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논문

한국불교 위기와 미래지향적 대응:*:

유승무**, 안신정***
Seung-mu Lew**, Sin-jung An***
Author Information & Copyright
**주저자, 중앙승가대학교 교수
***교신저자, 대한불교조계종 교육아사리
**Professor, Joong-ang Sangha University
***Ordination Catechist, Jogye Order of Korean Buddhism

© Copyright 2022 Institute for Buddhist Studies.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3.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Received: Oct 13, 2022; Revised: Nov 09, 2022; Accepted: Nov 21, 2022

Published Online: Dec 31, 2022

국문 초록

본 원고는 불교의 비구, 비구니<자료 1>, 재가 남녀 신도들의 의식조사<자료 2>를 기초하여, 한국불교의 위기를 진단하고 미래 불교를 준비하기 위한 하나의 작은 연구이다. 특히 MZ 세대들의 불교적 성향으로 나타난 자료를 바탕으로 한국불교의 미래지향을 위한 대응을 모색한다. 현재 한국불교의 위기는 사회 체계적 차원의 세속화와 행위적 차원의 탈종교화가 동반하여 불교 인구의 초고령화를 위시한 다양한 모습의 쓰나미가 몰려올 것으로 예상한다. 현대사회에서 종교는 다양한 사회적 기능체계 중 하나로 변방에 위치하며, 한국의 다원화된 종교시장의 한 부분일 뿐이다. 무엇보다 저출산/초고령화의 인구구조를 향하는 한국 인구구조의 변화는 불교 인구의 감소와 불교 위기에 큰 영향을 끼친다. 이는 한국불교의 재생산(reproduction) 문제에도 크게 영향을 끼쳐, 승가의 붕괴와 이로 인한 불교 교리 교육과 수행의 부재를 양산, 질적 양적 위기를 가져온다. 이러한 위기에서 미래 불교를 책임질 MZ 세대의 신행 의식조사에서 그들의 종교적 경험과 지향하는 방향에서 변화와 기회를 고찰하고자 했다. 여기서 승가의 청정성을 구현하는 것이야말로 불교발전의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토대이며, 가장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한국불교 승가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종책 해법을 마련하는 일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둘째, 미래 한국불교는 보살도 실천을 강화하는 방향을 지향하면서 시대 변화에 맞게 관행을 혁신하고, 나아가 실생활에 유익한 방향으로 실용화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한국불교에 요구되는 가장 시급한 사회적 역할은 주체적인 차원에서는 세대교체와 더불어 의식이나 태도의 변화가 수반되어야 하며, 이를 통해 현대사회의 해결 불가능 영역으로 간주하는 공유지의 비극을 해결하는 참여 불교를 실현하는 것이다. 이는 불교가 가진 특성을 살려 공공성을 강화한다면 미래 불교는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Abstract

This manuscript is a small study for diagnosing the crisis of Korean Buddhism and preparing for future Buddhism, based on the Buddhist monks and nuns <Reference 1>, and a survey of the consciousness of male and female members of the household <Reference 2>. In particular, it seeks to respond to the future orientation of Korean Buddhism based on the data shown by the Buddhist tendencies of the MZ generation. The current crisis of Korean Buddhism is accompanied by secularization in the social system level and dereligion in the behavioral level, and it is expected that a tsunami of various forms including the super-aging of the Buddhist population is expected. In modern society, religion is located on the periphery as one of various social functioning systems, and is only a part of Korea's diversified religious market. Above all, the change in the Korean demographic structure toward the low birth rate/super-aging demographic structure has a major impact on the decline of the Buddhist population and the Buddhist crisis. This greatly affects the reproduction problem of Korean Buddhism, resulting in the collapse of the Sangha, resulting in the absence of Buddhist catechesis and training, resulting in a qualitative and quantitative crisis. In this crisis, the MZ generation, who will be responsible for future Buddhism, investigated changes and opportunities in the direction of their religious experiences and orientation. Here, realizing the purity of the Sangha is the most basic and important foundation for the development of Buddhism and should be given the highest priority. To this end, the most urgent task was to come up with a solution to the structural problems of the Korean Buddhist monks. Second, future Korean Buddhism aims to strengthen the practice of Bodhisattva, while innovating practices in line with the times and putting them into practical use in a beneficial direction for real life. Above all, the most urgent social role required for Korean Buddhism must be accompanied by a change in consciousness and attitude along with a generational change at the subjective level. it will come true If we take advantage of the characteristics of Buddhism to strengthen the public nature, future Buddhism can be a hope.

Keywords: 불교위기; 의식변화; 불교미래; 청정승가; 참여불교
Keywords: Buddhist Crisis; Change of Consciousness; Buddhist Future; Clean Sangga; Participatory Buddhism

Ⅰ. 머리말

지난 40년간 한국불교 승가교육의 한 축을 담당해 온 중앙승가대학교가 최근 사상 초유의 위기를 맞고 있다. 학인 자원이 고갈되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 지점, 즉 출가자 제로 시대의 예상 지점에서, 필자들은 한국불교의 위기를 본다. 출가자 제로 시대의 도래는 비단 중앙승가대학교의 위기 야기로 그칠 뿐 아니라, 오히려 승가 교육 전체의 위기임을 의미한다. 또 승가 재생산의 위기를 비롯해 종단 및 사찰의 운영 위기, 신행 지도와 불교의 사회적 역할의 위기 등이 쓰나미처럼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필자들이 보기에, 한국불교는 전방위적 위기에 노출되어 있다. 사회체계적 차원의 세속화, 행위적 차원의 탈종교화, 그리고 그 둘의 구조적 연동(structural coupling)을 고려해 볼 때, 전술한 쓰나미 이외에도 다양한 쓰나미가 지속해서 한국불교를 덮칠 가능성이 농후하다. 기능분화사회로 특징지어진 현대사회에서 종교 역시 사회의 다양한 기능체계의 하나로 위치해 왔다. 일찍이 사회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을 세속화 테제로 일반화했고 공유지의 비극으로 처리하였다.1) 삶의 자본주의적 토대 속에서는 그 생산물마저도 상품화되고, 그 상품에 대한 구매자의 무관심이 커지는 바를 종교사회학자들은 탈종교화 테제로 정리하고 있다.2) 그 구조적 연동을 이론화할 것을 제안하고자 하는 필자들로서는 『마음사회학』(유승무·박수호·신종화, 2021)을 참고해보기를 권한다. 이 책에서는 탈종교화의 테제를 종교의 총체적 난국, 혹은 위기로 풀이한다.

설상가상으로 인간과 자연의 자본주의적 연동으로 인한 인수공통전염병(zoonosis)이란 질병계가 세계를 뒤덮었고, 이 과정에서 종교조차도 구원재를 팔 수 있는 해방구가 결코 아니었다. 특히 일부 개신교회의 경우 해방구이기는커녕 상식 이하의 방식으로 자기 몸 하나 살리기에 바쁜 모습만 연출하여 오히려 빈축을 샀다.3) 그 결과는 당연히 종교에 대한 냉소주의 기류의 형성으로 이어졌고, 이는 한국불교의 상공에도 엄습했다. 그렇기에 최소한 현재로서는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종교계의 반응이 ‘로드니 스타크(Rodney Stark, 2016)’가 말한 것과 같은 의미로 개종의 계기4)가 될 것으로 보이기보다는, 탈종의 계기—그런 점에서 무종교로의 개종이란 또 다른 의미로 개종의 계기이기도 하다—가 될 개연성이 높아 보인다. 아마도 2025년 센서스가 이를 증명하리라 예상한다.5)

인류의 역사와 인간의 삶 일반을 회고해 보더라도, 위기는 그 당사자 집단의 몰락으로 귀결될 수 있다. 그러나 당사자 집단의 노력 ‘유무’ 및 ‘소극’에서 ‘적극’까지의 정도에 따라서는, 위기야말로 오히려 새로운 변화의 계기가 되기도 한다. 이 글은, 근거 없는 낙관주의에 안주하고 있는 한국불교의 태도를 생각할 때 한여름 밤의 꿈에 불과할지도 모르지만6) 일단 후자 즉 ‘위기는 변화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라는 꿈에서 출발한다.

이때 결정적인 고려 사항 중 하나가 바로 한국불교의 위기 현실에 대한 사부대중의 의식이다.7) 그렇다면 한국불교 사부대중은 오늘날의 불교 현실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으며, 새로운 미래를 위해서는 어떤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가? 특히 미래 한국불교의 주역으로 부상할 이른바 MZ 세대의 탈종교적 태도는 오늘날의 한국불교에 무엇을 강제하고 있는가?

이를 실증하기 위해 본 고에서는 두 가지 사회조사결과, 즉 출가자를 대상으로 한 의식조사인 <종단의 미래 설계를 위한 여론조사 보고서: 이하 ‘자료 1’로 표기>와 재가자를 대상으로 한 의식조사 <한국불교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재가 불자들의 인식조사 보고서(가칭); 이하 ‘자료 2’로 표기>을 활용한다.

이에 아래에서는 두 가지 사회조사의 개요를 간략하게 밝혀 둔다. 첫째, ‘자료 1’의 사회조사개요는 다음과 같다; “조사대상: 대한불교조계종 소속 승려(구족계 수지자), 유효 응답자: 1,685명, 조사방법: 자기 기입식 설문조사, 문항개발 기간: 2019년 7월∼2019년 10월, 조사기간: 2019년 11월∼2020년 1월(동안거 결재 기간 중), 조사 설계: 전수조사, 응답률 15.4%, 주관기관: 대한불교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 조사기관: 중앙승가대학교 불교사회과학연구소”. 그리고 “자료 2”의 리서치 디자인은 다음과 같다: “조사대상: 조계종단 및 불교계의 사정에 관해 일정 수준 이상의 지식을 가진 재가 불자(중앙신도회와 포교원 산하 단체 임원과 회원, 포교사, 불교계 시민단체 활동가와 회원, 불교 교수와 불교 관련 연구자, 신행단체 소속 활동가와 회원 등), 조사기간: 2022.03.08.∼2022.04.08., 조사방법: 구글 폼을 활용한 온라인 서베이, 표본수집: 비확율 임의표집, 유효 응답자: 1,527명”. 그리고 수집된 자료는 통계프로그램 SPSS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1차 빈도분석을 실시, 독립변수(성별, 연령별, 거주지역, 신행 기간, 신도등록 등)에 따른 차이를 분석할 필요가 있을 때는 유의성 검증을 위해 t-test 검증, One-way ANOVA(일원변량분석) 검증 등을 실시하였다.

Ⅱ. 위기의 현주소와 그 구조적 원인

굳이 사성제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통상 현주소를 확인하는 작업은 즉시 그 원인에 대한 의문을 수반하며, 그 의문은 원인이 규명될 때 해소된다. 그런데 그 원인 규명 작업은, 최소한 사회이론에 따른다면, 구조적 차원의 원인, 행위적 차원의 원인, 그리고 그 둘 사이의 구조적 연동 등을 모두 검토할 때 완료될 것이다. 그러나 논의의 편의상 여기에서는 일단 사회구조적 요인들만을 논의할 것이다8).

위기의 현주소를 확인하기 위해. 우선 앞서 언급한 출가자 감소의 현주소를 확인해 보면, 1999년 한해 출가자 수가 532명이던 것이 2022년 현재 61여 명으로 줄어들었다. 약 20여 년 만에 거의 10배가 줄어든 셈이다. 설상가상으로 이러한 수치마저도 2025년에는 제로(zero)에 근접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들린다. 이는 승가의 노령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2018년 현재 총 11,782명의 출가자 중 법랍 30년 이상 출가자 수가 5,302명으로 과반수를 차지하는 데다 2021년 현재 평균 출가 연령이 40대에 이른다. 때문에, 교계에서는 약 10여 년 후인 2035년에는 65세 이상 출가자의 수가 70.8%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지금으로부터 30년 후는 어떨까? 상상만 해도 아찔하다.

불교계 뒷방에서는 주지의 연령대와 신도의 연령대가 동반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말이 있다. 이는 또 불교 신도의 고령화를 암시한다. 물론 그 이전에도 한국불교는 상대적으로 노인층이 많은 특징을 보였는데, 최근에는 초고령화 경향을 보인다. 실제로 2005년 센서스의 경우만 하더라도 40대 이상 불자 수가 개신교인보다 많았는데, 2015년에는 그 연령대가 50대로 이동하였다. 아마도 2025년 경우에는 60대로 이동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때문에, 한국불교 신도 수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 감소 경향을 보이기 쉽다. 게다가 2005년 1,100만이던 불자 수가 2015년 760만 명으로 줄어들었다. 여기에다가 팬데믹의 영향까지 고려하면, 2025년에는 500만 명 이하로 감소할 것이라는 종단 안팎의 불길한 전망이 사실로 드러날 가능성이 짙다. 이런 추세라면, 2035년에는 한국불교의 신도 수 감소와 고령화는 훨씬 더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탈종교적 태도를 보이는 MZ 세대가 우리 사회의 주역으로 등장하는 30년 후에는 아마도 지금의 군소 종교 규모로 축소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는 한국불교의 재생산(reproduction) 문제가 한국사회 전체의 저출산/노령화 문제보다도 훨씬 더 심각함을 의미한다. 또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한국불교의 재생산 위기의 장기화 전망이다. 양적 위기가 질적 위기와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할 것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최근 중앙승가대학의 사례가 시사하듯이 출가자가 급감함에 따라 승가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고 이는 신도 수 감소라는 요소와 부정적 시너지를 발휘하기 때문에 법회의 축소 등 신도교육의 부실로 이어진다. 이렇듯 한국불교의 양적 위기는 불교 교육의 부실을 양산한다. 불교를 믿는 가장 큰 이유가 교리의 우수성 때문이란 사실을 고려할 때, 불교교육의 부재는 불교에 대한 정체성 및 자긍심의 약화로 이어질 것이고 나아가 불자의 양적 축소로 이어질 개연성을 높인다. 이는 양과 질이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함을 의미할 뿐 아니라 한국불교의 위기가 장기화가 될 것을 암시한다.

이렇듯 양적·질적 재생산의 위기는 다양한 위기를 수반하는 후방 효과를 드러낼 것이다. 무엇보다도 사찰 운영상의 위기를 초래할 것이다. 몇몇 대찰들을 제외하면, 대다수 중소규모의 사찰들은 도시화에 반비례의 방향으로 재정 수입 감소와 인력 수급 문제 등 사찰 운영상의 어려움에 점점 더 봉착하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 심지어 몇몇 대찰들 경우에도, 아직도 지속하고 있는 건축 불사를 고려하면 그리고 강원 유지에 사활을 걸고 있는 모습을 보면, 이미 인력 수급 문제에 봉착한 듯이 보인다. 이렇듯 사찰 운영상의 어려움이 가중될수록 사찰의 역할은 축소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게다가 코로나바이러스는 그 축소될 역할마저 이미 축소해 버렸다. 이는 한국불교의 사회적 영향력이 그만큼 감소함을 의미한다. 한마디로 위기의 악순환에 들어선 듯 보인다.

그렇다면 이러한 악순환을 일으키거나 조건화하는 사회구조적 요인은 무엇인가? 필자들은 최소한 세 가지 구조적 요인을 꼽는다.

무엇보다도 먼저 현대사회의 분화구조와 각 기능체계의 자기준거적 작동으로 인한 사회구조적 조건, 즉 사회의 세속화를 가져온 사회구조적 요인을 꼽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사회구조적 조건 속에서는 종교도 다양한 사회적 기능체계 중 하나일 뿐이다. 게다가 종교는 결코 전체사회(societal society)의 중심(center)도 아니고 중앙(top)도 아니다.9)

둘째, 다원화된 종교시장의 구조를 꼽지 않을 수 없다. 비록 대부분 종교가 도그마적 특성이 있지만, 종교시장은 그마저도 상대화시키기에 충분하다. 게다가 세계사회의 전일화는 가치의 상대화를 더욱 부추긴다. 세계사회에서 종교시장은 다종교상품들의 각축장일 수밖에 없다. 그 경우 어떤 종교상품—유사 종교상품을 포함한—이 구매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더, 이상 모태신앙은 의미를 잃고, 가족 간 종교 일치도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 이는 종교의 절대성을 상대화시키고, 도리어 종교가 사회의 기능적 필요에 부응하도록 강제하는 힘을 갖는다. 오늘날 한국 사회는 그 전형적인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셋째, 저출산/고령화의 인구구조는, 더 길게 논의하지 않더라도, 저출가/출가자 고령화 및 신도의 고령화를 더욱 부채질한다. 특히 현재 세계 최하위의 극히 낮은 출산율 0.8%, 왕자와 공주와 같은 성장 과정과 혼밥으로 특징지어진 의식주 생활 등은 출가의 동기를 앗아갈 뿐만 아니라 행자 및 사찰 생활에 적응 자체를 어렵게 만들기에 충분한 조건이다. 실제로 이는 행자 교육 기간의 높은 퇴사율—공식적인 자료로 발표하고 있지는 않지만 지금 현재 약 40%를 상회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한국사회의 수도권 집중 현상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도시화에 반비례 방향으로 지방의 크고 작은 사찰들에 어려움을 가중할 것이다.

이상과 같은 사회구조적 요인들은, 필자들이 보기에는, 한국불교의 위기를 장기화시키거나 점점 더 심화시킬 구조적 조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한국불교는 이러한 어두운 현실을 극복하고 밝은 미래를 향하여 나아가기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에 대한 실효성 있는 해답을 찾기 위해서는 미래 한국불교의 주역으로 성장할 MZ 세대의 신행 의식이나 그들의 종교적 태도가 구체적으로 어떠한지 그리고 그러한 의식이나 태도가 기성세대와는 어떻게 다른지를 객관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바로 그러한 이해에 기초하여 MZ 세대의 종교적 태도에 부합하기 위한 한국불교의 개선방안을 모색해 봐야 할 것이다. 이에 다음 장에서는 우선 MZ 세대의 신행의식이나 종교적 태도를 자세하게 논의한 다음, 마지막 장에서 그에 부합하는 한국불교의 개선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Ⅲ. MZ 세대의 세대 경험과 그들의 신행 의식

MZ 세대란 1980년부터 2000년도에 출생한 밀레니엄(M)세대와 1995년부터 2005년에 태어난 Z세대를 합한 세대로 현재는 20대와 30대에 걸쳐져 있고, 인구의 약 36%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래를 약 30년 후로 설정한다면, MZ 세대는 한국사회의 주역이자 인플루언서가 될 수밖에 없는 세대다. 때문에, 국가의 정액 연구원, 각종 기업 부설연구소, 트렌드 조사기관들은 벌써 MZ 세대에 큰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더욱이 종교의 경우, MZ 세대는 기성세대와는 확연히 다른 탈종교적 태도를 보인다는 점에서, 당연히 주목해야 할 세대이다.

종교적 차원에서는 다음과 같이 물을 수밖에 없다: MZ 세대는 왜 그렇듯 탈종교적 태도를 갖게 되었는가? ‘의식의 존재구속성’을 강조하고 있는 지식사회학자 만하임(Karl Mannheim, 1928)에 따르면, 특정한 세대의 태도를 구속하는 변수는 나이나 성과 같은 생물학적 변수나 출신 지역과 같은 생득적 변수가 아니라 그 세대들이 삶에서 겪은 ‘세대 경험’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사회의 MZ 세대의 세대 경험은 무엇인가? 주지하듯이 한국사회의 MZ 세대는 1997년 IMF 구제금융사태, 2002년 한일 월드컵, 젊은 층의 지지를 받은 노무현의 대통령 취임, 2008년 세계적 금융위기 등을 경험하였다. 여기에다 MZ 세대들은 풍요로운 가정에서 왕자나 공주처럼 과보호를 받으면서 성장하였다. 또 각종 문명의 이기들, 특히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함께 성장하여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을 자유자재로 활용하고 모든 소통을 SNS에 의존하여 해결한다.

이러한 세대 경험은 MZ 세대의 태도로 현상할 수밖에 없다. 루만에 따르면, 이미 현대인들은 더 이상 분리할 수 없는 개인(in-dividuals)이 아니라 카멜레온처럼 다양하게 변신하거나 심지어 자신을 분리할 수 있는 격인(格人, person as dividuals)이다. 게다가 그 격인마저도 인간적 측면과 역할의 측면이 분리되기 쉽다. 때문에, 이제 현대인들은 법문을 들으면서 주식거래를 하고 친구에게 오늘의 빅-뉴스와 축구경기 결과를 전하거나 듣고 동시에 어머니에게 안부 카톡을 보내는 생활이 일상화되고 있다. 그러한 생활의 전형이 이미 MZ 세대에게서 나타나고 있다. 때문에 MZ 세대는 자신의 삶을 보호해 주지 못하는 국가, 조직(예컨대 이 글의 경우 교회나 사찰), 심지어 기성세대(예컨대 이 글의 경우 신부, 목사, 스님 등)가 요구하는 기존질서를 준수하기보다는 스스로 새로운 가치나 기회를 찾아가는 삶을 기꺼이 선택한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생존의 기술임을 이미 터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성세대를 존경하기보다는 ‘꼰대’로 규정하고 자신들의 기호에 부합하는 개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다.

매우 당연하게도 이러한 MZ 세대의 태도는 종교 생활에서도 나타날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MZ 세대 불자들의 종교적 태도를 규정하는 신행 의식을 구체적이고 객관적으로 살펴보기로 하자.

가장 먼저 MZ 세대의 불교관을 보자. <표 1>과 <표 2>에서 알 수 있듯이 20∼30대의 경우 거의 모든 항목에서 다른 세대와 유의미한 차이를 보인다. 그중에서도 특히 불교가 삶의 근본이 된다거나 모든 생활에 영향을 미친다거나 기도의 효험이 있다와 같이 생활과 밀접한 항목에서 유의도가 높은 차이, 즉 매우 분명한 차이를 보였는데, 이러한 차이는 MZ 세대와 40대 이상 세대의 세대 경험의 차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표 1. 연령별 불교관(1)
변수 모든 생활에 영향 삶의 근본 내세 믿음
정도(빈도) t(F) 정도(빈도) t(F) 정도(빈도) t(F)
연령 별 20·30대 3.66(202) 24.370*** 4.05(202) 13.201*** 3.39(202) 4.784**
40·50대 4.10(644) 4.30(644) 3.69(644)
60대 이상 4.19(679) 4.41(679) 3.54(679)

* p<.05,

** p<.01,

*** p<.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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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2. 연령별 불교관(2)
변수 윤회 믿음 기도 응답 믿음
정도(빈도) t(F) 정도(빈도) t(F)
연령별 20·30대 3.80(202) 3.781* 3.45(202) 10.367***
40·50대 4.05(644) 3.88(644)
60대 이상 4.00(679) 3.83(679)

* p<.05,

** p<.01,

*** p<.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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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불교관의 차이는 <표 35>에 잘 나타나 있듯이 신행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고 수계를 받은 경험이 적은 것 그리고 신도 교육 기회의 상대적 부족 등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MZ 세대의 경우 이러한 항목 모두에서도 다른 세대와는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도 신행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고, 삼귀의계나 오계처럼 불자의 기본 계율 이외에 보살계, 팔재계, 십선계 등을 수지한 비율이 거의 없으며, 신도교육의 무경험자가 40대 이상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특징을 보이고 있다.

표 3. 연령별 신행 기간
항목 평균 (년) 5년 이하 6-10년 이하 11-20년 이하 21년 이상 소계 χ2
연령별 20·30대 7.94 48.0 30.5 14.0 7.5 100.0 295.329***
(96) (61) (28) (15) (200)
40·50대 15.87 18.6 31.6 24.2 25.6 100.0
(119) (202) (155) (164) (640)
60대 이상 24.61 7.1 16.1 28.4 48.4 100.0
(48) (109) (192) (327) (676)

* p<.05,

** p<.01,

*** p<.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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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4. 연령별 수계 여부(복수 응답)
항목 삼귀의계 오계 보살계 팔재계 십선계 수계하지 않음 전체
연령별 20·30대 35.6 50.5 14.4 5.0 4.5 22.8
(72) (102) (29) (10) (9) (46) (202)
40·50대 35.2 48.9 46.9 31.4 8.2 9.2
(227) (315) (302) (202) (53) (59) (644)
60대 이상 46.7 68.6 52.1 55.1 12.4 4.1
(317) (466) (354) (374) (84) (28) (679)

주: 복수 응답 백분율은 각 범주 별 참여자 수 대비 각 문항의 비율을 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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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5. 연령별 신도교육
항목 입교 기본 전문 재교육 지도자 경험없음
연령별 20·30대 28.7
(58)
39.1
(79)
23.8
(48)
3.0
(6)
2.0
(4)
36.6
(74)
40·50대 39.0
(251)
60.6
(390)
66.9
(431)
21.4
(138)
10.6
(68)
13.2
(85)
60대 이상 42.4
(288)
74.2
(504)
81.0
(550)
38.3
(260)
22.1 (150) 6.6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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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MZ 세대가 불교를 믿는 동기는 무엇일까? <표 6>을 보면, 1순위로 꼽는 것은 ‘교리가 좋아서’이고 이는 다른 세대와 아무런 차이가 없다. 그러나 2순위를 보면 다른 세대들은 ‘가족의 행복을 위해서’라고 응답한 데 비해 20∼30대의 경우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라고 답했다. 이는 MZ 세대가 자신이 속한 공동체, 심지어 가족보다도 자기 자신을 훨씬 더 우선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표 6. 연령별 믿음 동기
변수 1순위 2순위
믿음 이유 백분율(응답수) 믿음 이유 백분율(응답수)
연령별 20·30대 교리가 좋아서 20.3(41) 자신의 행복 15.3(31)
40·50대 교리가 좋아서 18.9(122) 가족 행복/건강 15.2(98)
60대 이상 교리가 좋아서 20.9(142) 가족 행복/건강 15.3(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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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도 MZ 세대의 경우, <표 7>에서 알 수 있듯이, 신도 등록 비율도 약 50%를 약간 상회하여 다른 세대의 80∼90%와 확연한 차이를 보이며, <표 8>에 나타난 바와 같이 사찰 방문 횟수도 다른 세대와는 유의미한 차이를 보인다.

표 7. 연령별 신도등록
항목 등록 등록하지 않음 소계 χ2
연령별 20·30대 54.5(110) 45.5(92) 100.0(202) 163.045***
40·50대 83.5(538) 16.5(106) 100.0(644)
60대 이상 92.3(627) 7.7(52) 100.0(679)

* p<.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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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8. 연령별 사찰 방문 횟수
변수 빈도 방문 횟수 t(F)
연령별 20·30대 193 28.90 10.248***
40·50대 632 49.55
60대 이상 659 53.83

* p<.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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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MZ 세대는 주로 어떤 신행 프로그램을 선호하고 있을까? <표 9>에서 알 수 있듯이 20∼30대의 경우 다른 세대와는 달리 절이나 참선/명상을 선호하고 있다. 특히 절수행을 선택한 것은 참선이 정적인 수행에 비해, 절은 동적인 수행으로 건강관리에도 이롭다는 여러 연구결과의 정보가 알려진 덕분을 보인다. 이러한 신행이 대중 속에서도 자기 자신에게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신행 프로그램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현상 역시도 이른바 ‘별다방’ 즉 다중 속에서도 철저히 개인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구성된 스타벅스를 선호하는 MZ 세대의 특성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다른 세대가 공통으로 선호하고 있는 법회를 MZ 세대는 선호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주목을 요하는 바, 향후 법회 위주의 신행이 서서히 퇴조할 조짐으로 읽힌다. 또한 <표 10>에서 분명하게 드러나듯이, 각종 신행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비율도 다른 세대에 비해 월등하게 낮다.

표 9. 연령별 실참 수행법
변수 1순위 2순위
수행법 백분율(응답수) 수행법 백분율(응답수)
연령별 20·30대 45.8(92) 참선/명상 43.3(87)
40·50대 법회 51.1(328) 간경/사경/독경 49.1(315)
60대 이상 자원봉사 58.8(399) 법회 58.3(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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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0. 연령별 신행프로그램 참여 정도
변수 집에서 신행활동 사찰 신행프로그램 경전/교리 공부모임
정도(빈도) t(F) 정도(빈도) t(F) 정도(빈도) t(F)
연령별 20·30대 3.33(202) 6.199** 2.56(202) 12.452*** 2.88(202) 30.330***
40·50대 3.58(644) 2.81(644) 3.47(644)
60대 이상 3.67(679) 3.00(679) 3.63(6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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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태도는 신행 프로그램에 대한 만족도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표 1114>에서 알 수 있듯이, 전통적인 신행 프로그램들에 대한 MZ 세대의 만족도는 다른 세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자신들이 선호하는 ‘참선/명상’, ‘상담’, ‘사회활동’의 경우 오히려 만족도가 유의미할 정도로 더 높게 나타났다. 그리고 ‘절’, 법회, 보시 활동, 염불/주력, 지계, 기도 등의 경우는 다른 세대와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질 않았다. 이러한 프로그램별 만족도의 차이는 미래에 세대별 포교전략에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미래에는 각 사찰이 전통적인 신행 프로그램과 별개로 혹은, 대신해서 MZ 세대의 특성을 반영한 새로운 신행 프로그램을 전격적으로 도입할 필요성이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표 11. 연령별 프로그램 만족도(1)
변수 간경/사경/독경 염불/주력
만족도 t(F) 만족도 t(F) 만족도 t(F)
연령별 20·30대 3.23(151) 3.966* 3.30(138) 1.359 3.54(175) .159
40·50대 3.55(588) 3.47(573) 3.58(614)
60대 이상 3.49(640) 3.50(623) 3.54(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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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2. 연령별 프로그램 만족도(2)
변수 참선/명상 법회 보시활동
만족도(빈도) t(F) 만족도(빈도) t(F) 만족도(빈도) t(F)
연령별 20·30대 3.83(171) 9.448*** 3.63(185) .015 3.58(168) .099
40·50대 3.39(568) 3.64(616) 3.62(611)
60대 이상 3.34(584) 3.63(659) 3.59(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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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3. 연령별 프로그램 만족도(3)
변수 지계 자원봉사활동 사회적 활동
만족도(빈도) t(F) 만족도(빈도) t(F) 만족도(빈도) t(F)
연령별 20·30대 3.51(146) 2.203 3.63(152) 3.699* 3.72(138) 3.759*
40·50대 3.31(542) 3.55(573) 3.39(505)
60대 이상 3.29(588) 3.74(631) 3.50(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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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4. 연령별 프로그램 만족도(4)
변수 기도 상담 기타
만족도(빈도) t(F) 만족도(빈도) t(F) 만족도(빈도) t(F)
연령별 20·30대 3.58(151) 1.265 3.52(126) 7.157** 3.45(66) .576
40·50대 3.62(596) 3.14(471) 3.31(301)
60대 이상 3.51(639) 3.05(508) 3.24(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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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MZ 세대는 사찰에서의 인간관계에서도 다른 세대와는 뚜렷하게 구별되는 특징을 보인다. <표 15>에서 알 수 있듯이, 도반 관계가 없는 비율이 대단히 높을 뿐만 아니라 가족이나 친족을 제외한 대부분 항목에서 도반 관계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20∼30대는 스님과의 인간관계도 원만한 유지를 맺지 못하고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표 16>을 보면 20∼30대는 스님과 상담을 경험한 비율이 다른 세대에 비해 유의미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표 15. 연령별 도반 관계
항목 없음 가족/친척 이웃 주민 친구/주변지인 사찰 도반 기타 소계 χ2
연령별 20·30대 23.3
(47)
31.2
(63)
0.0
(0)
19.8
(40)
23.3
(47)
2.5
(5)
100.0
(202)
120.668***
40·50대 10.1
(65)
23.8
(153)
1.4
(9)
22.8
(147)
41.0
(264)
0.9
(6)
100.0
(644)
60대 이상 7.8
(53)
13.1
(89)
0.6
(4)
20.2
(137)
56.8
(386)
1.5
(10)
100.0
(6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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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6. 연령별·신행 기간별·등록여부별 신행지도받은 경험(상담)
항목 받고 있음 경험없음 소계 χ2
연령별 20·30대 35.6(72) 64.4(130) 100.0(202) 41.866***
40·50대 59.9(386) 40.1(258) 100.0(644)
60대 이상 59.8(406) 40.2(273) 100.0(6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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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으로 우리는 MZ 세대를 특징짓고 있는 세대 경험의 특성을 살펴보고, 그러한 특성이 그들의 종교 생활(여기에서는 주로 사찰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보았다. 이를 통해 우리는 MZ 세대가 40대 이상 세대와 비교해 개인화 성향이 강하게 나타남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사실은, MZ 세대가 성인이 되는 20∼30년 후 한국불교의 신행이 크게 달라져야 함을 암시한다. 이에 아래에서는 한국불교의 미래 설계를 위해 지금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를 논의해 보고자 한다.

Ⅳ. 한국불교의 미래 설계를 위한 제언

1. 당장의 현안 해결

사부대중들은 신도 수 감소의 원인을 크게 3가지, ‘종교에 대한 무관심’(‘자료 1’ 28.1% ‘자료 2’ 27.0%), ‘불교계의 불미스러운 사건들’(‘자료 1’ 27.1%, ‘자료 2’ 22.8%), ‘불교계의 포교 부재’)‘자료 1’ 19.6%, ‘자료 2’ 18.7%)의 순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 중에서, ‘종교에 대한 무관심’은 현대사회의 사회 구조적 특징이나 신도의 귀책 사유의 영향도 크지만, ‘불교계의 불미스러운 사건’은 주로 청정성 등 출가자의 자질 문제와 연관된다. 이에 ‘청정한 스님들이 줄어들고 있다는 세간의 평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을 하였는데, 이에 대해 64.1%(‘자료 1’)가 찬성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청정 승가 구현을 위한 노력이 오늘날 한국불교가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문제임을 암시한다.

그런데 청정 승가 구현은 승가 정신이나 승가 생활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가능하다. 이에 우리는 ‘승가 대중 생활(승가 공동체)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고 질문하였는데, 이에 대한 대답은 ‘미래(노후)에 대한 불안’, ‘화합할 줄 모르는 독선’, ‘각자도생의 삶’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인식이 반영된 결과로 보이지만, ‘개인 토굴에 대해’에 대해서는 예상과 달리 반대하는 의견이 34.0%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승가 내부의 불평등 즉 ‘비구-비구니 불평등’이나 ‘주지스님 / 대중스님 불평등’에 대해서도 대체로 50% 이상의 응답자들이 ‘심각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이렇게 볼 때, 청정 승가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이 조사에서 지적된 승가 공동체의 문제점도 반드시 해결되어야 한다고 보인다.

그러나 우리가 보기에 이러한 문제점들은 구조적 문제이기 때문에 더, 이상 승가 구성원 개인에게 책임을 전가하기보다는 종단 차원의 정책(종책)을 통해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와 관련하여 다음의 조사결과를 보자. ‘종단에서 가장 시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은 무엇입니까?’라는 문항에 대해 응답자의 38.2%가 ‘종단 내 불평등구조 개선’이라고 답하였고, 응답자의 37.1%가 ‘고령화 대비’라고 응답하여 압도적으로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전자가 종단 내 불평등구조와 연관된 문제라면 후자는 종단의 인구 구성상의 치명적인 문제점, 즉 고령화와 연관되는 응답이라 생각된다. 이렇게 볼 때, 청정 승가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오늘날 한국불교 승가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종책적 해법을 마련하는 일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생각한다.

그렇다면 보다 근본적인 문제 즉, 종단의 종지 및 종명에 대해서는 어떻게 인식할까? ‘본종의 종지를 시대적 요구를 담아 바꾸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란 질문에 대해, 반대(33.4%)보다 찬성(43.4%)이 더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종명(대한불교조계종)은 현대사회나 미래사회에서도 타당하다고 생각하는 비율(64.6%)이 ‘21세기에 맞게 새롭게 바꾸어야 한다.’라는 인식(25.1%)보다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렇게 볼 때 종지나 종명이 문제인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종단 차원에서 요구되는 것은 구체적인 활동을 얼마나 잘 실천하느냐의 문제로 보인다. 다음의 몇 가지 조사결과를 보자. 우선 홍보 활동에 대해서는 ‘잘한’다는 응답이 약 20%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2/3의 응답자가 ‘그저 그렇다’라고 응답하였다. 자비행 경우도 ‘그저 그렇다’라는 응답이 약 과반수에 이르고, ‘못하고 있다’라는 응답도 35.5%에 달하고 있어, 종단의 자비행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불교의 통일 활동이나 국제교류 활동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의견이 15% 내외에 머물고 있어, 대체로 부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어, 세계화 및 미래의 통일 대비를 위한 활동에 매우 소극적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상의 결과를 놓고 볼 때, 한국불교는 미래발전을 위해 당장 두 가지 과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첫째, 특히 불교가 수행과 깨달음 종교이고 승가가 그 담지자란 점을 고려하면, 승가의 청정성이야말로 불교발전의 가장 기본적이고 가장 치명적으로 중요한 토대라는 것, 청정 승가를 구현해 나가는 일이야말로 한국불교가 당장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는 매우 시급한 과제라 할 수 있다. 둘째, 한국불교의 미래 설계를 위해서는 그 이전에 종단 차원의 종책적 개입을 통해 당장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좀 더 적극적으로 실천되어야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시급하다.

2. 미래지향적 혁신

이제 마지막으로, 출가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 자료 즉 <자료 1>을 근거로 하여, 한국불교의 미래 설계를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실천해야 할 것인가를 논의해 보자.

이와 관련하여 가장 먼저 미래 한국불교의 방향에 대한 인식을 보자. 응답자의 54.7%가 ‘대승불교의 입장에 서서 보살행을 비롯한 현대적 가치관을 반영한다’고 응답하여 압도적으로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이는 미래 한국불교의 사상적 지향점에 대한 인식과도 직결된다. ‘미래 한국불교가 나아가야 할 사상적 지향점으로 가장 바람직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란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53.2%가 ‘깨달음의 사회화 실천, 혹은 불교의 사회참여 강화’라고 응답이 압도적으로 높은 비율을 보였다. 이러한 결과로 볼 때, 한국불교의 미래 설계도는 보살도의 실천, 혹은 사회적 회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그런데 이러한 방향 설정은 그동안 선불교의 관행을 절대시해 온 한국불교의 교리 및 수행의 혁신을 일정 정도 수반해야 한다. 이와 관련된 조사결과를 보자. ‘미래 불교의 방향에 따라 교학과 수행체계 정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문항에 80.2%가 ‘그렇다’라고 답했으며, ‘불교 교리를 현대사회와 현대인의 근기에 맞게 풀어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란 질문에 85.1%가 ‘그렇다’라고 답했다. 이렇게 볼 때, 미래 불교의 설계도가 보살도의 실천과 사회적 회향에 맞추기 위해서는 교리 및 수행체계의 재정비 혹은 현대화가 필요하다. 예컨대 미래에도 식지 않을 명상 및 상담 붐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간화선 프로그램을 현대화하는 것이 그 대표적 혁신 사례가 될 것이다.

이러한 혁신적 인식은 사찰운영이나 포교의 현대화와도 연결된다. 불교의 현대화(의식/의례의 현대화)로서 ‘음력에서 양력으로,’에 대해, ‘찬성’(49.3%’)이 반대(27.9%)보다 훨씬 높을 뿐만 아니라 ‘매우 찬성한다.’라는 극단적 응답도 26%에 육박하여 반대 의견 전체와 유사한 비중을 보였다. ‘낮에서 저녁 시간으로’, ‘주중에서 주말로’, ‘새벽예불시간 4시에서 5∼6시로’, ‘한문에서 한글로’, ‘외국인 신도 유치’, ‘정보통신기술 활용’ 등에 대해서도 찬성이 훨씬 높게 나타났고, 법랍이 많은 분이 법랍이 적은 분들보다 오히려 더 찬성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불교적 품성과 자격을 갖춘 재가 전문가와 함께 사찰을 운영하는 방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문항에, ’동의‘(55.2%)’가 ‘동의하지 않음’(19.1%)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미래 불교를 위해 현행 한국불교를 현대화해야 한다는 인식은 재가자들의 대답도 예외가 아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출가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인 <자료 1>뿐만 아니라 재가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인 <자료 2>를 함께 보자. 예컨대 신도 수 감소에 대한 대응방안으로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자료 1’, 37.4%, ‘자료 2’ 47.5%), ‘불교를 현대화한다’(‘자료 1’ 19.9%, ‘자료 2’ 23.8%), ‘도덕성을 강화한다.’(‘자료1’ 18.5%, ‘자료2’ 9.8%) 순으로 응답하였다. 또한 ‘자료 2’를 보면, 미래사회 스님의 주요 역할에 대해서도 ‘깨달음을 위해 수행에 전념하는 것’, ‘계율을 잘 지키면서 청정하게 생활’뿐만 아니라, ‘교학을 비롯해 폭넓은 지식을 갖춤’, ‘자비 정신을 사회에 구현’, ‘사찰 운영과 관리를 잘함’, ‘대중을 선도하고 사회적 지도자로 활동’에 대해서 평균 4점 이상(5점 만점)으로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6개의 역할 중에서 자비 정신을 구현하는 역할의 중요성이 4.64점으로 가장 높았고, 반대로 사찰운영이 4.37점으로 가장 낮았음). 또한 ‘자료 2’를 보면, 미래사회 사찰의 역할에 대해서도 다수의 재가자가 사회적 역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공유하고 있었다(응답자의 80% 이상이 지역 활동에 동의하고 있었으며, 구체적으로는 사찰의 역할도 지역민들의 정서적 지지를 위한 위로와 힐링 공간(4.57점), 복지와 빈곤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는 나눔과 봉사 공간(4.52점)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또 수행과 문화공간(4.53점)으로서 역할도 수행하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이보다 중요성은 낮게 조사되었지만, 자연과 어울리는 생태 공간이 미래 사찰의 중요한 역할이라는 의견(4.48점)도 참조할 필요가 있다.

이상의 논의에 기초할 때, 한국불교의 미래 설계도는 보살도의 실천을 강화하는 방향을 지향하면서 기존의 관행을 시대 변화에 맞게 혁신하고 나아가 실생활에 유익한 방향으로 실용화할 수 있도록 기획되고 또 실천하는 것이 바람직하게 보인다. 게다가 미래 설계에는 미래사회의 주역이 될 MZ 세대의 독특한 사회적 태도와 종교성을 반영하는 것이 바람직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Ⅴ. 나가는 말

현대사회가 세속화되고 사람들이 탈종교화되고 있는 수세적 시대에 바이러스까지 창궐하면서, 종교는 엄청난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듯하다. 한국불교도 예외가 아니다. 그러나 이러한 위기는 한국불교로 하여 새롭게 탄생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해 줄 수도 있는데, 만약 이러한 새로운 탄생이 소극적인 사회참여와 같은 기존의 한계를 돌파하기만 한다면, 한국불교는 다시 바람직한 발전의 궤도로 진입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탄생은 저절로 주어지지 않는다. 물리적 시간 차원에서도 최소한 20∼30년이란 긴 세월이 요구되며, 주체적인 차원에서는 세대교체와 더불어 의식이나 태도의 변화가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이 글의 본문에서 밝혔듯이, 매우 다행스럽게도 오늘날 한국불교의 사부대중들 사이에는 한국불교가 최근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현실 생활에 도움이 되는 불교나 사회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참여 불교가 필요하다고 하는 생각들이 광범위하게 형성되고 있는 듯하다. 필자들이 보기에 바로 이러한 변화야말로 2040년 이후 미래 한국불교를 매우 건강하게 재탄생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리라 확신한다.

그렇다면 오늘날 한국불교에 요구되는 가장 시급한 사회적 역할은 무엇일까? 현대사회의 기능체계 중에서 오직 종교만이 가진 특성, 즉 자기의 세속적 이해를 초월할 수 있는 특성을 살려 공공성을 강화하는 것, 즉 현대사회의 해결 불가능 영역으로 간주하는 공유지의 비극을 해결하는 일일 것이다. 왜냐하면, 이러한 활동이야말로 ‘참여 불교’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개인의 삶과 관련해서도 현대인의 고질적인 소외 문제, 특히 생산과정으로부터 소외나 유적 본성으로부터의 소외 문제의 해결 등 종교에 주어지는 역할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는 활동도 더욱 활성화해 나가야 하리라 본다. 이러한 활동은 또한 우리의 삶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불교로 거듭나는 길로 이어질 것이다. 결국, 우리는 이 두 가지 실천이야말로 궁극적으로는 구조적 차원의 세속화와 행위적 차원의 탈종교화라는 두 가지 파도를 넘는 길이라 생각한다.

Notes

* 이 논문은 2022년도 대한불교조계종 교육아사리 연구비 지원을 받아 수행한 연구임.

1) 루만(2020)에 따르면, 오늘날과 같은 기능분화 사회에서는 정치, 경제, 법, 교육 등 사회의 모든 기능체계가 권력, 화폐, 판결, 진리 등 자신의 고유한 매체를 매개로 소통(사회적 작동)하기 때문에 종교적 신앙이나 초월적 존재에 대한 믿음을 매체로 하는 종교는, 사회의 각종, 기능체계들의 작동에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보았다. 그래서 사회적 차원에서 볼 때는 그만큼 사회적 영향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고, 이는 종교사회학자들이 주장하는 사회의 세속화를 함의함과 동시에 공유지의 비극을 암시하고 있다.

2) 일부 학자들이 소득 수준(약 3만 불)이란 변수와 탈종교현상을 연관해 설명하기도 하지만, 이러한 설명은 소득 결정론적 단순성으로 인한 과도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할 수 있다. 오히려 탈종교화 현상은 현대인들 삶의 총체적 경험이 그들의 종교적 태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본고는 세대 경험을 변수로 하여 이를 입증해 볼 것이다.

3) 비판적인 개신교 학자들은 이러한 교회의 태도를 “바이러스에 걸린 교회”라고 중의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바이러스에 걸린 교회』(권지성·김진호·오제홍·조민아 엮음, 삼인, 2022)를 참조하기 바란다.

4) 로드니 스타크(2016)는 초기 기독교가 로마의 지배적인 종교로 성장한 것은 초기 기독교가 코로나와 같은 전염병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환자를 치료하는 등 헌신적인 태도를 보여줌으로써 집단적인 개종의 계기를 만들었음을 잘 실증하고 있다.

5) 코로나와 무관하던 2015년 센서스에서 무종교인의 비율이 56.1%였는데 이는 10년 전보다 약 10%나 많은 수치다. 연령 별로는 10대가 62.0%, 20대가 64.9%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런 추세만으로도 그 10년 후인 2025년에는 무종교인이 더 늘어나는 이른바 탈종교화 현상이 뚜렷하게 관찰될 것이 분명한 데다, 여기에 코로나가 기름을 부을 것으로 생각한다.

6) 유승무는 2005년 센서스 결과를 보고, 40대가 되면 절로(저절로의 줄임말)— 절로 온다는 스님들의 오랜 낙관론이 깨졌음을 인식했을 뿐만 아니라 출가자 감소율이 심각함을 인식한 바 있었다. 그래서 2006년 『불교평론』에 “출가자 감소, 어떻게 할 것인가?”란 졸고를 기고하였다. 그러나 공허한 메아리로 돌아올 뿐이었다. 이는 불교계의 해묵은 낙관론—인구통계로 볼 때는 사실이나 근거와 무한한 낙관론—때문이라고 생각된다.

7) 물론 사회변화를 추동하는 요인들은 거시적인 요인들에서부터 미시적인 요인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할 뿐만 아니라 그들 사이의 연관에 대한 매우 정치한 이론적 논의도 요구되지만, 여기에서 이를 모두 논의할 수는 없다. 비록 의식이 사회변화에 미치는 영향이 극히 미약할지라도 하나의 계기 혹은 주체적 계기 중의 하나일 수는 있다. 해서, 여기서는 사부대중의 의식에 한해서 논의를 하고자 한다. 나머지 요인들과 그에 대한 이론적 논의는 추후를 기약할 수밖에 없다.

8) 다만, 행위적 차원의 원인은 설문 조사를 통해 어느 정도 규명될 것으로 기대하며, 연동의 문제는 이 글을 종합하는 결론에서 처리할 것이다.

9) 사회학자들은 오히려 경제체계나 매스 미디어 체계의 비중이 가장 크고 강력한 것으로 진단한다.

참고문헌

1.

권지성·김진호·오제홍·조민아 엮음. 2022. 『바이러스에 걸린 교회』. 삼인.

2.

니클라수 루만/이철·박여성 옮김. 2020. 『사회적 체계들』. 한길사.

3.

로드니 스타크 지음/손현선 옮김. 2016. 『기독교의 발흥』. 좋은 씨앗.

4.

유승무·박수호·신종화 지음. 2021. 『마음사회학』. 한울.

5.

필 주커만/김승옥 옮김. 2012. 『신 없는 사회』. 마음산책.

6.

Mannheim, K. 1928. Das Problem der Generationen 1. Mȕnchen: Duncker & Humbol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