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들어가는 말
최근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의 증가로 행복한 삶을 이끌어주는 교육자의 역할이 더욱 더 중요해지고 있다. 불교에서도 시대가 요구하는 출가자 상이 변하면서 수행자들 또한 수행자로서의 영역의 다변화의 중요성과 함께 수행자의 역할에 대한 인식도 변화되고 있다.
수행자는 판단 없이 심상을 바라봄으로써 일체가 무상(無常), 고(苦), 무아(無我)임을 알아차린다. 대념처경(大念處經)에서는 신수심법(身受心法), 즉 나에게서 생기는 모든 심상들이 생겨나고 사라지는 것을 ‘판단 없이’, ‘바라보고’, ‘알아차릴’ 것을 요구한다(정준영, 2009: 204). 따라서, 수행자들이 불자들에게 바른 가르침을 펼치고, 수행자 자신도 행복과 보람을 느끼면서 정신건강 예방 및 증진과 같은 사회적 역할 수행을 할 수 있도록 수행자 교육 측면에서 다양한 개입방안 모색이 필요하다.
II. 이론적 배경
전문가에게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역량 중의 하나는 자기조절 역량이다(김계현, 2013). 수행자는 신수심법(身受心法)의 네 부분으로 나누어진 자아에 대해서 면밀하게 관찰하고, 자신의 몸과 마음에 대해 명확하게 경험하게 된다. 수행자는 이러한 통찰을 통해 자아를 구성하는 요소인 몸과 마음이 모두 무상(無常)하고, 무아(無我)이며, 고(苦)임을 알아차리는데, 이때 수행자의 경험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바로 사띠(Sati) 즉, 마음챙김이다. 전재성(2004)은 올바른 새김 속에서 ‘있는 그대로’의 대상을 통찰하는 것이 중요함을 주장하였다. 마음챙김 명상은 자신의 감정을 거리를 두고 객관화시켜보는 체험이 가능하므로 직접적인 경험을 통한 자기조절 및 지혜와 긴밀하게 관련된다(김교헌, 2008). 또한 마음챙김 명상은 자신의 왜곡된 생각을 바로잡거나 감소시키고, 인지적 재구조화를 통해 자신의 문제를 다른 관점 및 구조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경험을 증가시킴으로써 삶을 바라보는 견해가 근본적으로 달라지게 한다(김정호, 2004).
마음챙김과 자기조절의 관계에 관한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마음챙김을 통해 초인지적 기능이 활성화되어 사고, 정서, 행동, 동기에 대해 객관적 시각에서 관조할 수 있는 힘이 생기고, 이는 자기조절 효율성을 증가시킨다(김교헌, 2008). 또한, 마음챙김을 통해 의도적, 비판단적 주의력을 개발하게 되면 자동적, 역기능적 습관 감소 및 특정 감정이나 생각에 통제를 덜 받게 되며, 이는 행동조절력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Ryan and Deci, 2000). 뿐만 아니라, 자발적인 주의를 기울이면 연결성이 향상되고, 연결은 자기조절을 강화시켜 편안함으로 이어진다(Shapiro and Schwarz, 2000). 배재홍(2008)은 마음을 유식구조로 이해하고, 마음챙김의 변화과정과 자기조절에 대한 연구를 실시하였다. 그 결과, 마음챙김은 의식, 생각, 감각기관, 무의식의 4단계의 과정을 거치며, 그 변화과정에 따라 자기조절 현상이 일어남을 설명하고 있다. 특히 마음챙김의 네 번째 단계에 이르면 순수 직관만이 존재하며, 조절기제가 일어나지 않게 되어 경험의 주체와 대상이 사라지고, 마음작용 또한 사라져 무아(無我)의 단계가 된다고 주장하였다.
자신의 정서를 조절한다는 것은 개인이 언제 어떤 정서를 경험하고 표현하는지에 영향을 주는 과정이다(Gross, 1998). 전문가들은 매 순간 자신에게 일어나는 정서를 인식하고, 적절하게 조절하는 일이 중요하다. 정서조절은 정서적으로 각성된 정보를 인지적으로 다루는 것으로 의식적이고 인지적인 개념으로 한정하고 있으며, 긍정적 초점변경, 수용, 조망확대, 긍정적 재평가, 계획 다시 생각하기, 자기비난, 타인비난, 반추, 파국화 등 9가지 요인을 포함한다(Garnefski, Kraaij and Spinhoven, 2001). 즉, 긍정적 초점 변경, 수용, 조망확대, 긍정적 재평가, 계획 다시 생각하기는 적응적인 인지적 정서조절로, 자기비난, 타인비난, 반추, 파국화는 덜 적응적인 인지적 정서조절로 구분하였다. 마음챙김은 자신이 경험하는 정서를 회피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면서 정서에 동요됨이 없이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며 경험하는 정서를 관찰할 수 있다. 사회적인 기능은 이러한 개인 내적인 정서조절을 통해 이루어진다. 개인은 타인과의 상호작용에서 자신의 사회적인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정서조절을 할 필요가 있으며, 의미있는 타인과의 관계유지에도 필요하다(정문경, 2014).
마음챙김은 정서조절뿐만 아니라(김정호, 2011), 정서조절을 통한 중독과 관련된 문제, 직장에서의 직무 스트레스 등 개인적 차원에서의 스트레스 관리, 심리치료 및 정신건강 증진을 목적으로 한 명상 프로그램에도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송영미·김완석, 2019). 실제로, 박상규(2016)는 마음챙김은 중독으로부터 회복하는 데 있어서 핵심적인 요소가 된다고 하였다. 그(2016)는 중독자의 회복과정에서 한국적 수행법 활용의 긍정적인 효과를 보여주면서 중독 상담자가 지녀야할 치료적인 태도의 중요성도 강조하였다. 불자들을 지도하는 교육의 현장에서 수행자는 불자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상호 성장에 기여한다. 따라서, 수행자의 마음챙김을 통한 개인자원의 향상은 교육현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어려움을 부인하고, 회피하기보다 자신의 감정, 생각, 감각 등 자신의 경험에 주의를 기울여 비판단적으로,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태도를 취하도록 도울 수 있을 것이다.
III. 바디스캔 프로그램의 정의와 프로그램 선행연구
마음챙김 명상은 호흡•정좌 명상(sitting meditation), 바디 스캔, 하타요가, 보행 명상, 생활 명상의 순으로 활용된다. 바디스캔은 특히 자신의 신체를 관찰하면서 하는 명상이다. 마음챙김의 7가지 기본적 태도, 즉 판단하지 않기, 인내심, 초심자의 마음, 믿음, 애쓰지 않기, 수용하기, 놓아버리기를 유지하면서 편안하게 누워서 실시하는 명상 훈련 과정이다. 이후 각 과정에서 순간순간 발생하는 느낌에 주의집중한다.
바디스캔은 한 쪽 발끝, 발목, 무릎, 대퇴부, 골반, 다른 쪽 발끝, 발목, 무릎, 대퇴부, 골반, 몸통, 허리, 배, 등, 가슴, 어깨, 양손가락, 양팔, 어깨, 목, 얼굴, 후두부, 정수리의 순서로 몸의 느낌에 집중하는 것이다. 호흡 명상과 정좌 명상은 한 장소에서 짧은 시간 동안 이루어지지만 바디스캔은 좀 더 오랜 시간을 요구하고 있다.
바디스캔 프로그램인 마음챙김 인지치료는 첫 2주 동안 공식적으로 바디스캔을 실시한다. 바디스캔은 감각에 주의를 기울이는 능력, 깨어나 체험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해준다. 마음챙김 기반 ‘3분 호흡 공간 기법’ 또한 바디스캔을 활용한 단기 명상 프로그램이다. 첫 번째 1분은, ‘지금 이 순간의 내 경험은 무엇인가’라는 질문과 함께 내적인 경험(사고, 느낌, 신체감각)의 영역에 대한 알아차림에 집중하는 것이다. 두 번째 1분은, 들숨과 날숨을 알아차리면서 그 움직임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신체의 감각에 주의를 집중하는 것이다. 세 번째 1분은, 자세나 얼굴표정 등을 포함하여 신체 전체에서 발생하는 모든 감각들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3분 호흡은 일상생활의 구조 내에서 실천을 지원하는 것이 주요 의도이다. 현재의 경험을 인식하고, 신체의 특정 장소에 호흡감각에 주의를 기울이고, 신체 전체에 대한 관심을 넓히면서 인식되는 경험의 범위를 열어주는 것이다. 이러한 주의를 일상생활에서 일반화하여 다양한 효과에 주의를 기울이는 유연성을 개발하고, 일상생활에서의 경험과 관련된 다양한 방법에 접근하게 해준다.
Kabat-Zinn(2003)은 바디스캔만으로도 효과적인 개입이 가능하며, 모든 사람들이 개발 가능한 고유의 능력이라고 하면서 마음챙김 기반 바디스캔은 신체와 함께, 전체로서 존재하는 한 방식이라고 하였다. Kabat-Zinn(1990)은 바디스캔만의 효과를 다음과 같이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바디스캔을 통해 마음의 안정(집중력), 평온감, 마음챙김을 키우고 발전시키기 위해 체계적으로 행하는 첫 수행으로 처음으로 일정 시간 동안 주의를 유지하는 것을 배울 수 있다고 하였다. 바디스캔은 마음챙김 수련 중 처음으로 웰빙과 시간의 초월감을 경험하게 하며, 오랜 시간 앉아 있어야 하는, 신체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에게 특별히 유익한 방법이라고 하였다. 고요함 속에서 자신을 전체로, 동시에 더 큰 전체의 한 부분으로 직접 경험할 때 자신의 문제와 고통을 새롭게 마주하고 받아들이기 시작하는 관점의 변화가 일어난다. 마음챙김 기반 바디스캔은 신체적인 효과, 정화과정으로서의 효과, 그리고 수용, 애쓰지 않음을 통한 치유를 경험하게 하며, 자신의 태도와 정서를 변화시킨다.
마음챙김은 탈중심화, 탈자동화, 탈동일시, 인지적 탈융합으로 설명하고 있다. 마음챙김은 고정화된 지각으로부터 탈피하여 매 사건을 처음으로 발생한 것처럼 보면서 자신의 경험의 있는 그대로의 사실에 직면하는 것, 내적 경험에 반사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수용적으로 반응하는 과정이다(Goleman, 1988). 마음챙김은 현재의 순간에 주의를 집중하는 능력, 의도적으로 몸과 마음을 관찰하고 순간순간 체험한 것을 느끼며, 체험한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과정이다(Kabat-Zinn, 1990). 또한, 마음챙김은 생각과 감정을 현실의 반영이 아닌 내적인 정신적 사건으로 자각하는 능력 혹은 자신을 생각과 감정에서 분리하여 거리를 두는 능력이다(Teasdale, Segal, Williams, Ridgeway, Soulsby and Lau, 2000). Linehan(1993)은 마음챙김은 알아차림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고, 민감하게 자각하는것, 명명하기, 비판단적으로 수용하기, 현재의 순간에 집중하기로 구성되어 있다고 보았다. Germer(2005)는 마음챙김의 특징으로 현재의 경험(present experience)을 수용적으로(with acceptance) 자각하여 알아차리는 것(awareness)이라고 하였다.
불교전통에서는 통찰을 통한 자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그것을 향상시키기 위한 수행의 한 방법으로 마음챙김을 제시하고 있다. 마음챙김이란 순간순간 주의의 장에서 일어나는 생각, 감정, 감각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수용하면서 비판단적이며 현재중심적으로 또렷하게 알아차리는 것이다(Kabat-Zinn, 1990). 순수한 주의와 충분한 알아차림은 수용을 가능케 한다. 즉, 대상의 전체를 치우침없이 이해하게 되면 의미찾기 등의 능동적인 과정없이 자연스럽게 수용이 일어난다(권선중·김교헌, 2007). 타인과 관련한 자기감 즉, 사회적 세계에 대한 개인의 관점을 강조하는 사회적 연결감은 자신이 속한 사회적 세계와 친밀한 관계에 있다는 주관적인 자각이다(Lee and Robbins, 1998). 마음챙김을 통한 깊은 통찰은 우리의 삶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인식하게 되며(Salzberg, 2011), 이러한 자각은 자기에 대한 변화가 일어나게 만드는데, 매순간 내면에서 일어나는 생각이나 감정을 범주화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관찰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자기에 대한 변화는 타인과의 관계에도 변화가 일어나게 만든다. 타인의 고통에 대해 비방어적으로 개방하는 연민심이 일어난다. 연민은 고통을 완화시키겠다는 열망, 고통의 원인에 대한 이해와 관련된 인지작용, 연민의 마음으로 행위하는 행동이 포함되어 있다(Goets, Keltner and Simon-Thomas, 2010). 즉, 타인의 고통에 대한 공감, 타인을 돕고자 하는 의지, 그리고 고통을 완화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이 유기적으로 연결된다(Gilbert and Procter, 2006). 연민은 가까운 사람이나 잘 모르는 모든 인간에 대한 태도로 관심 및 돌봄이다(Sprecher and Fehr, 2005). 연민심을 일으키는 사람은 ‘일체 중생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으로 수용하고, 비심을 바탕으로 깨달음에서 결단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발보리심의 서원을 일으킨 사람’이다(차상엽, 2010). 따라서, 붓다가 되려는 자는 마땅히 그 마음을 내어 중생이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을 알려주어야 한다.
선행연구에 의하면, 마음챙김은 대인관계에서 개방적이고 공감적인 방식으로 타인의 내적인 상태에 대해 조율하고 관계간의 연결감을 촉진한다(Kabat-Zinn, 1993). 또한, 마음챙김은 탈중심화의 증가를 통해 사회적 연결감의 증가를 예측하였으며, 외로움을 감소시킨 것으로 보고되었다(Adair, Fredrickson, Castro-Schilo, Kim and Sidberry, 2018). 뿐만 아니라, 마음챙김은 초등학생의 정서능력을 함양하며, 청소년 자녀를 둔 어머니의 양육효능감을 증가시킴으로써 자녀와 긍정적인 관계형성이 가능할 수 있도록 돕는다(박정아·최은실, 2024; 신웅·최은실, 2024).
마음챙김은 자신을 비판하거나 평가하기보다 자신에 대한 친절함, 이해를 확장하고, 자신의 경험을 자기고유의 것이 아니라, 보편적인 인간경험의 일부로 간주하고, 그리고 고통스런 생각과 사고에 대한 균형잡힌 자각을 가져오므로(Neff, 2003), 연민심을 향상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Weibel, 2007). 권희진, 권호인(2024)의 비자살적 자해경험이 있는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자비로운 글쓰기 프로그램은 자기자비를 유의하게 증가시킴으로써 자해를 하게 만드는 자기비판적인 태도 및 부정적인 정서를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불교 수행자들이 실시하고 있는 교육 프로그램은 무상과 무아에 대한 자각을 통해 다양한 개성을 가진 불자들이 자신만의 경계를 넘어 서로간의 사회적인 연결감을 증가시킴으로써 자신과 타인을 위한 지지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실제로, 마음챙김 명상과 자비명상은 사회적인 친밀감, 자기개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자애명상이 연결감과 수용능력의 향성을 가져왔다(박성현·성승연·미산, 2016). 대한불교조계종에서는 승가결사체를 통한 전법교화활동을 활성화하고 있다. 구족계를 수지한 4인 이상의 스님이 단체를 결성하여 각계각층을 대상으로 참선, 요가, 명상 등과 관련한 강의, 설법, 자비보살행, 사회활동, 생활불교 지도 활동을 실시함으로써 불자들 간의 사회적인 연결감을 통하여 공동체를 회복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한편, 마음챙김 훈련은 가르치는 사람의 내면의 풍경과 안아주는 환경인 교육학적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Santorelli, 2004). 가르치는 교사는 학생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왜라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가르침을 받는 학생의 입장 외에도 교사가 자신이 누구인가라는 끊임없는 질문을 통한 내적 풍경이 중요하다(Palmer, 1998). 안아주기 환경은 참여자들의 안전수준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요소이다(Scharff and Scharff, 2008). 마음챙김 명상은 교육현장에서 생기는 두려움을 억압하거나 회피하지 않고 개방적인 수용을 강조하고 있다. 참여자들의 말과 행동을 비난하지 않고, 비판단적, 인내심을 가지고 격려하며, 지도자 자신의 개방적 태도로 안아주기 환경을 창조한다. 그리고 수업 중 자신과 타인을 수용하는 방법을 새롭게 익히게 한다.
MBSR은 특정 질환별로 개입하는 치료가 아니라, 비특정 개입을 기반으로 하는 교육적 지향 프로그램 중의 하나이다(안희영, 2010). MBSR 프로그램은 개인 간의 차이점보다는 공통점, 즉 내적인 자원을 강조하며, 치유와 성장을 원하는 누구에게나 접근이 가능한 교육 프로그램이다(Kabat-Zinn, 1990). 실제로, 교육현장에서 마음챙김 명상은 교사 개인의 정신건강뿐만 아니라, 교육의 효과성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 마음챙김 교육을 받은 교사들은 마음챙김 교육을 받지 않은 교사들에 비해 주의집중, 작업 기억력, 업무관련 자기연민이 증가되었으며, 이후 직무스트레스와 소진의 수준이 유의하게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Roeser, Schonert-Reichl, Jha, Cullen, Wallace, Wilensky, Oberle, Thomson, Taylor, and Harrison, 2013). 양복심(2022)의 중등교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마음챙김 프로그램은 교사의 직무스트레스를 감소시켰으며, 심교린(2022)의 교사를 대상으로 한 마음챙김 연구에서도 마음챙김 수준이 높은 교사는 학생과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지각하게 되고 이는 교사 자신의 심리적 소진을 예방할 수 있게 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가르치는 사람의 개인 내 마음챙김을 통한 자기조절 및 대인간 마음챙김을 통한 관계의 질은 가르치는 사람의 건강한 삶을 위한 예방 및 대처의 필수적인 방안으로 여겨진다. 불자들의 교사로서의 수행자의 역할은 가르침으로 인한 위기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할 경우, 정서적 고갈 등과 같은 심리적 차원으로서의 소진에 노출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는 불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자신의 적응적 삶과 안녕감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마음챙김 명상은 학습, 성장, 치유를 방해하는 지각, 정신적, 행동적 습관을 탐구하기 위한 상호작용적인 관계의 대화를 강조하며, 자기조절을 위한 개입방안으로써 지속적인 학습을 지향하고 있다(Kabat-Zinn, 2005). 따라서, 반복적인 마음챙김의 향상은 자신과 타인을 수용하는 방법을 익혀 수행자와 불자의 삶의 질이 상호 향상될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지금까지 마음챙김 명상과 관련된 선행연구를 살펴본 결과, 마음챙김은 자신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뿐만 아니라, 이는 자신을 변화시켜 자기자비로 이어짐을 알 수 있었다. 수행자들에게 필요한 자질함양뿐만 아니라, 교육자로서의 수행자의 역할 수행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들을 갖추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종합하면, 마음챙김의 주요 특징은 신체중심의 교육이다. 신체지향성은 몸으로 부터 소외를 극복하고, 생각중심의 경향을 감소시킨다. 또한, 경험학습이다. 강의식 수업보다는 경험학습에 무게를 두며, 특히 초기 4회기는 대부분 기술 익히기가 수업의 핵심이다. 교육의 핵심은 참가자들의 마음챙김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안희영, 2010)으로, 단순히 스트레스의 감소를 넘어 자아의 본성과 전체성에 연결되게 하는 전인적 교육임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명상이 모든 연령대에서 매우 가치 있는 도구이긴 하나, 주의의 폭이 점점 짧아질 수밖에 없는 학생, 장기간 명상을 지속하기 어려운 직장인 등 시간적·공간적인 제한이 뒤따르는 다양한 대상자들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이경욱(2014)과 최운, 이광호(2010)는 초등학생들에게 5분 혹은 20분간의 명상을 실시하였으며, 이경희(2011)는 고등학생들에게 3분 명상을 1년 동안 실시하면서, 수개월간의 작은 명상 이후 정통 명상으로 확대하는 또 다른 명상의 한 방안을 제기하였다. 다른 연구자들(강민규, 최윤정, 2017)도 단기 명상 개입은 언제 어디서든 명상접근을 용이하게 하며, 그 효과 또한 장기간의 명상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김응철(2020)도 10분의 단기적인 개입만으로도 충분히 명상의 효과가 있음을 ‘10분 치유명상’에서 주장한 바 있다.
본 연구는 바디스캔을 활용한 교육 프로그램이다. 국내에서 몇몇 바디스캔 명상프로그램이 제시되고 있지만, 대부분 개인 사례연구로 실시되었으며(류지숙, 2012), 바디스캔 교육의 효과에 대한 양적 연구는 여전히 미비하다. 따라서, 본 연구는 시·공간적인 접근의 용이성, 그리고 지속가능성을 고려하여 바디스캔 명상을 실시하여 그 효과를 검증하고자 한다. 본 연구의 대상은 불교수행자들이다. 수행자들은 원만한 수행의 성취를 위해 해야만 하는 수행과 해서는 안 되는 수행, 능숙하게 해야 하는 수행, 그리고 두 가지 수행방법론이 있다(이병재, 2022). 해야만 하는 것은 세 가지 훈련을 말한다. 이것은 ‘병 없음’, ‘정직함’, ‘부지런히 정진함’을 구족하는 것이며, 해서는 안 되는 것은 ‘계의 어긋남’, ‘견해의 어긋남’, ‘행위의 어긋남’, ‘생계의 어긋남’이다. 또한, 원만한 수행의 성취를 위해 능숙하게 해야 하는 6가지가 있다. 계와 감각기관의 규제, 계와 생계수단의 청정, 인연조건의 수용, 반조와 알아차림, 수행 준비와 실천이다. 뿐만 아니라, 수행우선주의, 교학우선주의라는 두 가지 수행방법론이 있다. 수행우선주의는 선지식들이 지도하는 수행을 통해 열반의 경지를 관통하는 것이고, 교학우선주의는 세속적인 공부를 통해 열반의 경지가 고요하다는 것을 알고, 그것을 성취하고자 수행하는 것이다. 수행자들을 대상으로 한 바디스캔 프로그램은 수행자들의 원만한 수행의 성취를 위해 해야만 하는 훈련 중의 하나에 해당되며, 능숙하게 해야 하는 6가지 중의 하나이며, 수행우선주의라는 수행방법론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정신건강의 어려움이 증가하면서 명상수행과 관련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지속적인 명상 수행을 하고 있는 불교수행자를 대상으로 명상을 실시하고, 그 효과를 검증한 연구는 드물다. 선행연구에 의하면, MBSR은 참여자의 내면의 성찰, 안아주기 환경 등을 강조함으로써 교육적인 요소를 다분히 포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안희영, 2010). 따라서, 본 연구에 참여한 수행자들이 본 프로그램의 참여로 명상에 대한 실천 지식을 축적하고 효과적인 명상 수행 지도 및 수행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실제적인 자료를 제공하여 명상의 교육적인 요소를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하고자 한다.
이상의 선행연구와 문제의식을 출발점으로 하여 본 연구는 바디스캔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그 효과를 검증하고자 한다. 바디스캔 교육 훈련 프로그램은 불자들로부터 ‘가르치는 수행자’와 같은 사회적 활동을 요구받는 현 시대의 수행자에게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추측해볼 수 있다. 이상의 연구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수행자를 위한 바디스캔 프로그램 참여가 마음챙김에 영향을 미칠 것인가?, 둘째, 수행자를 위한 바디스캔 프로그램 참여가 자기자비에 영향을 미칠 것인가? 이다. 본 연구의 결과를 통해 수행자들이 자신과 불자 모두의 성장과 변화, 그리고 치유를 촉진할 것으로 기대하는 바이다.
IV. 연구방법
모델 초안 개발 시 박인우(1995) 및 조재주·최유현·김소연(2011)이 제안한 개발 절차를 본 연구의 특성에 맞게 적용하였다. 개발 단계는 요구 조사, 불교 수행자를 위한 바디스캔을 위한 불교적 모델의 목표 설정, 프로그램 내용 선정, 내용 조직을 위한 모델 설계, 모델 및 시안 개발, 내용의 타당화 검증 및 모델 수정 보완, 최종 모형 개발로 총 7개 단계로 구성하였다.
바디스캔 프로그램의 주요 내용은 <표 1>과 같다.
본 프로그램을 홍보한 후 프로그램의 취지를 알고 참여를 희망하는 11명을 연구대상을 선발하였다. 11명을 실험집단으로 총 5회기의 프로그램을 제공하였다. 사전-사후 설문에 불성실하게 응답한 1명을 제외하고, 총 10명을 분석대상으로 하였다.
연구대상의 평균 나이는 39.50세로 나타났다. 연구대상의 성별은 비구 1명(10,0%), 비구니 3명(30,0%), 사미 4명(40.0%), 사미니 2명(20.0%)으로 나타났다. 세부 내용은 <표 2>에 제시되어 있다.
연구대상의 법랍은 1년 미만이 4명(40.0%), 1년 이상 5년 미만이 3명(30,0%), 5년 이상 10년 미만이 2명(20.0%), 20년 이상이 1명(10.0%)으로 나타났다. 세부 내용은 <표 3>에 제시되어 있다.
구분 | 빈도 | 퍼센트 |
---|---|---|
1년 미만 | 4 | 40.0 |
1년 이상∼5년 미만 | 3 | 30.0 |
5년 이상∼10년 미만 | 2 | 20.0 |
20년 이상 | 1 | 10.0 |
합계 | 10 | 100.0 |
연구대상의 명상 경험은 있음이 7명(70.0%), 없음이 3명(30.0%)으로 나타났다. 세부 내용은 <표 4>에 제시되어 있다.
연구대상의 명상 기간은 6개월 미만이 4명(40.0%), 3년 이상이 3명(30.0%), 무응답이 3명(30.0%)으로 나타났다. 세부 내용은 <표 5>에 제시되어 있다.
불교수행자를 위한 바디스캔 프로그램에 참여한 실험집단의 공감, 이타행동의 차이가 있는지 여부를 알아보기 실험설계를 하였다. 실험설계를 모형으로 나타내면 <그림 1>과 같다.
마음챙김을 측정하기 위해서 켄터키 마음챙김 척도와 5요인 마음챙김 척도을 사용하였다. Baer(2004)가 개발한 켄터키 마음챙김 기술 척도는 김정모(2006)가 타당화하였다. 이 척도는 명상 수행 경험이 없는 개인도 측정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켄터키 마음챙김 기술 척도는 주의집중, 기술, 집중행동, 수용의 4개 하위요인, 총 37문항으로 구성되었다. 7점 Likert식 척도를 사용하여 ‘전혀 그렇지 않다(1점)’에서 ‘매우 그렇다(5점)’로 구성되어 있다. 본 연구에서 Cronbach's α(신뢰도 계수)는 전체 .876으로 나타났다(<표 6> 참조).
자기자비를 측정을 위하여 Neff(2003)가 개발하고, 김경의 등(2008)이 번안한 자기자비 척도를 사용하였다. 이 척도는 고통이나 실패의 상황에서 자신에 대해 온정적이고 수용적인 태도를 측정할 수 있다. 자기 친절, 보편적 인간성, 마음챙김의 3개의 하위변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총 26개의 문항을 구성되어 있다. 각 문항은 Likert 5점 척도로 ‘전혀 그렇지 않다(1점)’, ‘약간 그렇지 않다(2점)’, ‘보통이다(3점)’, ‘약간 그렇다(4점)’,‘매우 그렇다(5점)’로 평정된다. 본 연구에서 Cronbach's α(신뢰도 계수)는 전체 .817로 나타났다(<표 7> 참조).
하위요인 | 문항번호 | 문항수 | Cronbach's α |
---|---|---|---|
자기 친절 | 5, 12, 19, 23, 26, 1*, 8*, 11*, 16*, 21* | 10 | .817 |
보편적 인간성 | 3, 7, 10, 15, 4*, 13*, 18*, 25* | 8 | |
마음챙김 | 9, 14, 17, 22, 2*, 6*, 20*, 24* | 8 | |
전체 | 26 | . |
V. 연구결과
실험집단의 사전조사에 대한 기술통계 결과, 마음챙김의 하위요인인 주의집중의 평균은 3.67, 표준편차는 .485, 기술의 평균은 3.91, 표준편차는 .301, 집중행동의 평균은 4.21, 표준편차는 .528, 수용의 평균은 4.36, 표준편차는 .494로 나타났으며, 마음챙김 척도 전체의 평균은 4.04, 표준편차는 .274로 나타났다. 자기자비의 하위요인인 자기친절의 평균은 3.23, 표준편차는 .347, 보편적 인간성의 평균은 3.34, 표준편차는 .583, 마음챙김의 평균은 3.41, 표준편차는 .387로 나타났으며, 자기자비 척도 전체의 평균은 3.33, 표준편차는 .350으로 나타났다. <표 8>에 세부 내용이 제시되어 있다.
실험집단의 사후조사에 대한 기술통계 결과, 마음챙김의 하위요인인 주의집중의 평균은 3.74, 표준편차는 .810, 기술의 평균은 3.95, 표준편차는 .296, 집중행동의 평균은 3.81, 표준편차는 .248, 수용의 평균은 4.23, 표준편차는 .827로 나타났으며, 마음챙김 척도 전체의 평균은 3.92, 표준편차는 .115로 나타났다. 자기자비의 하위요인인 자기친절의 평균은 3.40, 표준편차는 .340, 보편적 인간성의 평균은 3.71, 표준편차는 .387, 마음챙김의 평균은 3.51, 표준편차는 .285로 나타났으며, 자기자비 척도 전체의 평균은 3.54, 표준편차는 .155로 나타났다. <표 9>에 세부 내용이 제시되어 있다.
실험집단의 마음챙김과 그 하위변인의 사전-사후 검사점수에 대한 대응표본 t-검정(paired t-test)실시 결과는 <표 10>과 같다.
* p<.10 (p<.10은 경계선 유의수준)1).
<표 10>에 나타난 바와 같이, 실험집단의 사전-사후 효과검증 결과, 마음챙김의 하위요인 중 집중행동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t=1.961, p<.10). 하지만 마음챙김의 주의집중, 기술, 집중행동, 수용, 전체에서는 유의미한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프로그램 처치 후에 실험집단의 마음챙김의 집중행동에 유의미한 변화가 있었다.
실험집단의 자기자비의 사전-사후 검사점수에 대한 대응표본 t-검정(paired t-test)실시 결과는 <표 11>과 같다.
<표 11>에 나타난 바와 같이, 실험집단의 사전-사후 효과검증 결과, 자기자비 척도 전체(t=-2.103, p<.10)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자기자비의 하위요인 중 자기친절, 보편적 인간성, 마음챙김에서는 유의미한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프로그램 처치 후에 실험집단의 자기자비 척도 전체에 유의미한 변화가 있었다.
VI. 나오는 말
본 연구에서는 수행자를 위한 바디스캔 프로그램이 공감, 이타행동에 미치는 효과를 파악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의 연구문제는 첫째, 수행자를 위한 단기 바디스캔 프로그램 참여가 마음챙김에 영향을 미칠 것인가?, 둘째, 수행자를 위한 단기 바디스캔 프로그램 참여가 자기자비에 영향을 미칠 것인가? 이다. 연구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수행자를 위한 바디스캔 프로그램 참여가 마음챙김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 결과, 프로그램 처치 후에 실험집단의 마음챙김의 집중행동에 유의미한 변화가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바디스캔의 신체에 초점을 두는 특성으로 주의 집중력을 개발하는데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한 Kabat-Zinn(1990)의 의견과 일치하는 결과로 이해할 수 있다.
둘째, 수행자를 위한 바디스캔 프로그램 참여가 자기자비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 결과, 프로그램 처치 후에 실험집단의 자기자비 척도 전체에 유의미한 변화가 있었다. 이는, 자기자비 증진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한 박세란·이훈진(2015)에서 자기친절, 마음챙김 태도 증진을 위하여 바디스캔을 구성에 포함한 것과 같은 맥락의 결과이다.
수행자들은 짧은 시간이지만 바디스캔을 통해 집약적으로 신체에 집중하는 행위를 하고, 이를 통해 자기 자신에 대해서 생각하고 타인에 대한 인식을 확장하는 경험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지속적인 훈련을 통해 특별한 시간, 특별한 장소가 아닌 나의 신체에 자유자재로 주의를 기울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궁극적으로 불교 상담자로서 나와 세상에 대한 인식 능력 또한 확장되어 상담자로서의 자신을 돌보고, ‘지금-여기’ 온전히 존재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본 연구는 호흡 및 명상과 관련된 다양한 프로그램에 구성요소로 포함되어 있는 바디스캔을 단기로 독립적인 프로그램인 형태로 개발하고 효과를 검증하였다는데 그 의의가 있다.
본 연구의 제한점 및 후속연구를 위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수행자들을 대상으로 한 바디스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효과를 검증하였다. 후속 연구에서는 바디스캔에 가장 적절한 시간대를 확인하기 위하여 다양한 실시 시간의 효과를 비교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둘째, 본 연구는 수행자를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라는 특성으로 통제집단을 구성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후속 연구에서는 통제집단과 실험집단을 구성하고, 효과를 검증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본 연구에서 실시한 단기 바디스캔의 결과를 매뉴얼화 하여 참여자들에게 제공한다면 참여자들이 일상생활에서 지속적으로 바디스캔을 실천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