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론
현대 한국 사회의 탈종교화와 무종교 인구의 증가는 거시적 사회 구조의 변화, 종교 내부의 한계, 그리고 팬데믹과 같은 사회적 충격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1985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던 종교 인구는 2015년 통계청 조사를 기점으로 뚜렷하게 감소하였고, 불교계를 비롯한 종교계 전반에 큰 위기감을 안겨주었다. 저출산 및 고령화, 대중의 가치관 다원화, 과학 기술의 발달 등은 기존 종교의 기능을 다방면에서 대체하는 양상이다. 여기에 불교 내부의 전근대적 운영 방식과 대중 소통의 한계가 이탈을 가속했으며(박수호, 2023),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비대면 문화는 세속화와 탈종교화를 더욱 앞당겼다(유승무, 2020). 이러한 흐름 속에서 무종교는 기존의 전통 종교와 구분되는 주요한 문화적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우혜란, 2022). 그 결과, 2025년 한국인의 종교 인식 조사에서는 무종교인의 비율이 성인 인구의 과반(59.4%)을 넘어서는 추세를 보였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한 신앙 상실이나 종교 부재의 의미라기보다, 기존 제도권 종교가 제공하던 윤리와 의미 체계가 현대인의 삶에 융합되지 못하면서 나타난 이탈 현상에 가깝다. 현대의 무종교성은 권위적인 제도 종교와 거리를 두면서도 이성, 공감, 주체적 삶의 태도를 지향하는 새로운 흐름으로 이해된다(필 주커먼, 2018). 따라서 종교 밖의 대중일지라도 여전히 심리적 불안과 스트레스를 해소할 위안과 합리적 지혜에 대해서는 갈증을 느끼기 마련이다. 조계종연구소(2025)의 조사에서 나타난 명상과 심리 치유에 대한 높은 사회적 관심은 이러한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그동안 학계에서도 한국 사회의 탈종교화와 무종교인에 관한 연구가 꾸준히 진행되어 왔다. 불교 인구 감소의 원인을 종교사회학적·코호트 분석 관점에서 규명하거나(박수호·이민정, 2017; 임영빈, 2019), 무종교인을 제도 종교 밖에서 세속적 신비주의와 비제도적 영성(non-institutional spirituality)을 추구하는 복합적 집단으로 조명하는 연구들(성해영, 2017; 임영빈·정재영, 2017; 최현종, 2019; 정재영, 2024, 2025)이 대표적이다. 이들 선행연구는 무종교인 증가가 단순한 종교성의 약화가 아니라, 제도 종교에 대한 신뢰 약화 속에서도 내면적 평안과 의미를 능동적으로 모색하려는 흐름과 연결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기존 연구는 무종교인의 일반적 특성이나 종교 인구 변화의 거시적 추이를 분석하는 데 초점을 두어 왔다. 한국불교가 현시대의 변화 속에서 새로운 전법의 가능성을 탐색하기 위해서는, 일방적인 교리 전달 방식에서 벗어나 대중이 불교를 어떻게 인식하고, 어떤 불교사상을 수용하거나 거부하는지를 실증적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이에 본 연구는 불교인과 무종교인이라는 두 집단을 중심으로 양적 조사 자료를 활용하여 대중의 내면적 심리 구조와 불교 인식 양상을 분석하고자 한다. 이를 위한 연구 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현대 한국 대중은 불교와 스님을 어떠한 요인에 근거하여 신뢰하는가? 둘째, 불교인과 무종교인의 불교사상 수용은 어떻게 다른가? 셋째, 불교사상 수용도에 따라 대중의 유형은 어떻게 구분되는가? 넷째, 이러한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한국불교의 전법 방안은 어떻게 재구성되어야 하는가?
본 연구는 데이터 기반의 실증 분석을 통해 무종교 시대 한국불교가 직면한 내·외부적 과제를 동시에 성찰하고자 한다. 이는 무종교인의 현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전법 접점을 탐색함과 동시에, 기성 불교인 내부의 신행 구조를 인과·연기적 이해와 주체적 수행의 방향으로 재구성하기 위한 학술적 토대가 될 것이다.
Ⅱ. 연구 방법 및 분석 방법
이 연구는 2025년 9월 대한불교조계종 조계종연구소(조사기관: 한국갤럽)에서 진행한 ‘한국인의 종교에 대한 인식 조사(이하 ‘종교 인식 조사’)’에서 수집된 자료를 토대로 하고 있다. 이 조사의 목표는 일반 국민의 종교에 대한 인식과 한국불교에 대한 인식, 그리고 기대하는 역할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봄으로써 한국불교의 발전 방향을 설정하고, 사회적 역할을 제고하기 위한 정책을 수립하며 지속적인 평가의 기초 자료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조사 대상은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로 한정하였다. 표본은 층화집락표본추출(stratified two-stage sampling) 방식을 통해 17개 시도, 동부/읍면부, 주택유형을 고려하여 추출하였다. 자료 수집은 2025년 9월 10일부터 26일까지 조사원이 가구를 직접 방문하여 태블릿 PC를 활용하는 대면 면접조사(tablet-assisted personal interview, TAPI) 방식으로 진행되었으며, 고령자 등 응답자가 희망하는 경우에 한해 종이조사표 사용을 일부 허용하였다.
한국불교에 대한 인식 조사를 위한 설문지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먼저 응답자의 인구사회학적 특성과 종교 활동을 파악하기 위한 문항으로 성별, 연령, 지역, 종교, 신앙 기간, 종교행사 참여 빈도, 마음 평안 활동 등이다. 다음으로 종교 일반에 대한 인식을 묻는 문항으로 종교 및 성직자 신뢰도, 사회적 영향력, 종교가 개인의 삶과 사회에 미치는 도움 정도, 종교 갈등의 심각도 등이다. 또한 종교의 역할과 미래에 대한 인식을 파악하기 위해 종교 기대 역할, 종교시설 역할 중요도, 종교 단체에 대한 분야별 평가, 종교 미래 전망 등을 묻는 문항이다. 한국불교에 대한 세부 인식 문항으로는 불교 호감도 및 연상 이미지, 불교 신자 및 사찰에 대한 사회적 거리감, 불교 분야별 참여에 대한 긍정·부정 평가 및 성과 평가, 한국불교 발전 과제 등이다. 이와 함께 윤회, 무상, 연기, 업보 등 불교사상에 대한 공감 여부와 선명상 프로그램 인지도 및 이용 의향도 핵심 문항으로 포함되었다.
본 연구에서 중점적으로 분석하고자 하는 것은 탈종교화 시대 대중, 특히 불교인과 무종교인의 내면적 심리 구조와 불교사상 수용도이다. 구체적으로는 대중이 불교와 스님에게 부여하는 신뢰 요인, 효과적인 전법 메시지 구성을 위한 불교사상 수용 양상,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도출되는 세 가지 대중 유형의 인구사회학적 배경과 종교적 기대 역할의 차이를 분석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무종교인과 기성 불교인을 구분하여 대상별 이원화 전법 방향을 탐구한다.
연구를 위한 주요 분석 변수는 다음과 같다.
첫째, 불교와 스님에 대한 신뢰 구조를 파악하기 위해 설문지 17번 문항의 19개 불교 이미지 평가 항목을 활용하였다. 해당 항목은 ‘믿음직스럽다, 가까이 있다, 역동적이다, 존경스럽다, 편안하다, 전통적이다, 청렴하다, 이해하기 쉽다, 검소하다, 배타적이다, 현실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 권위적이다, 현대적이다, 재미있다, 평화적이다, 자유롭다, 이타적이다, 세속적이다, 기복적이다(복을 빈다)’로 구성되어 있으며, 불교 및 스님 신뢰도와의 관련 요인을 분석하는 독립변수로 활용하였다.
둘째, 전법 메시지 구성을 위한 불교사상 수용 양상을 파악하기 위해 설문지 27번의 10개 문항을 활용하였다. 한국갤럽 보고서는 해당 문항을 일반 응답자가 이해할 수 있는 진술문 형태로 제시하였으며, 분석 과정에서 이를 두 가지 방식으로 약칭하였다. 하나는 문항의 의미를 풀어 제시한 방식으로, 윤회 믿음, 깨달음 가능성, 절대자 심판, 무상(변화), 삶의 괴로움, 괴로움 원인 내적, 소망과 문제 해결, 업보, 만물 상호 연결, 운명 불가피성이다. 다른 하나는 이를 보다 개념화한 방식으로 윤회, 깨달음, 심판, 무상, 삶=고, 고의 내적 원인, 가피, 업보, 연기, 숙명이다(조계종연구소, 2025a, 2025b).1)
본 연구는 이러한 약칭을 참고하되, 전법 메시지 구성이라는 연구 목적에 맞추어 다음과 같이 재명명하고 범주화하였다. 문항의 재명명은 윤회(輪廻), 성불(成佛), 심판론, 무상(無常), 고성제(苦聖諦), 집성제(集聖諦), 기도(祈禱), 인과(因果), 연기(緣起), 운명론이다. 이 가운데 윤회·성불·무상·고성제·연기·인과·집성제는 불교의 전통적 세계관과 실천적 원리에 대한 수용 양상을 파악하기 위한 항목으로, 기도는 가피적 문제 해결 기대를 포함한 대중의 실천적 신앙 형태를 반영하는 항목으로, 심판론과 운명론은 불교의 주체적 인과율 및 연기적 세계관과 대비되는 타력 의존적·결정론적 세계관을 파악하기 위한 항목으로 설정하였다.
수집된 자료는 SPSS 21을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먼저 응답자의 인구사회학적 특성과 종교 분포를 파악하기 위해 빈도분석을 실시하고, 종교 및 성직자 신뢰도와 불교사상 수용도의 전반적 경향을 확인하기 위해 평균과 표준편차를 산출하였다. 종교 및 성직자 신뢰도는 5점 척도로 측정되었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해당 종교 및 성직자에 대한 신뢰도가 높음을 의미한다. 불교 이미지 평가 문항 역시 점수가 높을수록 해당 이미지에 대한 인식 정도가 높음을 의미하도록 처리하였다.
불교인과 무종교인의 신뢰 형성 구조를 비교하기 위해 불교 신뢰도와 스님 신뢰도를 각각 종속변수로 설정하고, 불교 이미지 평가 문항을 독립변수로 투입한 다중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이때 회귀분석 결과는 인과관계의 확정보다는 불교 및 스님 신뢰도와 관련되는 설명 요인을 파악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또한 독립변수 간 과도한 상관으로 인한 추정 왜곡을 확인하기 위해 공차한계와 분산팽창지수(VIF)를 검토하였다.
불교사상 수용도 분석에서는 윤회, 성불, 고성제, 무상, 집성제, 기도, 인과, 연기는 ‘그렇다=1, 모르겠다=0, 아니다=-1’로 코딩하였고, 심판론과 운명론은 타력적·결정론적 세계관을 측정하는 문항이므로 ‘아니다=1, 모르겠다=0, 그렇다=-1’로 역코딩하였다. 따라서 심판론과 운명론의 점수가 높을수록 절대자 심판론 및 운명론을 거부하는 경향이 강함을 의미한다. 종교 집단별 불교사상 수용도 차이는 일원배치 분산분석과 Bonferroni 사후검정으로 확인하였다.
나아가 불교사상 수용 문항의 잠재적 구조를 확인하기 위해 탐색적 요인분석을 실시하였으며, 대중의 실제 응답 양상에 따른 유형화를 위해 K-평균 군집분석을 적용하였다. 요인분석은 군집분석에 앞서 문항 구조를 확인하기 위한 보조 분석으로 수행되었으므로, 군집분석에는 요인점수가 아니라 10개 원문항을 직접 투입하였다. 모든 투입 문항은 동일한 척도 범위(-1, 0, 1)를 가지므로 별도의 표준화 절차는 적용하지 않았다. 군집 수는 2개, 3개, 4개 모형을 비교한 결과, 군집 크기와 해석 가능성이 가장 안정적인 3개 군집 모형을 최종 채택하였다.2) 도출된 군집 간 차이는 일원배치 분산분석으로 확인하였고, 군집별 인구사회학적 특성과 종교적 기대 역할의 차이는 교차분석 및 카이제곱 검정(cross-tabulation analysis, χ2-test)을 통해 검토하였다. 또한 불교 및 스님 신뢰 요인과 선명상 이용 의향 간의 관련성을 파악하기 위해 교차분석을 병행하였다.
본 연구는 2025년 9월 ‘종교 인식 조사’에서 수집된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표본을 추출하였으며, 응답자의 인구통계학적 특성은 <표 1>과 같다.
먼저 성별 분포를 살펴보면, 남성 49.5%(989명), 여성 50.6%(1,011명)로 여성이 조금 높게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60대가 27.3%(546명)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였으며, 이어서 50대 19.9%(398명), 40대 17.5%(349명), 30대 15.1%(301명) 순으로 나타났다. 50대 이상의 중장년 및 고령층 비율이 절반을 넘는(53.3%) 현상은 현대 한국 사회의 전반적인 고령화 인구 구조가 설문 표본에도 객관적으로 반영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핵심 변수인 종교 분포를 살펴보면, 종교가 없는 ‘무종교인(무교)’ 응답자가 59.4%(1,187명)로 사회 전반의 탈종교화 현상을 보여주었다. 종교를 가진 응답자 중에서는 불교가 17.1%(342명)로 가장 많았고, 개신교 16.9%(338명), 천주교 6.2%(125명) 순으로 조사되었다.
직업별 분포에서는 사무직/공무원이 24.0%(480명)로 가장 많았고, 판매/서비스직, 자영업/경영자 순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학력 분포의 경우, 고등학교 졸업이 42.3%(845명)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서 대학교 졸업이 32.6%(651명), 대학재학/전문대 졸업 18.3%(365명) 순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인구통계학적 특성은 본 연구의 표본이 현대 한국 사회의 인구·사회적 지형을 비교적 폭넓게 반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무종교인 집단이 절반을 넘고, 불교인 집단 역시 분석 가능한 규모로 확보됨에 따라, 불교인과 무종교인의 인식 구조 및 종교적 기대 역할의 차이를 비교·분석하는 데 적합한 자료적 기반을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Ⅲ. 불교와 스님에 대한 신뢰 구조
탈종교화 시대에 종교가 대중과 소통하고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핵심 전제 조건은 대중으로부터의 신뢰 확보이다. 종교 단체와 성직자에 대한 굳건한 신뢰가 선행되어야, 대중의 내면적 수용과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불교의 현대적 전법 방안을 수립하기 위해, 양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각 종교 및 성직자에 대한 대중의 전반적인 신뢰도를 진단하고, 이를 불교인과 무종교인 집단으로 구분하여 신뢰 형성의 기저 요인을 심층적으로 규명하고자 한다.
한국 사회에서 각 종교와 성직자에 대한 신뢰도를 알아보기 위해 평균 분석을 실시하였다. 분석 결과(<표 2>)에 따르면, 첫째, 전체 응답자(N=1,992)3)를 기준으로 볼 때, 각 종교와 성직자에 대한 신뢰는 대체로 긍정적인 수치를 보였다. 특히, 불교(M=3.51)와 스님에 대한 신뢰도(M=3.50)는 타 종교 및 성직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세하였다. 그러나 종교 집단별로 세분화하여 교차 분석한 결과, 종교 내부자(불교인)와 외부자(타 종교인 및 무종교인) 간에 평가 차이가 확인되었다.
둘째, 종교 내부자의 평가에서는 전반적으로 종교 제도 자체에 대한 신뢰도가 성직자 개인에 대한 신뢰도보다 높게 나타났다. 불교인 집단(N=342)은 불교에 대해 4.42, 스님에 대해 4.25의 신뢰도를 보였으며, 개신교인 집단(N=338)은 개신교 4.29, 목사 4.15, 천주교인 집단(N=125)은 천주교 4.31, 신부 4.28의 신뢰도를 보였다. 이는 대중의 인식 속에서 종교라는 이념적·제도적 틀에 대한 신뢰와 이를 현실에서 구현하는 수행 주체에 대한 신뢰가 구분되어 작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셋째, 가장 빈도가 높은 무종교인(N=1,187) 집단은 종교와 성직자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하였으며, 특히 불교와 스님을 좀 더 신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3.42).
무종교인이 타 종교와 성직자에 비해 불교와 스님의 신뢰도가 높다는 것은 포교4)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에 불교인 집단과 무종교인 집단을 중심으로 불교와 스님 간에 나타난 신뢰도의 차이를 분석함으로써 현대적 전법 방향을 강구하고자 한다.
불교와 스님의 신뢰 요인을 파악하기 위해 19개 불교 이미지 평가 항목을 독립변수로, 불교 신뢰도와 스님 신뢰도를 각각 종속변수로 설정하여 다중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분석은 전체 응답자(N=1,992), 불교인 집단(N=342), 무종교인 집단(N=1,187)으로 구분하여 진행하였으며, 결과는 <표 3>, <표 4>와 같다.
먼저 전체 응답자를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 불교 및 스님신뢰도 모형은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 불교신뢰도 모형은 약 33.1%(R2=.331)의 설명력을 보였으며, 존경스럽다(β=.159), 믿음직스럽다(β=.132), 기복적이다(β=.104), 청렴하다(β=.100), 편안하다(β=.082), 가까이 있다(β=.074), 이타적이다(β=.055)가 유의한 정적 관련 요인으로 나타났다. 스님신뢰도 모형은 약 34.8%(R2=.348)의 설명력을 보였으며, 존경스럽다(β=.153), 믿음직스럽다(β=.148), 기복적이다(β=.094), 청렴하다(β=.090), 편안하다(β=.087), 가까이 있다(β=.065), 평화적이다(β=.057), 이타적이다(β=.051), 전통적이다(β=.048)가 유의한 정적 관련 요인으로 확인되었다.
불교인 집단에서도 통계적으로 모두 유의하였다. 불교신뢰도에는 존경스럽다(β=.246), 믿음직스럽다(β=.154), 이타적이다(β=.138), 재미있다(β=.127), 평화적이다(β=.121)가 유의한 정적 관련 요인으로 나타났으며, 이해하기 쉽다(β=-.128)는 유의한 부적(-) 관련성을 보였다. 스님신뢰도에는 존경스럽다(β=.239), 이타적이다(β=.205), 믿음직스럽다(β=.129)의 세 요인만이 유의하게 나타났다.
무종교인 집단의 분석 결과 또한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 불교신뢰도에는 존경스럽다(β=.141), 청렴하다(β=.117), 기복적이다(β=.100), 믿음직스럽다(β=.093), 배타적이다(β=.070)가 유의한 정적 관련 요인으로 나타났다. 스님신뢰도에는 믿음직스럽다(β=.145), 존경스럽다(β=.119), 청렴하다(β=.104), 기복적이다(β=.082), 이해하기 쉽다(β=.070), 현실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β=.065)가 유의한 정적 관련 요인으로 나타났다.
이상의 분석 결과를 종합하면 <그림 1>과 같다. 불교와 스님에 대한 신뢰는 공통적으로 도덕성을 기반으로 하지만, 집단에 따라 그 구체적 기준은 다르게 나타난다.
첫째, 전체 대중은 불교보다 스님에게 더 구체적인 인격성과 실천을 기대한다. 대중은 도덕적 신뢰, 현실적 위안, 대중적 접근성의 공통된 신뢰 기반을 공유하였지만, 스님신뢰도 모형의 설명력(34.8%)이 불교신뢰도(33.1%)보다 다소 높게 나타났다. 이는 대중이 불교라는 추상적 제도보다는 스님이라는 구체적 인물에 대한 경험적 평가를 통해 신뢰를 형성함을 시사한다. 특히 스님 신뢰도에서만 ‘평화적이다’와 ‘전통적이다’가 유의하게 도출된 점은, 대중이 스님을 불교 고유의 평화성과 전통적 수행성을 직접 구현해 내는 인격적 주체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둘째, 불교인 집단은 수행의 깊이와 이타적 보살행을 신뢰의 핵심으로 삼는다. 불교인에게 ‘이타적이다’가 부각된 것은, 내부 신도들이 불교와 스님을 보살행의 실천 주체로 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스님 신뢰도에서 ‘존경스럽다, 이타적이다(β=.205), 믿음직스럽다’만이 유의하게 나타난 것은 스님의 이타적 행동을 수행의 결정체로 여긴다는 뜻이다. 또한, ‘이해하기 쉽다’가 부적(-) 관련성을 보인 것은, 불교인들이 불교의 지나친 단순화나 세속화를 경계하고, 교리적 깊이와 수행적 무게감을 신뢰의 요소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재미있다’가 정적 요인으로 작용한 것은, 도반들과 교류하며 법(法)을 배우고 공동체적 신행 활동의 긍정적 경험이 종교적 소속감과 신뢰도를 높이는 중요한 매개임을 시사한다.
셋째, 무종교인 집단은 도덕성과 더불어 현실적 효용성, 쉬운 소통, 심리적 위안을 중시한다. 무종교인에게 ‘이해하기 쉽다’와 ‘현실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가 스님 신뢰도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들이 형이상학적 교리 설명보다 대중의 눈높이에서 삶의 문제를 쉽게 풀어주는 실용적 조언과 현실적 도움을 기대하고 있다. 또한 ‘기복적이다’가 신뢰 요인으로 작용한 것은, 이를 전통적 의미의 수행적 발원으로 이해했다기보다는 각박한 현실 속에서 종교적 위안과 보호막을 제공하는 불교의 대중적 순기능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배타적이다’가 불교 신뢰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 현상 역시, 불교가 세속에 휩쓸리지 않고 고유의 전통과 수행 정체성을 굳건히 지킬 때 오히려 종교적 진정성으로 인정받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종합하면, 불교와 스님에 대한 신뢰는 도덕성을 공통으로 하면서도 내·외부 집단 간에는 그 강조점의 차이가 보인다. 불교인은 수행적 깊이와 이타적 실천을 중시하는 반면, 무종교인은 현실 문제 해결 가능성, 이해 용이성, 심리적 위안을 중시한다. 따라서 한국불교의 전법은 도덕적 신뢰를 강화하되, 내부 불교인에게는 수행과 보살행의 심화를, 외부 무종교인에게는 현실적 효능감과 쉬운 소통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차별화될 필요가 있다.
앞서 불교 및 스님신뢰도와의 관련성이 입증된 주요 이미지 요인들이 실제 종단이 주력하고 있는 ‘선명상 프로그램’ 이용 의향으로까지 직결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교차분석(카이제곱 검정)을 실시하였다. 분석 결과(<표 5>), 다수의 신뢰 요인이 선명상 이용 의향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관련성을 맺고 있었으나, 그 세부적인 작동 양상에는 주목할만한 차이가 존재했다.
첫째, 도덕적 권위와 실용적 효능감이 참여를 견인한다. ‘존경스럽다(χ2=504.405, p<.001), 믿음직스럽다(χ2=408.833, p<.001), 청렴하다(χ2=358.742, p<.001)’와 같은 고도의 도덕성 기반 이미지와 더불어, ‘평화적이다(χ2=364.170, p<.001), 현실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χ2=362.702, p<.001), 이해하기 쉽다(χ2=287.755, p<.001)’와 같은 기능적·실용적 요인들이 선명상 이용 의향과 비교적 강한 정적 관련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재미있다, 기복적이다, 배타적이다, 이타적이다 요인 역시 유의한 정적 관련성을 나타냈다.
둘째, 감성적 친밀성만으로는 참여를 이끌어내기 어렵다. 반면, 종교적 호감도를 높이는 대표적 요인인 가까이 있다(χ2=60.973, p<.001)와 전통적이다(χ2=33.156, p<.001)는 통계적으로 유의했으나, 관련성(r)이 매우 낮거나 오히려 부적(-) 양상을 보였다. 특히 편안하다(χ2=10.645, p=.223)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도 않았다. 이는 불교에 대해 편안하고 친근한 감정을 느끼는 것이, 시간과 노력을 들여 선명상이라는 수행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하는 행동으로 직결되지는 않음을 시사한다.
결론적으로 대중이 선명상과 같은 불교의 적극적인 수행 프로그램에 참여할 의향을 갖게 하는 원동력은 막연한 친근함이나 편안함이 아니다. 대중은 불교와 스승에 대해 존경과 신뢰를 느낄 때, 그리고 프로그램이 삶의 현실 문제를 해결하고 이해하기 쉽다는 실용성이 담보될 때 비로소 움직인다. 이는 향후 종단의 전법 전략이 감성적 포교를 넘어, 명확한 효능감과 도덕적 권위를 제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함을 시사한다.
Ⅳ. 불교사상 수용 구조와 대중 유형화
앞서 규명한 불교 및 스님에 대한 신뢰 요인이 전법을 위한 외적·관계적 기반이라면, 대중이 불교의 핵심 교리와 가치관을 어떻게 인식하는지를 묻는 불교사상 수용도는 전법 메시지를 구성하는 내용적 뼈대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맞춤형 전법 전략을 구사하기 위해서는 각 집단이 지닌 불교사상의 공감도와 수용 형태를 정밀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이는 현대인들이 삶의 고난을 해석하는 방식과 내면적 욕구를 객관적으로 진단함으로써, 현실 적합성을 갖춘 전법 방안을 수립하기 위한 필수 과정이다. 이에 본 연구는 설문지 27번의 10개 문항을 통해 대중의 불교사상 수용 여부와 그 기저의 세계관을 분석한다. 앞서 연구방법에서 밝힌 바와 같이, 이하의 명명과 범주화는 전법 메시지 구성을 위해 연구자가 설정한 조작적·분석적 분류이다. 윤회, 성불, 무상, 고성제, 연기, 인과, 집성제는 불교의 전통적 세계관 및 실천 원리에 대한 수용 양상을, 기도는 가피를 바라는 대중의 실천적 신앙 형태를, 심판론과 운명론은 타력적·결정론적 세계관에 대한 태도를 측정한다.
전체 응답자(N=1,991)를 대상으로 10가지 불교사상이 대중의 마음속에 어떻게 자리 잡고 있는지 분석한 결과(<표 6>), 수용도는 세 그룹으로 나뉘는 특성을 보였다.5)
| 항목 | M | SD | 항목 | M | SD |
|---|---|---|---|---|---|
| 윤회 수용도 | —.22 | .85 | 집성제 수용도 | .18 | .92 |
| 성불 수용도 | —.11 | .88 | 기도 수용도 | .14 | .93 |
| 고성제 수용도 | —.14 | .94 | 인과 수용도 | .27 | .91 |
| 무상 수용도 | —.16 | .71 | 연기 수용도 | .21 | .91 |
| 심판론 수용도 | .07 | .89 | 운명론 수용도 | .10 | .92 |
첫째, 적극적 수용 그룹이다. 대중은 인과, 연기, 집성제 사상에 대해 전체 평균 상위권(M=0.18 이상)을 기록하며 적극적인 수용 태도를 보였다. 이는 현대 대중이 모든 결과에는 원인이 있고[인과], 만물이 상호 연결되어 있으며[연기], 고통의 원인을 내 안에서 찾는[집성제] 주체적이고 합리적인 불교사상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의미한다.
둘째, 중립 및 관습적 수용 그룹이다. 평균 0~0.14 사이의 중간 지대에는 기도, 운명론, 심판론이 위치했다. 이는 세속적인 원(願)에 의지하는 기복 신앙, 운명이나 심판에 의존하는 타력적 세계관이 대중의 심리 속에 소극적이거나 중립적인 형태로 혼재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셋째, 심리적 저항 그룹이다. 흥미롭게도 평균이 음수(-)로 나타난 하위 그룹에는 불교의 핵심 교리인 성불, 고성제, 무상, 윤회 사상이 속해 있었다. 이들은 현대인에게 직관적으로 이해되기 어렵거나, 삶을 비관적으로 인식하게 할 우려가 있어 심리적 저항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윤회(M=-0.224)는 가장 낮은 수용도를 보여, 과학 문명 속 대중에게 진입 장벽이 높은 개념임이 확인되었다.
이러한 전체적인 경향을 바탕으로, 종교 유무(불교인, 무종교인 등)에 따른 사상 수용도의 집단 간 차이를 검증하는 일원배치 분산분석(One-way ANOVA)을 실시하였다. 이는 불교인 집단과 비불교인 집단 사이에 구체적으로 어떤 교리적 장벽과 공감대가 존재하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과정이다.
종교 집단(불교, 개신교, 천주교, 무종교)에 따른 10가지 사상 수용도에 차이를 검증한 결과(<표 7>), 무상을 제외한 9개 사상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인식 차이가 확인되었다(p<.001). 집단별 평균 차이와 사후검정(Bonferroni) 결과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첫째, 무상(無常)은 10개 사상 중 유일하게 집단 간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으며(p=.229), 모든 종교 집단에서 음수(-.24~-.13)를 기록한 보편적 저수용 항목이다. 이는 현대 대중이 무상을 교리적 차원에서 거부한다기보다, 변화와 상실을 삶의 근본 조건으로 받아들이는 데 실존적·심리적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무상은 교리 전달의 문제가 아니라, 현대인이 불안과 상실을 어떻게 수용하고 전환할 것인가의 문제로 접근되어야 한다.
둘째, 인과·연기·집성제와 기도는 대중적 공감 가능성을 보인 항목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과·연기·집성제는 불교인 집단에서 가장 높은 수용도를 보였으며(A>B, C, D), 무종교인을 포함한 타 종교 집단에서도 모두 양(+)의 수용도를 기록했다. 고통과 삶을 원인과 조건의 관점에서 이해하는 이 합리적 원리들은 일반 대중을 향한 전법의 가장 강력한 매개체가 될 수 있다. 다만 기도는 고통과 불안에 대응하기 위한 실천적·신앙적 방식으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
셋째, 윤회·성불·고성제는 불교인 집단에서만 높은 수용도를 보인 반면(A>B, C, D), 무종교인을 비롯한 타 종교 집단에서는 평균값이 음수로 나타나 상대적으로 낮은 수용도를 보였다. 이는 외부자에게는 수용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역으로 내부 불교인에게는 종교적 정체성을 형성하는 중요한 사상적 기반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넷째, 심판론과 운명론에서는 타력적·결정론적 세계관에 대한 집단별 차이가 나타났다. 이 두 문항은 역코딩되었으므로, 수치가 음수(-)일수록 거부가 약하고 수용 경향이 강함을 의미한다. 분석 결과, 무종교인 집단은 운명론(+.15)과 심판론(+.21) 모두에서 양수를 기록하여 타력적·결정론적 세계관을 수용하지 않는 주체적 태도를 보였다. 반면 불교인 집단은 유일하게 운명론에서 음수(-.17)를 기록하여, 인과·연기적 세계관과 운명론적 태도가 내부에서 혼재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편, 개신교(-.28)와 천주교(-.20)는 심판론에서 수용 경향이 상대적으로 강하게 나타났다.
사후검정 결과를 요약하면, 윤회, 성불, 고성제, 집성제, 연기 등 불교의 주요 사상은 대체로 불교인 집단에서 가장 높은 수용도를 보였다. 그러나 절대적 평균값을 함께 고려할 때, 윤회, 성불, 고성제는 불교인 집단에서 특히 두드러지게 수용되는 사상인 반면, 집성제, 연기, 인과는 무종교인을 포함한 일반 대중에게도 일정한 수용 가능성을 지니는 보편적 사상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대중의 불교사상 수용은 단순히 종교 소속 여부에 따라 일률적으로 구분되지 않으며, 사상의 성격에 따라 차별적으로 분화된다. 윤회·성불처럼 종교적 정체성이 강한 교리는 내부에서 높게 수용되는 반면, 연기와 인과처럼 삶의 질서를 꿰뚫는 합리적 사상은 무종교인을 포함한 일반 대중에게도 비교적 높게 수용된다. 이러한 대중의 복합적인 사상 수용 형태는 이어지는 탐색적 요인분석을 통해 더욱 명확하게 구조화될 수 있다. 이를 통해 대중이 가장 자연스럽게 수용할 수 있는 전법의 방향성을 판단하고자 한다.
탐색적 요인분석을 실시한 결과(<표 8>), 대중이 불교사상을 인지하는 심리적 뼈대는 크게 두 가지 차원으로 범주화되었다.
첫째, 고통의 원인 이해와 실천적 대응 요인이다. 인과, 연기, 집성제, 기도가 하나의 요인으로 묶였다. 이는 대중이 삶의 문제를 원인과 조건의 관점에서 합리적으로 이해함과 동시에, 그 고통과 불안에 대응하기 위한 종교적·심리적 실천(기도)을 유기적인 구조 속에서 받아들이고 있음을 시사한다.
둘째, 전통 교리와 운명론적 세계관의 혼재 요인이다. 윤회, 성불, 고성제의 교리와 역코딩 문항인 심판론(-.483)과 운명론(-.456)이 하나의 요인으로 묶였다. 역코딩 문항에서 부(-)는 수용을 의미하기에, 대중의 심리 구조 안에서 생사·고통·깨달음과 관련된 전통적·초월적 세계관이 타력적·운명론적 사고와 혼재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주체적 깨달음을 강조하는 한국불교 종단에 전법적 차원의 중대한 시사점을 안긴다.
분석 결과를 종합하면, 10가지 불교사상은 대중적으로 확장 가능한 실천적 수용 구조와 전통 교리 및 운명론이 혼재된 초월적 수용 구조로 구분된다. 이러한 결과는 전법 메시지를 구성할 때, 인과·연기·집성제와 같은 실천적 원리는 대중적 접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반면, 윤회·성불·고성제와 같은 전통 교리는 대상의 이해 수준과 종교적 배경에 따라 단계적으로 제시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교리적 특성을 바탕으로 대중에게 다가갈 때, 실제 대중들은 불교사상에 대한 공감도를 기준으로 어떻게 세분화(유형화)될 수 있는가?
앞서 분석된 사상 수용 구조를 바탕으로 대중을 구체적인 전법 대상으로 세분화하기 위해 K-평균 군집분석을 실시하였다. 분석 결과(<표 9>), 대중의 인식 구조는 사상 수용 패턴과 심리적 지향성에 따라 세 개의 군집으로 유형화되었다. 각 군집의 인구사회학적 배경(<표 10>)과 사상적 특성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군집 1은 세속적 현실주의형(N=691)이다. 이 집단은 윤회, 성불, 인과, 연기, 집성제 등 불교사상 전반에 매우 낮은 수용도를 보였다. 역코딩된 운명론(.35)과 심판론(.30) 역시 양수(+)를 기록하여 타력적·결정론적 세계관에도 분명한 거리를 두었다. 따라서 이 군집은 종교적·형이상학적 세계관을 배제하고 현실적·세속적 판단을 중시하는 ‘세속적 현실주의형’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인구사회학적으로는 주로 50대 미만의 젊은 층, 무종교인(65.5%), 대졸 이상 및 고소득층(월 600만 원 이상, 특히, 750만 원 이상)의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둘째, 군집 2는 합리적 수용형(N=485)이다. 이들은 인과(.66), 연기(.69), 집성제(.42) 등의 현실적, 합리적인 불교 원리에는 높은 수용도를 보였으나, 윤회(-.50), 성불(-.59), 고성제(-.47) 등 전통적·형이상학적 교리에는 낮은 수용도를 보였다. 또한 역코딩된 운명론(.55)에서는 거부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는 군집 2가 불교의 형이상학적 교리는 수용하기 힘들지만, 삶의 문제를 원인과 조건의 관점에서 이해하는 인과·연기적 사유에는 개방적인 집단임을 의미한다. 인구사회학적으로는 무종교인(61.1%)이 다수 포함되어 있으며, 전문대졸 및 대졸 비중이 높고 중산층 비중이 두드러졌다.
셋째, 군집 3은 관습적 신앙형(N=511)이다. 이 군집은 성불, 인과, 연기, 고성제, 집성제 등 주요 불교 교리에 대한 수용도가 전반적으로 높고, 특히 기도(.69) 항목에서 다른 군집에 비해 가장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기에 전통적 신앙 집단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무상에 대한 수용도는 낮고, 역코딩된 운명론(-.53)과 심판론(-.30)마저 수용하는 모습을 보여, 전통 교리에 대한 친숙성이 주체적인 연기적 실천으로 온전히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군집 3은 정통적 신앙과 운명론이 혼재된 ‘관습적 신앙형’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인구 사회학적으로는 50대 이상의 고령층, 기성 종교인(불교 30.3%, 개신교 16.3%), 고졸 이하의 학력과 월 소득 450만 원 미만의 저소득층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으며, 본 조사에 응답한 전체 불교인의 과반(57.8%)이 이 군집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6) 이러한 군집 3의 특징이 한국불교의 구조적 위기를 설명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종교와 연령대 간의 교차분석을 추가로 실시하였다. 이는 뒤에서 다루기로 한다.
도출된 세 유형의 분석 결과는 향후 한국불교의 전법 방향이 두 축으로 구성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하나는 군집 3에 해당하는 기성 불교인의 신행 구조를 연기적·주체적 수행 이해로 전환하는 내부 혁신이고, 다른 하나는 군집 2와 같이 인과·연기적 사유에 개방적인 무종교인과 전법 접점을 형성하는 외부 확장이다. 특히 군집 2는 무종교인이 다수 포함되어 있으면서도 인과와 연기법을 현대적 세계관으로 수용할 수 있는 지적 토대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전법 접점으로 평가된다.
Ⅴ. 불교인 및 무종교인의 대중 유형별 전법 방안
실효성 있는 현대적 전법 방안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앞선 분석들과 함께 대중이 종교에 기대하는 역할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대중의 구체적 희망 사항과 종교적 기대 역할에 대한 교차분석 결과(<표 11>), 집단 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은 사회공동체 회복을 위한 불교 노력(p=.364)과 한국불교 발전을 위한 과제(p=.328) 영역을 살펴보면, 불교인과 무종교인을 포함한 모든 집단이 ‘심리적 위안과 치유(전체 28.1%)’ 및 ‘심리적 치유와 상담(전체 9.8%)’을 가장 높게 꼽았다. 이는 마음의 치유가 현대 대중의 보편적 요구임을 시사한다.
반면, 집단 간 유의미한 차이가 확인된 ‘종교에 대한 기대 역할(χ2=70.885, p=.001)’에서는 집단별 성향이 서로 다르게 나타났다. 불교인은 ‘고통과 슬픔, 좌절에 대한 위로(21.9%)’와 함께 ‘건강, 성공 등 세속적 가치의 실현(20.4%)’에 대한 기대가 높은 반면, 무종교인은 ‘위로(27.8%)’ 이외에 ‘사람들 사이의 대립 및 갈등 해소(20.2%)’라는 현실적·관계적 효능을 상대적으로 중시했다.
이러한 결과는 사상 수용 및 군집 특성과도 맥을 같이 한다. 전체 불교인의 과반을 차지하는 군집 3은 교리적 친숙성과 기도 신앙 및 운명론적 태도가 혼재하는 특징을 보였다. 종교별 연령대 교차분석 결과는(<표 12>) 이러한 양상을 뒷받침한다. 불교인의 60세 이상 비율은 58.8%로 개신교(32.8%), 천주교(36.8%)에 비해 높게 나타난 반면, 청년층(19~29세 2.6%, 30대 6.1%) 비율은 8.7%에 불과하여 세대 단절의 단면을 보여준다(χ2=180.386, p<.001). 결국 군집 3의 관습적 신행 구조는 기성 불교인의 고령화라는 인구 구조적 조건과도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향후 한국불교 전법은 신도 유지나 의례 참여 확대에 머물기보다, 대중의 요구와 인구적 특성을 종합하여(<표 13>) 대상별 이원화로 접근하는 것이 유효할 것으로 판단된다.
| 연령대 | 불교 | 개신교 | 천주교 | 무교 | 전체 |
|---|---|---|---|---|---|
| 19~29 | 2.6 | 13.3 | 8.0 | 18.5 | 14.3 |
| 30~39 | 6.1 | 14.2 | 12.0 | 18.2 | 15.1 |
| 40~49 | 11.1 | 16.3 | 24.0 | 18.7 | 17.3 |
| 50~59 | 21.3 | 23.4 | 19.2 | 18.6 | 19.9 |
| 60세 이상 | 58.8 | 32.8 | 36.8 | 25.9 | 33.4 |
무종교인 전법은 이들을 단일 집단으로 전제하기보다, 세속적 현실주의형(군집 1)과 합리적 수용형(군집 2)의 차이를 고려하여 단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교리 수용도가 낮은 군집 1은 일상 문제 해결형 프로그램으로 접점을 형성하고, 불교의 합리적 원리에 개방적인 군집 2는 이를 인문학적이며 현대 치유의 언어로 재구성해 제시하는 전략이 유효하다. 핵심은 무종교인의 종교적 거부감을 낮추면서도, 불교가 삶의 고통을 이해하고 전환하는 실천적 지혜임을 경험하게 하는 데 있다. 구체적인 실천 방안은 다음과 같다.
첫째, 직관적이고 현실적 효능감을 제공하는 치유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선명상 이용 의향 분석이 증명하듯, 대중은 친근함이나 편안함만으로는 수행에 직접 참여하지 않는다. 따라서 무종교인을 위한 프로그램은 명확한 치유적 효능감과 실질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우선적으로 담보해야 한다. 세속적 현실주의형에게는 삶에서 직면하는 불안, 스트레스, 관계 갈등을 완화할 수 있는 실용적 프로그램을 통해 최소한의 접점을 형성할 수 있다. 합리적 수용형에게는 고통에는 원인과 조건이 있으며 그것을 관찰하고 변화시킬 수 있다는 인과·연기적 통찰을 연결할 수 있다. 따라서 고요한 묵언, 내면 관찰, 심리 상담, 명상 등을 결합한 치유 프로그램은 무종교인의 종교적 거부감을 낮추고, 불교가 심리적 안식처이자 삶의 전환을 돕는 실천적 지혜로 기능할 수 있다.
둘째, 인과·연기·집성제의 현대적 재해석을 통해 인문학적 불교 프레임을 구축해야 한다. 인과는 “원인이 결과로 이어진다”는 보편적 사유 구조로, 집성제는 “고통에는 원인이 있으며 그 원인은 내면의 집착과 조건 속에서 형성된다”는 심리적 통찰로 설명될 수 있다. 특히 합리적 수용형에게는 불교사상을 현대적 언어와 연결하여 제시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예컨대 연기법은 생태적 상호의존성, 사회적 관계망, 시스템적 사고와 연결될 수 있으며, 집성제는 인지적 오류, 집착, 반복되는 정서 패턴을 이해하는 분석 틀로 재해석될 수 있다. 이러한 접근은 불교를 형이상학적 믿음의 체계가 아니라, 복잡한 현대 사회와 개인의 고통을 이해하는 지적·실천적 도구로 인식하게 한다.
셋째, 일상적 명상 프로그램을 심화된 수행 경험으로 연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숲 명상, 선명상, 템플스테이 등 기존 프로그램은 무종교인에게 불교와 접촉할 수 있는 중요한 통로가 된다. 그러나 앞선 분석에서 확인되었듯, 불교가 단순히 ‘편안하다’, ‘가까이 있다’, ‘전통적이다’는 인식만으로는 선명상 이용 의향을 충분히 이끌어내기 어렵다. 따라서 명상 프로그램은 자신의 내면 작용을 관찰하고 고통의 원인을 이해하며 삶의 변화를 체험하는 방향으로 설계될 필요가 있다. 즉, 인과·연기·집성제의 사상을 프로그램을 통해 확인하는 실천 과정으로 제시되어야 한다.
넷째, 현대적 언어와 불교 본연의 전통적 권위를 함께 유지해야 한다. 무종교인 전법에서 불교를 지나치게 심리 상담이나 멘탈 케어의 언어로만 환원할 경우, 오히려 불교 고유의 깊이와 진정성이 약화될 수 있다. 무종교인 집단에서 ‘배타적이다’라는 인식이 불교 신뢰도와 관련성을 보인 것은, 불교가 세속적 유행에 완전히 동화되기보다 고유한 전통성과 수행의 정체성을 유지할 때 종교적 진정성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무종교인 전법은 언어의 현대화와 전통의 보존을 함께 추구해야 한다. 불교는 쉬워져야 하지만 가벼워져서는 안 되며, 현대적이어야 하지만 고유한 수행 전통과 철학적 깊이를 상실해서는 안 된다.
결국 무종교인 대상 전법의 핵심은 불교가 얼마나 편안하게 느껴지는가보다, 불교의 가르침과 수행이 실제 삶의 고통을 이해하고 전환하는 데 얼마나 유효한가를 경험하게 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 한국불교는 도덕적 신뢰와 전통적 진정성을 바탕으로, 인과·연기·집성제에 기반한 실용적 마음공부와 현대적 치유 언어를 결합하는 전법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기성 불교인 전법의 핵심은 현재 불교 공동체를 지탱하는 신도들의 관습적 신앙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바른 가르침에 기반한 주체적 신행 구조로 혁신하는 내부 개혁에 있다.
첫째, 운명론적 이해를 인과·연기적 이해로 전환하는 교리 교육이 필요하다. 군집 3에서 확인된 문제는 단순히 신앙심의 부족이 아니라, 업과 인과, 기도와 발원, 운명과 수행의 관계가 충분히 정리되지 못한 데서 발생하는 신행의 관습화로 볼 수 있다. 따라서 기성 불교인 대상 교육은 운명론을 직접적으로 비판하는 데 그치기보다, 업은 고정된 숙명이 아니라 행위와 조건에 따라 변화 가능한 흐름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연기법은 삶을 결정론적으로 받아들이는 논리가 아니라, 원인과 조건을 바꿈으로써 삶의 방향을 전환할 수 있다는 주체적 실천의 원리로 제시되어야 한다.
둘째, 이타적 실천과 교리적 깊이를 통해 신행의 내면화를 이끌어야 한다. 불교인 집단은 불교와 스님을 신뢰할 때 존경, 믿음직함, 이타성, 평화성과 같은 요인을 중요하게 평가하였다. 이는 기성 불교인이 종교의 편의성이나 대중성보다, 불교 고유의 수행적 깊이와 대승적 실천성을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기성 불교인 대상 전법은 지나치게 가벼운 대중화보다, 불교 교리의 깊이를 유지하면서 그것이 실제 삶의 변화와 이타적 실천으로 이어지도록 돕는 방향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셋째, 심화 교리와 현대적 치유를 결합하는 방향이 필요하다. 기성 불교인 역시 고령화와 삶의 고단함 속에서 마음의 위안과 실질적 돌봄을 요구한다. 최근 불교계 현장에서도 상담과 치유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이는 치유와 위안에 대한 시대적 요구가 신행 현장에서도 표출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불교 교리, 상담, 명상, 기도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삶의 문제를 불교적으로 이해하고 치유하도록 돕는 방향으로 확장될 필요가 있다. 다만 이때 치유는 단순한 심리적 위안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고통의 원인과 조건을 관찰하고 삶의 태도를 전환하는 사성제와 연기법의 실천적 이해로 연결되어야 한다.
넷째, 기도 신앙을 정법훈습(淨法熏習)에 기반한 수행적 기도로 재구성해야 한다. 기성 불교인에게서 나타나는 기도 신앙은 고통 속에서 위안과 전환을 요청하는 마음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기도 자체가 아니라, 외부의 힘에 결과를 의탁하는 운명론적 태도로 고착될 때 발생한다. 따라서 기도는 복을 비는 행위에 머물지 않고, 자신의 마음과 행위의 조건을 바꾸는 수행적 발원으로 재해석될 필요가 있다. 이 점에서 정법훈습은 기성 불교인의 신행을 전환하는 중요한 원리로 제시될 수 있다. 정법훈습은 바른 법의 반복적 수용과 실천을 통해 마음의 습관을 변화시키는 과정이며, 기도와 수행이 바른 견해와 결합할 때 내면의 토양을 정화하고 삶의 방향을 능동적으로 전환하게 한다(문은화(여가), 2026).
결국 기성 불교인 대상 전법의 핵심은 관습적 신앙을 부정하는 데 있지 않고, 그것을 정법에 기반한 주체적 신행으로 재구성하는 데 있다. 한국불교의 미래는 무종교인과의 새로운 전법 접점을 형성하는 것만큼이나, 현재 불교 공동체를 지탱하고 있는 기성 불교인의 신행 구조를 어떻게 인과·연기적 이해, 정법훈습, 이타적 실천의 방향으로 전환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 기성 불교인 대상 전법은 바로 이러한 내부 혁신을 위한 전법 방향이라 할 수 있다.
Ⅵ. 결론 및 논의
본 연구는 탈종교화와 고령화라는 현대 한국불교의 이중적 위기 속에서, 대중의 불교 인식과 불교사상 수용 구조를 실증적으로 분석하고 현대적 전법 방향을 모색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2025년 종교 인식 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불교인과 무종교인의 불교 및 스님 신뢰 요인, 불교사상 수용 양상, 그리고 K-평균 군집분석에 따른 대중 유형을 검토하였다.
분석 결과, 불교와 스님에 대한 신뢰는 ‘믿음직스럽다’와 ‘존경스럽다’라는 도덕적 신뢰를 공통 기반으로 형성되었다. 그러나 불교인은 이타성, 평화로움, 수행적 권위 등 가치 지향적 요인을 중시한 반면, 무종교인은 청렴성, 이해 용이성, 현실 문제 해결 가능성 등 실용적 요인을 상대적으로 중시하였다. 불교사상 수용에서는 인과·연기·집성제 등 합리적·실천적 원리에 대한 수용도가 비교적 높게 나타난 반면, 무상에 대해서는 종교 집단 간 차이 없이 낮은 수용도를 보였다. 이는 현대 대중이 변화와 상실을 삶의 근본 조건으로 받아들이는 데 심리적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군집분석 결과, 대중은 세속적 현실주의형, 합리적 수용형, 관습적 신앙형으로 유형화되었다. 무종교인은 세속적 현실주의형과 합리적 수용형에 상대적으로 많이 분포하였으며, 이 가운데 합리적 수용형은 인과·연기·집성제에 대한 수용도가 높아 한국불교가 무종교인과 전법 접점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집단으로 평가된다. 특히, 이 집단과의 접점 형성은 한국불교가 관습적 종교 이미지에 머물지 않고, 현대인의 삶을 성찰하고 전환하는 실천적 마음공부로 재인식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반면 전체 불교인의 과반이 포함된 관습적 신앙형은 전통 교리에 대한 친숙성을 보이면서도 기도 신앙과 운명론적 태도가 함께 나타났고, 고령층 비중도 높게 나타나, 신행의 관습화와 인구 구조적 취약성이 함께 확인되었다. 이는 기성 불교인 집단 내부에 고령화와 신행의 관습화라는 구조적 과제가 존재함을 보여준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본 연구는 대상별 이원화 전법 방향을 제안하였다. 무종교인 대상 전법은 형이상학적 교리 주입보다 인과·연기·집성제에 기반한 실용적 마음공부와 현대적 치유 언어를 중심으로 구성될 필요가 있다. 특히 세속적 현실주의형에게는 스트레스 관리, 관계 갈등 해소, 명상 등 생활 문제 해결형 접점을 마련하고, 합리적 수용형에게는 불교의 인과·연기적 사유를 현대적 마음공부로 재구성하여 제시할 필요가 있다. 반면 기성 불교인 대상 전법은 전통 교리에 대한 친숙성을 연기적·주체적 실천 이해로 전환하는 데 초점을 두어야 한다. 관습적 신앙형에서 확인된 기도 신앙과 운명론적 태도의 혼재는 기복을 단순히 배척할 문제가 아니라, 인과·연기적 이해와 수행적 발원으로 재구성해야 할 교육적 과제임을 보여준다.
특히 관습적 신앙형의 반복을 경계하기 위해서는 재가교육의 보완을 넘어, 승가교육을 중심으로 한 종단 교육 체계의 혁신이 선행되어야 한다. 승가교육은 교학 지식이나 의례 전승에 머물지 않고, 업·기도·발원·연기·수행을 일관된 수행론적 체계 속에서 해석하고 현대인의 삶의 문제와 연결하여 지도할 수 있는 전법 역량을 길러내는 방향으로 개편될 필요가 있다. 이와 더불어 단기적으로는 세대의 인지적 특성과 생활 양식에 부합하는 마음공부, 명상, 디지털 기반 마음돌봄 콘텐츠 등 세대별·계층별 전법 전략이 병행되어야 한다.
본 연구는 실증적 양적 자료를 바탕으로 현대 대중의 불교 인식과 불교사상 수용 구조를 분석하고, 무종교인과 기성 불교인을 아우르는 전법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닌다. 다만 구조화된 설문조사에 기반하였기 때문에 각 집단의 심층적 동기와 신행 경험을 충분히 설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또한 본 연구에서 제시한 전법 방향은 거시적 원칙에 머물러 있으므로, 향후 연구에서는 각 군집 유형에 대한 심층 면접, 세대별 불교 인식 연구, 전법 프로그램의 실제 적용과 효과성 검증이 후속 과제로 요청된다.
아울러 본 연구는 2025년 종교 인식 조사에 기반한 횡단면 연구이므로, 최근 청소년·청년층을 중심으로 나타나는 불교문화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충분히 포착하는 데 한계가 있다. 불교박람회, 연등회, 대학 불교동아리 등에서 확인되는 젊은 세대의 긍정적 반응은 본 조사자료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흐름이 일시적인 문화적 소비인지, 아니면 종교관과 불교 인식의 새로운 전환을 의미하는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지속적 조사와 시계열 분석이 필요하다. 향후 연구에서는 청소년·청년층의 불교문화 경험, 명상 및 마음공부 수용 양상, 종교적 소속감과 비제도적 영성의 관계를 별도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