 이식 대상자의 선정 및 승인, 장기기증 활성화를 위한 홍보 및 교육, 장기 등 이식에 관한 의학적 표준 마련, 장기이식정보망 운영, 통계자료 발간, 장기 등 기증 및 이식에 대한 상담을 하고 있다. 실제로, 질병관리본부(2017)는 2016년 한 해 동안 573명의 뇌사자가 장기기증을 하여 2,319건의 신장·간장 등 뇌사 장기이식이 이루어졌으며, 285명의 뇌사자 또는 사망자가 뼈·피부 등 인체조직을 기증하였다고 발표하였다.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에서는 9월 9일을 장기기증의 날로 지정하고 장기기증 캠페인을 통한 장기기증 홍보 및 수술비 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 또한,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 모임을 결성하여 심리치료 지원과 문화행사, 기증자 초상화 전시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기증자와 유가족을 예우하고 있다.

국가와 민간단체뿐만 아니라, 종교단체까지 나서서 장기기증 활동을 돕고 있다. 특히, 불교계 생명나눔 운동을 이끌어 온 생명나눔실천본부에서도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장기이식등록기관으로 등록하여 많은 지역사회 주민들이 장기기증 운동에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있다(생명나눔실천본부, 2017). 특히, 불교계의 생명나눔 운동을 이끌어온 생명나눔실천본부는 다양한 장기기증 캠페인 활동을 해오고 있으며 각 분야의 저명인사들을 홍보대사로 위촉해 장기기증에 대한 적절한 지식과 긍정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도록 함으로써 생명나눔 문화 확산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실제로, 생명나눔실천본부 활동의 결과를 살펴보면, 2017년 장기기증 희망등록자 수가 목표치인 5,000명을 넘어선 5,400명을 기록하여 목표치를 초과달성하였고 최근에는 20-30대의 장기기증 참여가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장기기증 활성화를 위한 다방면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가적 차원에서는 해외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장기기증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고 약 3만 명 이상의 환자들이 장기이식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고, 최근에는 뇌사 장기 기증 의사를 취소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으며, 2002년 이후 처음으로 뇌사기증자와 뇌사이식건수도 감소하고 있다(질병관리본부, 2017). 이처럼 장기기증 관련 문제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시점에서(김현철·김휘원, 2013), 장기기증 의사의 지속적 증가를 이루고 있는 생명나눔실천본부를 통해 장기기증 참여 의사를 밝힌 참여자를 대상으로 장기기증에 대한 태도를 확인하고 이들의 장기기증 의사와 관련된 심리사회적 경험을 탐색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어떤 현상에 관한 태도는 행동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음을 고려할 때(Prottas and Batten, 1998), 장기기증 관련 윤리의식의 기반인 태도와 지식은 장기기증의 행위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김동진(2003)은 일반국민의 장기의식에 대한 태도와 태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살펴보기 위하여 ‘뇌사 및 장기이식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하였다. 그 결과, 성별, 연령, 결혼상태, 교육수준, 직업, 월평균 가구소득 등 인구학적·사회경제적 변수에 따라서 뇌사와 장기이식에 대한 집단간 차이를 나타내고 있었다. 즉, 본인의 장기기증 의사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는 결혼상태, 가족의 장기기증 의사, 사후 사체훼손에 대한 거부감, 장기이식술에 대한 인식으로 나타났고, 가족이 뇌사상태일 경우 가족의 장기기증 의사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가구소득, 뇌사에 대한 지식, 뇌사수용도, 장기이식술의 필요성, 본인의 장기기증 의사로 나타났다. 김상희(2006)는 뇌사자의 장기기증에 대한 간호사들의 긍정적 혹은 부정적 태도를 연구하였다. 그 결과, 긍정적 태도요인으로는 뇌사의 법적 사망 인정, 뇌사 시 장기기증 의사, 학교교육과정에 포함, 타인에 대한 선물, 전문단체와의 연결, 뇌사인정은 꼭 필요, 국가적으로 제도화, 장기이식을 위해 좋은 일 등으로 나타났고, 부정적 태도요인으로는 종교와 생명의 존엄성에 위배, 뇌사 인정 시 위험성, 의료진에 대한 불신감, 장기기증 권유의 부담, 경제적 보상 요인 등으로 나타났다. 장희경·노소민·박소영·김민지·한주연(2014)의 장기기증에 대한 지식과 태도에 관한 간호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전공에 대한 지식이 일반인과 크게 차이가 없는 1학년 학생들보다 전공교육과 실습을 통해 장기기증에 대한 지식을 쌓은 3학년이 장기기증에 대한 높은 지식을 가졌기 때문에 장기기증에 대한 태도도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박민혜·문건호·안강민·김용석·김진숙(2017)의 연구결과에서도 안구기증에 대한 지식이 안구기증에 대한 인지적, 정서적, 행동적 태도와 실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성별에 따른 안구기증 지식은 안구기증의 현황 및 실태에 관한 지식만이 남자가 유의하게 높았으며, 안구기증 관련 교육 경험은 안구기증 태도와 유의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기증에 서약한 참여자들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은 네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장기기증에 서약한 참여자들의 장기기증 태도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장기기증이라는 행위에 대해 모든 참여자들이 동일한 개념으로 이해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이상목·이영호·김상호·김성연, 2003; 질병관리본부, 2016), 장기기증 의사를 밝힌 장기기증에 대한 태도를 확인하고 그 태도를 기반으로 장기기증이 보다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도울 필요가 있다.

둘째, 장기기증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 감소뿐만 아니라 장기기증 등록을 위한 교육을 위해 장기기증에 참여한 참여자들의 장기기증과 관련된 심리적 요인에 대한 탐색이 필요하다. 장기기증이라는 서약이 민감한 내용이므로 참여자들이 심리적인 부담감을 느낄 수 있으며 이는 장기기증 서약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김현정, 2017). 따라서 장기기증 서약 의사를 밝힌 참여자들의 심리적 요인에 대한 경험적 연구가 필요하다.

셋째, 한 개인에게 취해지는 사회적 역할은 사회 환경 내에서 상호작용하는 과정 속에서 나타나는 행동으로 이해되어져야 한다(Bronfenbruner, 1970). 그러므로, 장기기증은 장기기증 참여자 자신과 환경과의 상호작용에 의한 사회적인 사건이며 참여자들이 장기기증 서약 시 장기기증에 대한 이슈와 그와 관련된 생각과 태도가 어떠한가에 대한 보다 심도 있는 이해가 필요하다. 참여자들의 장기기증 신청은 가족이나 친지 등 건강 문제를 안고 있는 주변인들을 위한 개인적인 행동이 아니라 참여자들이 사회환경 체제 내에서 이루어지는 이타적인 행동 중의 하나로 볼 수 있다.

넷째, 참여자들의 장기기증에 대한 태도와 맥락을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관점에서의 연구가 여전히 필요하다. 장기기증과 관련하여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선행연구를 고찰해 본 결과, 참여자들의 장기기증에 대한 태도와 그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에 관한 양적연구가 대부분이었다(송영신·이미영, 2008; 서영심·이영희, 2009). 또한, 최근에 들어서는 생명존중의 관점에서 본 장기기증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들이 보고되고 있지만, 불교의 생명존중 사상의 측면을 고려해본다면 그 한계점이 분명하다. 따라서 불교의 생명존중 사상에 입각한 장기기증 활성화 운동에 대한 기초적인 연구를 다질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상의 논의를 바탕으로 본 연구는 장기기증 참여자들이 장기기증에 참여할 때 경험할 수 있는 심리적 경험, 즉 장기기증에 대한 태도와 참여 동기에 대해 불교의 생명존중 사상과 관련지어 불교계의 활동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하였다. 최근 불교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도전 중의 하나는 생명윤리학의 쟁점들에 관한 포괄적이고 체계적인 가치체계를 정립하는 일일 것이다. 휴즈와 키온(Hughes and Keown, 1995)은 불교의 윤리를 최근 제기되는 윤리문제에 적용하려고 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으로 신앙의 일부를 최근의 윤리적 문제에 적용하려는 점, 기술의 발전에서 기인하는 서구의 문제들에 대한 대답을 동양의 문화에서 찾고 있다는 점, 그리고 종교적 신념과 가치를 과학적 맥락에 적용하려고 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러한 쟁점들을 다루는 것은 어떤 단일 연구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므로, 본 연구의 목적은 생명윤리에 관한 수많은 쟁점들에 관한 것을 벗어나 최근 불교계에서 실천하고 있는 실질적인 행동 및 그와 관련된 심리사회적 변인들을 살펴보는 것으로 한정하고자 한다. 본 연구의 결과는 불교의 생명존중 사상 기반 장기기증 활동이 추후 국가적인 장기기증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기초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본 연구의 목적은 장기기증 서약자의 일반적인 특성과 장기기증 서약의 계기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본 연구의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연구문제 1. ‘장기기증 서약자의 일반적인 특성은 어떠한가’. (1-1 장기기증에 대한 태도는 어떠한가, 1-2 장기기증에 대한 서약태도는 어떠한가, 1-3 장기기증에 대한 주관적 지식은 어떠한가, 1-4 장기기증에 대한 이슈관여도는 어떠한가), 연구문제 2. ‘장기기증 서약의 계기는 어떠한가’이다.

Ⅱ. 연구 방법

1. 연구대상 및 자료수집

본 연구를 위하여 2017년 12월부터 2018년 4월까지 생명나눔실천본부를 통해서 장기기증 서약을 한 불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으며, 불자 139명의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었다. 이중 불성실한 응답을 제외한 128부를 최종 연구대상으로 선정하였다. 질적 데이터의 경우 총 139명의 데이터 중 96명의 응답을 대상으로 하였다.

2. 연구도구

본 연구의 주요 연구문제인 장기기증에 대한 태도, 장기기능 서약 태도, 주관적 지식, 이슈관여도는 유성신·박현선·민귀홍·하영희·김여정(2015)이 장기기증 서약의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한 연구에서 사용한 척도들을 사용하였다.

1) 장기기증에 대한 태도

장기기증에 대한 태도 변인은 모건, 밀러, 그리고 아라사라트남(Morgan, Miller and Arasaratnam, 2002)의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6개 항목 5점 Likert형 척도를 사용하였으며 장기기증 서약에 대한 태도는 아젠(Ajzen, 1991)이 능력과 통제성으로 나누어 제시한 네 개의 항목과 배현석(2006)이 제시한 네 개 항목을 유성신 외(2015)가 연구에 맞게 수정한 것을 사용하였다.

2) 장기기증에 대한 서약태도·주관적 지식·이슈관여도

장기기증 서약 의도는 ‘장기기증 서약서에 서약할 의사’로 김소윤(2007)이 사용한 척도를 번안하여 총 3가지 측정문항으로 5점 척도로 유성신 외(2015)가 구성한 것을 사용하였다. 장기기증에 대한 주관적 지식은 ‘장기기증에 대하여 스스로 알고 있는 정도’로 정의하고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유성신 외(2015)가 3개 항목으로 구성한 5점 Likert형 척도를 사용하였다. 또한 성별, 연령의 인구 사회학적 변인을 5문항으로 측정하였다. 장기기증에 대한 이슈관여도는 ‘장기기증이 본질적으로 중요하거나 자기 자신의 삶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정도’로 정의하고 이슈관여도를 측정한 체아(Cheah, 2006)의 총 6가지 측정문항을 유성신 외(2015)가 수정·보완하여 5점 Likert형 척도로 구성한 척도를 사용하였다.

3. 자료의 분석

본 연구에서 수집된 자료의 통계처리는 데이터 코딩과 데이터 클리닝 과정을 거쳐 SPSS 24.0 for Windows를 활용하여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분석하였다.

첫째, 표본의 일반적 특성을 파악하기 위하여 빈도분석과 기술통계 분석을 실시하였다.

둘째, 장기기증 서약 계기에 대한 개방형 질문을 통해 수집한 질적 응답을 분석하기 위하여 수정된 합의적 질적 연구 CQR-M (Consensual Qualitative Research-Modified)을 사용하여 분석하였다. CQR-M을 제안한 스팽글러, 리우, 그리고 힐(Spangler, Liu, and Hill, 2012)은 양적연구의 독특한 경험의 내용을 기술하기 위해 개방형 질문을 추가하기로 결정했을 때, 각각 참여자들의 3-4 문장의 대답이 비교적 간단하고 이해하기 쉬울 때, 전통적인 CQR로 핵심개념을 구성하는 것이 과도한 것으로 여겨질 때, 합의에 의해 데이터로부터 영역과 범주를 도출하는 CQR에 대한 더 간편한 대안이 유용해보일 때 수정된 합의적 질적 연구를 사용할 수 있다고 제안하였다.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 연구문제 2에 해당하는 ‘장기기증 서약의 계기는 어떠한가?’에 대한 응답을 CQR-M을 사용하여 분석하였다.

Ⅲ. 연구결과

1. 장기기증 서약자의 일반적인 특성 결과
1) 인구통계학적 특성

장기기증 서약자의 연령의 최소값은 20세, 최대값은 63세이며, 평균 연령은 43.59세이며 표준편차는 13.057로 나타났다.

장기기증 서약자의 성별에 대해 살펴본 결과, 남성이 32명(25.0%), 여성이 96명(75.0%)으로 나타났다.

장기기증 서약자의 결혼여부에 대해 살펴본 결과, 본 연구의 참여자들 중 기혼(83명, 64.8%)이 전체 참여자의 절반 이상으로 나타났으며, 그 다음으로 미혼(40명, 31.3%)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혼(4명, 3.1%)과 사별(1명, 0.8%)의 경우, 합쳐서 5명, 5% 미만의 인원과 비율로 대부분의 참여자들이 기혼 및 미혼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장기기증 서약자의 건강상태에 대해 살펴본 결과, 아주 좋음이 29명(22.7%), 좋음이 54명(42.2%), 보통이 42명(32.8%), 나쁨이 2명(1.6%), 무응답이 1명(0.8%)으로 나타났다.

장기기증 서약자의 현재 거주 형태에 대해 살펴본 결과, 배우자와 함께 살고 있는 경우가 15명(11.7%),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는 경우가 28명(21.9%), 자녀와 함께 살고 있는 경우가 4명(3.1%), 배우자와 자녀와 함께 살고 있는 경우가 65명(50.8%), 배우자와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는 경우가 3명(2.3%), 혼자 살고 있는 경우가 10명(7.8%), 기타가 3명(2.3%)으로 나타났다.

2) 장기기증 서약 시기

장기기증 서약자의 서약 시기에 대해 살펴본 결과, 2008년 4명(3.1%), 2009년 3명(2.3%), 2010년 4명(3.1%), 2011년 8명(6.3%), 2012년 4명(3.1%), 2013년 4명(3.1%), 2014년 7명(5.6%), 2015년 20명(15.6%), 2016년 23명(18.0%), 2017년 42명(32.8%), 2018년 6명(47%), 무응답 3명(2.3%)으로 나타났다.

3) 장기기증 서약자의 장기기증과 관련된 심리적 특성에 대한 기술통계

장기기증 서약자의 장기기증과 관련된 심리적 특성에 대해 살펴보기 위해 기술통계 분석을 실시한 결과, 장기기증태도의 평균은 3.69, 표준편차는 0.451, 장기기증서약태도의 평균은 3.81, 표준편차는 0.514, 주관적 지식의 평균은 3.51, 표준편차는 0.764, 이슈관여도의 평균은 3.11, 표준편차는 0.467로 나타났다. 자세한 내용은 <표 1>에 제시되어 있다.

표 1. 장기기증과 관련된 심리적 특성의 기술통계 결과(N=128)
구분 M SD
장기기증태도 3.69 0.451
장기기증서약태도 3.81 0.514
주관적 지식 3.51 0.764
이슈관여도 3.11 0.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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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장기기증 서약의 계기

장기기증 서약자의 장기기증 서약의 계기에 대해서 살펴본 결과, 홍보 및 충분한 정보 제공, 일면 스님과의 인연, 불교와의 인연, 장기기증 받은 사람들의 삶으로부터의 감동, 생명존중에 대한 진정한 경외심, 자비를 실천하기 위해서의 6가지 하위영역이 도출되었다. 장기기증 서약 계기에 대해서는 총 96개의 응답이 도출되었으며, 홍보 및 충분한 정보 제공이 전체의 22.9%, 일면 큰스님과의 인연이 4.2%, 불교와의 인연이 5.2%, 장기기증 받은 사람들의 삶으로부터 감동이 7.3%, 생명존중에 대한 진정한 경외심이 17.7%. 자비를 실천하기 위해서가 42.7%로 나타났다. 자세한 내용은 <표 2>에 제시되어 있다.

표 2. 장기기증 서약의 계기
하위 영역 사례수 (n) 비율 (%)
홍보 및 충분한 정보 제공 22 23.9
불교와의 인연 5 5.4
장기기증 받은 사람들의 삶으로부터의 감동 7 7.6
생명존중에 대한 진정한 경외심 17 18.5
자비를 실천하기 위해서 41 44.6
총계 9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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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의 참여자들이 장기기증 서약을 하게 된 계기 중 ‘자비를 실천하기 위해서’가 41명(42.7%)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 ‘홍보 및 충분한 정보 제공’이 22명(22.9%), ‘생명존중에 대한 진정한 경외심’이 17명(17.7%) 순으로 나타났다. 그 밖에 ‘장기기증 받은 사람들의 삶으로부터의 감동’이 7명(7.3%), ‘불교와의 인연’이 5명(5.2%), ‘일면 큰스님과의 인연’이 4명(4.2%)으로 10명 미만의 적은 인원이 응답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1) 홍보 및 충분한 정보 제공

장기기증 서약자들의 장기기증 서약의 계기는 홍보 및 충분한 정보제공으로 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보와 정보제공은 대중매체와 인터넷 검색, 길거리캠페인, 포스터, 학교, 동아리, 군대, 봉사활동, 해외봉사활동, 생명나눔 실천본부 장기기증 캠페인 등이었다. 장기기증 서약 참여자들의 장기기증에 대한 홍보 및 정보제공을 통한 참여는 타인에 대한 배려와 공동체에 대한 책임의식에서 출발하는 것으로, 이는 불교사상을 기반으로 한 이타행에 대한 인식을 평소에도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었음을 추론해볼 수 있다. 장기기증 서약자들의 장기기증 서약 계기 중 홍보 및 충분한 정보제공으로 인한 서약의 구체적인 사례는 아래와 같다.

장기기증 서약에 대한 정보는 온라인에서 많이 접하였으나 막연히 두려움 및 오해로 인해 등록을 미루고 있었는데 우연한 계기로 생명나눔 행사에 참여하여 장기기증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습득 후 서약하게 되었다. (사례 15)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대하여 상세히 듣고 나서 오해하고 있던 점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 뇌사에 빠진다면 나 하나의 선택이 9명에게 새 삶을 줄 수 있는 보람된 일이기에 신청하였다. (사례 18)

병원 복도를 지나가다가 장기기증과 관련된 포스터를 보게 되었고, 그 이후 인터넷검색을 통해 장기기증에 관련된 정보를 접했는데 그동안 갖고 있던 편견들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 희망서약을 했다고 해서 다 기증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큰 거부감 없이 서약을 하게 되었다. (사례 51)

2) 불교와의 인연

장기기증 서약자들의 장기기증 서약의 계기는 불교와의 인연으로 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명나눔실천본부를 통한 불교의 자비사상, 불암사에서 장기기증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 초파일 조계사에서 장기기증 캠페인 등을 통하여 불교의 생명존중사상, 부처님의 가르침인 이타행의 의미를 알고 실천하고자 하였다. 불교와의 인연이 각 개인에게 미친 영향은 다를 것이다. 즉, 개인으로 하여금 그동안 불교가 개인에게 어떤 행동을 선택하게 할 것인지, 불교가 개인이 얼마나 많은 노력(공덕)을 쌓을 것인지, 개인이 얼마나 지속적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수행할 것인지, 개인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수행하면서 어떤 정서적인 경험을 하게 될 것인지 등이다. 본 연구의 결과는 불교와의 인연은 모두 다르지만 ‘이타행’이라는 동일한 결과가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장기기증 서약자들의 장기기증 서약의 계기 중 불교와의 인연으로 인한 서약의 구체적인 사례는 아래와 같다.

평소 장기기증에 대한 생각만 하고 있을 뿐 행동하지 않았는데 초파일에 조계사 다녀오는 길에 횡단보도에서 장기기증 캠페인을 하는 모습을 보고 설명만 듣고 갈까 하다 서약하게 되었다. 막상 서약하니 무섭거나 어렵지 않았다. 기증 서약보다 중요한 것은 가족들에게 알리는 것이라는 것도 꿀팁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분들도 동참하길 바란다. (사례 84)

불교에서는 생명은 존엄한 것인 만큼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다고 배웠다. 그러하므로 내가 이 세상을 떠나면서 다른 누군가에게 귀한 생명을 주고 갈 수 있다는 것은 크나큰 선물과 행운이 아닐까 싶다. (사례 126)

3) 장기기증 받은 사람들의 삶으로부터의 감동

장기기증 서약자들의 장기기증 서약의 계기는 장기기증 받은 사람들의 삶으로부터의 감동으로 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기증 서약 참여자들은 장기기증을 받은 가족, 지인, 배우자들의 바른 생각과 행동, 환한 세상을 다시 봄, 건강한 삶의 영위, 생명의 연장 등을 보고 장기기증에 서약하게 되었다.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서로 조화롭게 밀접히 연결된 목표를 선택하여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추구하는 목표들간의 높은 통합성과 구체성에 따라 행복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 타인을 배려하는 좋은 사람이 되기보다는 하루에 한명 이상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도와주기의 목표가 더 구체적이며 그 성취여부를 즉각적으로 알 수 있다. 장기기증은 통합적이고 구체적인 목표에 도달한 결과로 주변인들의 행복에 미치는 영향을 실제로 보여주는 좋은 사례임에 틀림없다. 장기기증 서약자들의 장기기증 서약의 계기 중 장기기증 받은 사람들의 삶으로부터의 감동으로 인한 구체적인 사례는 아래와 같다.

지인 중에 간이식을 받으신걸 보고 누군가에게 생명력을 연장해 줄 수 있다는 것을 느낀 바가 커 장기기증을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신청하게 되었다. (사례 57)

우연한 기회에 장기기증자의 가족을 실제로 만나 보았다. 그 분들의 용기 있는 결심이 간절히 원하고, 살고자 하시는 분들께 힘이 되어주고 보람을 느낄 수 있게 해주어서 오히려 기증받는 이보다 기증자의 용기 있는 선택과 가족들의 동의에 감동을 받았다. 이에 저희 가족들과 저도 함께 동참하게 되었다. (사례 130)

4) 생명존중에 대한 진정한 경외심

장기기증 서약자들의 장기기증 서약의 계기는 생명존중에 대한 진정한 경외심으로 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기증 서약 참여자들은 장기기증이 생명을 나누는 숭고한 사랑의 실천방식, 생명을 구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 타인의 생명연장에 기여하는 일임을 알게 되어 장기기증 서약에 동참하게 되었다. 장기기증 서약에 참여한 참여자들은 자기와 세상에 대한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시각, 주변의 상호 지지와 도움 및 타인을 깊이 이해하고 공감할 뿐만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이들에 대한 이타적 태도를 나타내고 있으며,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행복하고 의미있는 삶을 추구하는 시간이 되게 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장기기증 서약자들의 장기기증 서약의 계기 중 생명존중에 대한 진정한 경외심으로 인한 구체적인 사례는 아래와 같다.

누군가를 위해서 신체의 일부를 기증한다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해서 결정한 일이다. 절망에 빠져 있는 누군가가 나로 인해서 새로운 삶을 부여받고 희망의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은 나와 상대방 모두에게 더 없이 소중하고 행복한 일일 것이다. (사례 46)

나의 장기가 누군가에게 이식이 된다면 새로운 생명으로 태어나서 건강하게 삶을 연명하면서 산다는 게 큰 보람이 될 것 같아서 장기기증을 하게 되었고 주위에서 젊은 뇌사자가 장기 이식을 해주고 세상을 마감하는 것을 보았기에 더욱 필요하다고 느껴서 하게 되었다. (사례 59)

5) 자비를 실천하기 위해서

장기기증 서약자들의 장기기증 서약의 계기는 자비를 실천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기증 서약 참여자들은 장기기증 서약 행위가 삶의 마지막 봉사, 나눔의 기적을 실천하기 위함, 생의 마지막 보시, 신체일부 기증은 의미있는 행위, 기증받은 자에게 이타행 실천의 기회 제공, 생명나눔의 봉사, 상생하는 인간관계, 자리이타의 실천행위, 보살행의 실천, 고통받는 분들께 보시행 실천, 인류애의 실천이라는 인식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인간은 시련과 역경을 통하여 성장하고 성숙하며 자비행의 실천은 개인이 자신을 변화시키려고 노력하는 건강한 태도이다. 자비행의 원리를 이해하고 장기기증 서약 등과 같은 자비행 실천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은 개인의 삶에 강력한 영향력을 미칠 것이며 자신, 대인관계, 세상에 대한 올바른 마음자세를 발달시킬 수 있을 것이다. 장기기증 서약자들의 장기기증 서약의 계기 중 자비를 실천하기 위해서로 인한 구체적인 사례는 아래와 같다.

타인의 생에 대한 연민이 있어 본인의 육체를 타인에게 기증하여 생명이나 육체적 삶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면 기증받은 자가 더 이타행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으니 서로의 삶이나 세계인들의 광명 이타를 위해 바림직하다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례 54)

자리이타의 실천을 하기 위해서 기증했다. 매순간 하루마다 내가 어떻게 될지 아무로 모르고 만약에 뇌사 상태가 되었을 때 내 장기로 희망을 보게 된 분들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또한 나처럼 도움을 줄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그리고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함으로써 난 사회에서 좋은 일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장기기증 서약을 하게 되었다. (사례 99)

Ⅳ. 논의 및 결론

본 연구의 목적은 장기기증 서약자의 일반적인 특성과 장기기증 서약의 계기에 대해 살펴보는 것이었다. 본 연구의 결과에 대한 논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장기기증 서약자의 일반적인 특성에 대해서 살펴본 결과, 장기기증 서약자의 연령의 최소값은 20세, 최대값은 63세이며, 평균 연령은 43.59세이며 표준편차는 13.057로 나타났다. 성별의 경우, 여성 서약자가 남성 서약자 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기혼이 절반 이상으로 나타났다. 건강상태에 있어서는 보통, 좋은, 아주 좋음이 전체 응답의 90% 이상으로 자신의 건강 상태를 양호하다고 지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거주 형태에 대해서 살펴본 결과, 배우자, 부모님, 자녀, 혹은 배우자와 자녀 함께, 배우자와 부모님 함께 등 가족들과 함께 거주하는 경우가 약 90%로 나타났다. 장기기증 서약 시기의 경우, 2008년이 가장 이전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2015년, 2016년, 2017년 서약자의 수가 크게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장기기증 서약자의 장기기증과 관련된 심리적 특성에 대한 기술통계에 대해서 살펴본 결과, 장기기증태도, 장기기증서약태도, 장기기증에 대한 주관적 지식, 장기기증에 대한 이슈관여도 모두 보통(3.0)이상의 평균이 나타났다. 특히, 장기기증 태도, 장기기증서약 태도 중 장기기증태도 보다 장기기증 서약에 대한 태도가 높게 나타났으며, 장기기증에 대한 주관적 지식 또한 높게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 사용한 측정도구, 즉 장기기증태도, 장기기증서약태도, 장기기증에 대한 주관적 지식, 장기기증에 대한 이슈관여도는 유성신 외(2015)의 연구에서 대학생들의 장기기증 서약의도에 대한 유의미한 예측변인으로 밝혀진 것으로, 유성신 외(2015) 연구에서 주관적 지식과 이슈관여도가 보통 이하로 나타난 것과 반대되는 맥락의 결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본 연구에서 실제 장기기증 서약을 한 서약자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점이 반영된 결과로 이해할 수 있다.

둘째, 장기기증 서약의 계기에 대해 탐색한 결과, 홍보 및 충분한 정보 제공, 불교와의 인연, 장기기증 받은 사람들의 삶으로부터의 감동, 생명존중에 대한 진정한 경외심, 자비를 실천하기 위해서의 5개 하위 영역이 도출되었다. 빈도별로 살펴보면, 자비를 실천하기 위해서가 가장 많았으며, 홍보 및 충분한 정보 제공, 생명존중에 대한 진정한 경외심 순으로 나타났다. 장기기증은 자신의 장기를 불치의 환자들에게 아무런 조건 없이 나누어 주는 긍정적인 선행(positive beneficence)으로 타인에 대한 배려를 근거로 하고 있다(오승훈, 2008). 이는 대승불교의 자비사상에 입각한 이타행, 일체중생에게 행복을 가져다주고, 불행을 없애주는 즉 보살정신의 구현과도 일맥을 같이 하는 결과이다(문을식, 2012).

홍보 및 장기기증에 대한 충분한 정보 제공으로 인한 서약은 일반인들이 경험하는 장기기증과 관련된 정보 부족 혹은 편견을 잘 나타내주는 결과이다. 질적 정보를 통해 확인한 결과, 서약자들은 장기기증의 실태, 과정, 의미 등 명확한 정보를 제공받은 후 의사 결정을 할 수 있었다고 응답하였다. 이는 선혜진(2017)의 효율적인 장기기증 교육과 홍보 메시지 개발을 위한 연구에서 장기기증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개선하고 참여를 증진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장기기증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고, 이때, 장기기증에 관한 보다 정확하고 구체적인 정보 제공이 중요하다고 한 견해와 일치하는 결과이다.

그리고 생명존중 자체에 대한 경외심은 불교의 ‘불이(不二)’사상과도 맞닿아 있는데, 현실의 세계와 본질이 하나라는 것으로 사바세계가 곧 정토(淨土)이고, 생명세계가 곧 생활세계로 생명에 대한 각성과 현실성이 일맥상통한다(권은주, 2000). 생명은 고귀하고 신비로운 먼 세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현실의 삶 속에 깃들어 있음을 확인함으로써 존중의 마음이 더욱 커지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국내 장기기증과 관련된 불교계의 노력은 1994년 3월27일, 생명공양실천본부 창립대회가 열린 서울 조계사 문화회관에서 사부대중 3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불교계 장기기증 운동을 주도할 생명나눔실천본부의 전신인 생명공양실천본부가 역사의 첫발을 내딛었다. 생명공양실천본부 창립으로 본격적으로 불교계 내 장기기증 운동의 시대가 활짝 열렸는데, 타기독교나 천주교에 비해 늦은 출발에도 불구하고 장기기증 운동이 곧 수행이자 자비행의 실천이라는 인식 확대와 불교의 사회화라는 시대적 요구와 맞물리며 불교계 내부에 빠르게 확산되었다.

불교의 궁극적인 목적은 생명이 가지고 있는 고통들을 영원히 치료하는 것이며 이는 의학만으로는 결코 달성될 수 없다. 또한, 의료기술이 평균수명을 연장하는 데 성공하여 현재의 한계를 훨씬 넘어선다고 하더라도 병고나 죽음을 완전히 정복할 수는 없다. 조계종 생명나눔실천본부는 인간존재의 결점에 관심을 기울이고, 건강하기를 바라고, 고통으로부터 해방되기를 바라면서 장기기증 활동이 인간 행복에 기여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상담은 상담자와 내담자가 만나 내담자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장기기증 또한 마찬가지다. 장기기증으로 도움을 주는 사람과 장기기증을 통해 도움을 받는 사람, 모두 각자의 삶을 살아온 것이지만 보이지 않은 인연의 끈으로 연결되어 종래에는 생명존중을 실천하는 삶으로 맞닿게 된다. 상담을 통해 내담자와 상담자가 함께 성장하듯이, 장기기증이라는 이타행의 실천을 통하여 장기기증자와 기증받는 자가 상호 고통 없는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의 목적은 장기기증 서약자의 일반적인 특성과 장기기증 서약의 계기에 대해 살펴보는 것이었다. 장기기증 서약자에 대한 이해를 심도 있게 도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는 추후 장기기증 서약 홍보와 캠페인 등 생명존중과 자비실천 사상을 활용한 포교활동의 기초자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본 연구의 한계점과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생명나눔실천본부를 통해 장기기증 서약한 서약자들만을 연구 대상으로 하여 연구결과를 전체 장기기증 서약자로 일반화하는 데 한계가 있다. 다른 단체, 다른 종교를 통해 장기기증을 서약한 서약자들을 아우르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둘째, 본 연구는 장기기증 서약을 한 서약자들만을 대상으로 하여 서약자들의 특성을 단편적으로 기술하는데 그칠 수 밖에 없었다. 장기기증 서약을 하지 않은 사람들과의 비교를 통해, 장기기증 서약의 객관적인 특성을 설명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본 연구의 질적 분석을 통해 분류된 장기기증 서약의 유형별로 장기기증 서약의 계기 및 심리적 과정에 대한 심층적인 탐색을 한다면, 장기기증 서약 유도에 보다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한다. 넷째, 본 연구는 장기기증 서약자들을 대상으로 하였다. 장기기증자의 가족, 장기기증을 받은 사람 등 장기기증의 실제 당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심층 인터뷰를 실시한다면 장기기증의 의미, 생명존중, 자비실천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내용들을 공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다섯째, 장기기증은 임종교육, 가족을 빼놓을 수 없으므로 임종교육과 연계한 장기기증 연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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